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아카사카의 특급 호텔 전망대를 오르는 엘리베이터에서 남루한 흑인 청년이 칼에 찔려 숨진다.

어디선가 칼에 찔린 상태로 호텔 전망대에 올라가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탄거였다.

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 또 다른 살인과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한다.

경시청 형사가 이 사건들을 추적해서 진범을 밝히는 스토리가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나는 우울하고 어두운 내용의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살인사건이 경쾌할 수 없는건 당연하지만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들도 어두운 인간들이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경시청 형사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도망갔고 아버지도 일찍 세상을 뜬다.

아버지가 세상을 뜬 사유도 병사 같은게 아니라 미군 병사들에게 맞아죽는거다.

경시청 형사는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서, 나쁜 넘들을 추적하기 위해서 형사가 된다.

미국에서도 죽은 흑인 청년을 조사하는 형사가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어두운 과거가 있다.

살인사건 자체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한마디로 내 취향에는 맞지 않는다.

그리고 추리 자체가 너무 거칠다.   치밀한 증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구성되는 추리가 아니다.

무슨 형사의 직감같은거로 때려맞추는데 이렇게 엉성해도 되는건가 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귀절이 몇 개 있었는데 하나는 밀집모자란 시고 또 하나는 경시청 형사의 말이다.

사이조 야소란 시인의 밀집모자란 시는 길어서 이 글에 인용은 하지 않겠다.

경시청 형사의 말을 요점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에게 가족이나 친구는 편대 비행과 같다.

자기 비행기에 고장이 나거나 조종사에게 문제가 생겨도 다른 편대기는 도와줄 수 없다.

기껏해야 힘내라는 말 정도 해줄 수 있을 뿐이다.   결국 각자 비행기는 조종사 혼자서 책임질 수 밖에 없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1976년 무렵 일본 사회상을 보여주는 사회파로서의 역할에는 충실하다.

이 작품을 명작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해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