작가의 전작인 <개의힘>은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을 다룬 이야기인데

지금까지 내가 읽은 장르 소설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할만큼 재밌는 소설이다.

(물론 나르코스가 대흥행한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는 모르겠다만...)

그리고 이번 작품은 경찰소설이다. 

미국영화에서 많이 봤음직한 

마초적이고, 드세고, 자존심세고, 거칠고, 의리와 가족을 중시하며, 부패하고 타락했지만 나름의 기준과 선을 지킨다고 여기는

그래서 사소한 비리와 유착은 눈감을 수 있지만 거대 악은 용서할 수 없는

그런 꼴마초 악질경찰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꼴마초가 어떻게 자신이 가장 혐오하던 배신자 쥐새끼가 되어버리는지를

꼴마초의 내면을 중심으로 하드보일드하게 풀어가는 소설이다. 

예전에는 이런 식의 소설/영화들이 많이 나왔던거 같은데

요즘에는 별로 본 기억이 없다. 그나마 맨날 그런 역할로만 소비되는

제라드 버틀러가 나왔던 "크리미널 스쿼드"란 영화가 이 영화란 비슷한 정서다. 

아무튼 뭔가 좀 구시대적 유물같은 꼴마초정서에 반감이 없다면,

꽤 디테일한 설정과 묘사로 인해 충분한 몰입감과 재미를 주는 그런 소설이긴 하다.  

뭐 그런거자나

법률과 규정이 있다고 정의가 세워지는 건 아니자나 

법률과 규정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경찰은 언제나 선과악, 합법과불법의 영역을 아슬아슬 줄타면서 살 수 밖에 없는거고

그래야 그나마 그 법률과 규정이 겨우 돌아가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는거고

그러고보면 불법이라는 건 법집행기관과 사법기관이 그것을 문제로 삼기로 했다고 결정을 해야

비로소 불법이 되는 것일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불법이 아닌 모든 것이 합법이냐는 당연히 아닌 것이고

그렇게 세상은 온통 회색빛인거고

뭐 그런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