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한 짐승을 란포의 작품중에서 좋아하는게 추리와 괴기를 둘다 잘 잡았다고 생각하거든

특히 결말이 가장 좋은게 주인공이 추리 끝에 용의자 A에게 자기가 추리한 진상을 말하며 밀어붙이고

그걸 들은 용의자A는 말 없이 자살하는데 나중에 주인공이 자기 추리를 복기해보니

자기가 허구의 인물이고 A의 트릭이라고 생각했던 용의자 B가 어쩌면 정말로 존재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름

그런데 이것도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B가 있으며 진범이라고 단언할 수도 B가 없으며 A가 진범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름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이 무고한 희생자를 몰아붙여 자살하게 만든 가해자인지

아니면 진범을 밀어붙여 진실을 밝혀낸 사람이 맞는지 스스로 어떤 포지션에 위치해있는지 알 수 없어

심적으로 극심한 불안과 혼란속에서 고통받으며 여생을 지낼거라는 독백으로 끝남

이런 식으로 최후에 이르면 하나의 진실이 남는게 아니라 두가지 이론이 남는데 그 두가지 나름의 논리적 추론에 따라 사실일 수도 있는데

정작 어떤 이론적으로만 맞고 실제로 틀린건지 확인할 수 없어 절망에 이르는 그런 결말 맞이하는 추리 소설 더 없음?

안티 미스터리라고 해야되나 이걸 뭐라고 말해야될지 모르겠는데 이런 종류 추리 소설은 잘 없더라

개인적으로 음울한 짐승을 엄청 좋아해서 그런 류 작품 있으면 더 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