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 유스케[푸른 불꽃] 리뷰 - 추리소설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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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리뷰/정보] 기시 유스케[푸른 불꽃] 리뷰앱에서 작성

1년에300권이상

2022.12.02 07:39:48

조회 641 추천 9 댓글 12

{조용한 분노가 차곡차곡 마음에 쌓여간다. 그것은 지금까지 자신을 휘감았던 붉은 불꽃과는 종류가 다르다. 그의 뇌리에서 빛나는 것은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불꽃이었다. 가장 깊은 사색을 나타내는 푸른색. 그러나 그 차가운 빛과 반대로 푸른 불꽃은 붉은 불꽃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자신을 태운다.}

너무나 유명해서 오히려 읽지 않게 되는 작품이 있는데 딱 그런 작품이었고, 작가의 [유리망치]를 읽고 큰 감흥이 없어 어느 순간 찾지 않게 되다가 인제야 펼쳐본 작품.

몰입감이 대단하다. 분량대비 읽는 속도가 손에 꼽을 정도로 빨랐다. 주인공에게 이 정도로 감정이입이 잘 되는 작품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

작품의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일반적인 추리나 미스터리에서 봤던 모습과는 다르게 이 작품의 가치는 범죄심리에 있다는 감상으로 바뀌었다.

(물론 그 외 트릭 등도 나쁘지 않았다.)

보통의 작품에서는 마무리되어야 하는 시점부터 진정한 국면에 들어서는 느낌으로 일본판 '죄와 벌'이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세심하다, 멋지다는 심리묘사에 관한 수식어로는 부족하고 그보다 한 두 단계쯤 높은 수준의 심리묘사였다고 본다.

범죄를 일으킨 자의 죄의식과 심리상태, 무엇보다 작품 내 보이는 인간의 집념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인상적이다.

정상인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한구석이 일그러져있는 모습,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이라는 불안정함 등. 부여된 주인공의 설정이 독자가 느낄 수 있는 감흥에 굉장한 시너지를 더한다.

수작이라는 것에는 의심이 없었고, 마지막 챕터의 한 방은 플러스알파가 되어 기시 유스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절절함과 씁쓸함의 여운이 길고 오래 남았다. 책을 덮고 주인공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독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1999년 작으로 거의 25년이 된 작품이 아직도 이런 감흥을 준다는 것이 놀랍다.

아직 8월 중순(실제 읽은 시기)이지만, 22년에 읽은 작품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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