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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야요이 사요코

ㅇㅇ(211.109) 2022.10.09 22:01:34
조회 213 추천 6 댓글 0
														

  리뷰 새로 쓰기 귀찮아서 내 블로그에 올린거 그냥 긁어왔음. 감안하고 봐주셈.


책을 사는 기준이 여러 가지 있지만, 나는 줄거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주로 신경쓰는 것은 작가의 이름, 작품의 이름, 표지의 디자인 정도로 이 작품은 특히 제목과 표지의 화풍에 이끌려 구입한 작품이다.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은 탐정 사무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주인공 '와카바야시 유키'가 이모부가 죽은 사건에 유키의 사촌동생이자 피해자의 양자인 '다치하라 시후미'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달라는 이모의 부탁을 받으며 시작된다.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이 시후미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작품의 아주 초반에 쓰여있는 대로 시후미는 양자이며, 그리 좋은 취급을 받지 못했다. 아니, 아주 밑바닥에 닿아있다고 할 수 있을 법한 취급을 받은 인물이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주 확고하고 시린 자신만의 벽을 세운 상태인 시후미는 잠시 과외선생을 맡았던 유키에게도, 자신의 양부모에게도, 학교 동급생들에게도 자신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

유키는 시후미에 대한 의혹을 버리지 않는 동시에 아무도 알지 못하는 시후미에 대한 호기심으로 조사를 이어나간다. 아무도 그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키는 사건의 실마리와 함께 시후미와 그 주변 관계들의 심연에 도달하려고 한다. 영화로 이야기하자면 <시민 케인>과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시작해 그것을 조사하며 점점 범위를 넓혀가 결국에는 한 명의 세계에 도달하려고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미스터리를 몇 년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사회파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대강 어떤 부류의 작품들인지는 이해할 수 있어도 그것을 정의하지 못해 사회파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자제한다. 내가 말하는 것이 사회파가 아닐까 봐. 또한 어떤 작품들은 사회파라는 것을, 정확히는 사회파 같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스포일러가 될까 그것 때문에 사회파적인 느낌이 난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자제하게 된다.

하지만 주로 내가 느끼는 사회파에는 이런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탐구심. 모르는 인간을 쌓아올리려는 시도와 타인의 심연을 바라보려는 노력.

솔직히 이런 흐름을 가진 작품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미스터리만의 문법인 것도 아니고, 소설만의 문법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미스터리로써 이 문법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조사하며 찾아가고, 파헤져지는 사건들을 통해 인물상을 쌓아올리고 점점 접근해간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좋았다.

이 작품이 미스터리로써 아주 확고한 위치에 도달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적인 분위기와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고, 또 작가가 글을 잘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작품 읽어보고 재단하기에는 아무래도 온전하지 못할 것이고 번역서라 한 번 필터링 되었을테니 확언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글이 잘 넘어가고 묘사가 괜찮았다. 미스터리가 아니라 다른 장르의 글을 써도 잘 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작가였다. 특히 이게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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