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직접 써라 - 추리소설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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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6-10-12

[리뷰/정보] 니가 직접 써라앱에서 작성

USER01

2023.02.03 07:45:44

조회 572 추천 10 댓글 2

니가 직접 써라(Plot your self)

평점: 90점

렉스 스타우트의 장편 소설. 네로 울프 시리즈다. 요즘 이 시리즈에 푹 빠졌다. 황금기 소설치곤 추리가 약하지만 글이 워낙 재밌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라 계속 읽게 된다. 이번엔 울프가 표절 조사 의뢰를 받았다가 연쇄 살인에 휘말린다.

네로 울프는 직관력이 매우 강한 탐정이다. 작중에선 악마의 계시를 받아 범인을 지목하는 탐정이란 평가도 받는다. 그래서 범행 방법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얼렁뚱땅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데뷔작 “독사”와 이 작품에서 특히 그런 모습이 강하게 나타난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두 사건이 연관됐다고 단정 짓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예술적인 감각으로 알게 됐다는 다소 황당한 근거를 댄다.

하지만 이 예술적 감각이론은 기묘한 설득력을 가진다. 머리론 황당하다 생각해도 거슬리지 않는다. ‘그래 네로 울프라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넘어가게 된다. 작품 전반에 걸쳐 네로 울프의 천재성 떡밥을 유머러스하게 깔아두기 때문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 같은 추리적 완성도는 없다. 트릭이랄게 없다. 범인의 정체는 연역 추리가 아니라 울프의 함정으로 밝혀진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굉장히 재밌다. 글 맛이 좋다. 유머 감각이 좋아서 계속 웃으면서 읽었다. ‘울프는 머리를 들었다. 이런 사소한 일까지 언급하는 이유는 울프의 머리란게 얼마나 거대한지 그걸 드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같은 문장들이 웃겼다. 심지어 주연 캐릭터들이 다 매력있다. 미국에서 이 시리즈가 아직도 사랑 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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