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린이가 골랐던 일곱 권 중 첫번째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재밌게 읽었다

트릭은 발견된 시체에 교살의 흔적은 있는데 손목의 내출혈이 없고 하필 제방에서 발견되어 눈치채기 쉬운 편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다 알고 있는 독자 입장일뿐, 그 짧은 시간만에 굉장히 치밀하게 짜냈다;

무엇보다 뜬금없이 튀어나온 변수로 흐트러지지 않고 암시를 통해 재차 확신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감정선이 상당히 맛있었는데,

이시가미가 자신이 원하는 삶의 궤적을 그릴 수 없자 마침표를 찍으려다 우연한 계기로 돌이켰더니, 다시 그 계기로 인해 울부짖는게 크...

이시가미가 메인 디쉬라면 유가와의 열등감에 대한 망상은 훌륭한 후식이었다

여러 방면으로 익혔지만 유독 포기한 수학에 집착하고, 옛 친구를 만나러가서 시험을 한다거나, 이시가미는 대등하다는데 본인은 이시가미가 천재라고 치켜세워주는 등의 모습들,

처음에 이시가미가 왜 교수가 되지 못했냐-라는 질문에 모른다가 아닌 대학이란 사회의 특성 때문이라며 얼버무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과가 전혀 관련없는 동기와도 친구 관계인데 이시가미와 대학에서 관계가 점차 소원해진 건,

당시 함께해봤자 열등감을 재확인할 뿐이었기 때문 아닐까?

게다가 자신은 교수가 되지 못했는데 이시가미는 교수만 되지 못했을 뿐, 여전히 뛰어난데다 지독하게 헌신적인 사랑까지 하고 있다?

…

이것이 용의자 X의 헌신이 물거품이 된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시가미가 리만 가설의 반증 오류를 찾지 못했다면 그 결과는 달랐을지도

다음은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오겠습니다

+추신) 처음에 제목의 '헌신'이 용의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생각되어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가 했더니 매우 적절한 제목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