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리문제]

나는 부모를 여의고 여동생을 혼자 먹여살린 소녀가장이었다. 얼마 뒤 나는 사귀던 남자와 결혼을 하고 열심히 생업에 종사했다.

그러다가 남편의 해외면허취득을 위해 나와 그이는 미국에서 2년을 함께 보냈다. 21년 2월에 미국으로 떠나고 23년 6월에 온 셈이다

그 사이 국제전화로 연락이 왔다. 출산을 했다는 것이었다. 여동생이 아이가 너무 우량아라 힘들다는 말을 했다. 그때가 22년 6월경이었다.

나는 남편의 면허 취득이 조금 걸리니 귀국하면 바로 찾아가겠다고 했다. 귀국 후에 아이를 보니 참 귀엽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이었다. 그때 느꼈던 기시감을 잊을 수 없다. 익숙했지만 낯설었다.

시간이 흐르고 여동생이 조촐하고 작은 돌잔치를 열었다. 걸음마를 눙숙하게 뗀 아기가 참 앙증맞았다.
또 여러 단어들을 말하는 아기를 보고 가족들은 영재라고 좋아했다.

근데 여동생 아들내미의 얼굴에서 그이의 얼굴이 보였다. 매부리코, 찢어진 눈.... 여동생은 남편과 이혼한지 오래였던 상황이었고, 주변 남자도 없었기에 더욱 의심스러웠다. 불안감이 엄습한 나는 남편의 머리카락과 여동생의 자식의 콧물과 머리카락을 몰래 구하여 유전자 검사를 비밀리에 시행했다. 결과는 99.9999% 일치.

나는 당장 남편과 여동생을 불러 삼자대면 시켰다. 둘은 극구부인하며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자신은 해외에서 나와 같이 있었는데 절대 처제와 만날 수 없다며.......

남편의 여권과 여동생의 여권에서도 출입국 기록은 없었다. 또 나는 남편과 같이 있었기에 해외에서 여동생과 만날 시간 자체가 아예 없다는걸 알고 있었다

21년 2월에 출국해서 23년 6월에 왔다. 장장 28개월동안 해외에 있었다. 동생의 출산은 22년 6월.

21년 2월에 남편이 바람을 펴서 임신했다고 해도 16개월은 버틸 수 없다. 게다가 내 동생은 이미 제왕절개와 유산 경험으로 자궁과 복부가 많이 약한 상황이기에 더더욱 말이 안됐다. 또 아이의 주민등록본을 보니 실제로 22년 6월 출생이었다.

내 동생은 자식이 갖고싶어 불법정자은행에서 수정관 임신을 한거라고 주장하고, 남편도 대학시절 정자기증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말도 안되는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둘은 정말 바람을 피지 않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