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스포) 「흑묘관의 살인」감상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15 18:33:03
조회 272 추천 6 댓글 2
														
							
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만두이미지

a04021ad292ab2728e332b4d295dc6e9cf0adc064bad06dafbe7702bff6d85d8c8af

■ 줄거리
추리작가 시시야 가도미에게 기억을 잃은 한 노인의 의뢰가 들어왔다. 유일한 단서는 그가 직접 썼다고 추정되는 '수기'. 수기에는 '흑묘관'에서 그가 경험한 기괴한 사건의 전말이 적혀 있었다. 그 기괴한 사건이란 검은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건물인 흑묘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 시시야 가도미는 담당 편집자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일련의 '관'을 설계한 불가사의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연관되어 있음을 안다. 이제 무대는 도쿄에서 북단의 삿포로, 아칸으로…. 조사 끝에 밝혀진, 세상이 뒤흔들릴 만한 진실은 무엇일까?


■ 감상
대립쌍을 이루는 거울상 소설.

아야츠지 유키토는 '관 시리즈' 작품마다 색다른 구성과 그에 걸맞은 트릭을 보여주는 작가지만, 한편으로는 서사 및 이에 결합된 소재 선정에 있어서도 언제나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물론 초기작에서는 트릭에 비해 서사 및 소재 활용이 조금은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작가의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과 진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관'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의 발전된 활용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별 이유도 없이 작위적으로만 설정된 '십각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요소로서만 이용된 '수차관'과 '인형관', 관련된 신화적 비유는 좋았지만 정작 구조 자체의 활용은 아쉬웠던 '미로관', 부족하지만 조금씩 단점을 메꿔나가더니, '시계관'을 통해 서사와 트릭의 핵심을 동시에 꿰뚫는 유기적인 활용도를 보여주며 그 필력을 폭발시켰다.

본작 「흑묘관의 살인」 역시 '관'과 결합된 소재의 활용이 탁월한 작품이다. 소설 제목으로 설정된 '흑묘', 즉 '검은 고양이'라는 소재를 시작으로 그 활용을 넓혀나가며 서사, 트릭, 인물의 성격 등 작품을 관통하는 모든 요소로 연결되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더욱이 소재의 선정이 좋았던 이유는, 작품이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관'이 일으키는 비극의 본질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관 시리즈' 속 인물들을 보면 스스로가 창조한 허상적인 세계 혹은 내면에 빠져 사는 인물이 많은데, 이러한 갇힌 세계로부터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악몽'과, 실제를 살아가는 '현실'의 구분이 혼미해지고, 그 경계 사이에서 미쳐버린 여러 인간 군상이 피로하는 운명의 장난이야말로 주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본작은 그러한 시리즈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마치 거울 속 서로 닮아 있지만 대척점에 서 있는 두 개의 상. '악몽'과 '현실'이 그러하며, '동화 같은 꿈 속의 세계'와 '꿈이 무너진 현재의 세계'가 또 그러하며, '흑묘관'과 '무언가'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그 수많은 단어로 형용될 수 있는 상반된 두 세계가 하나로 포개졌을 때 나타나는 진실의 경이로움. 소재와 주제 의식이 하나의 반전으로 모아지는 지점의 하모니가 훌륭하였다.

소재도 소재지만, 작품 하면 역시 트릭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시리즈 내 「시계관의 살인」 다음가는 경이로움을 느낀 작품이다. 다수의 연쇄 살인이 난무하는 시리즈 특징과 다르게 사건 규모 자체가 소소한 것은 아쉬웠지만, 사건을 넘어선 거대한 진상이 밝혀지는 순간의 쾌감은 맥시멈인 작품. 놀라움의 '크기'도 크기지만, 반전의 '크기' 자체도 웅장하다. 작품 줄거리 소개란의 표현처럼 '세상이 뒤흔들릴 만한 진실'이라는 문구가 과장이 아닐 정도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수차관의 살인」과 「미로관의 살인」의 구성을 혼합하여 과거와 현재를 교차 진행하는 액자식 서술 방식을 취하였는데, 기억을 잃은 인물이 남긴 '수기'를 통해 과거를 추적하는 구성 역시 정교하였다. 흥미로웠던 건, '수기'를 통해 진실을 밝혀 나가는 탐정 시시야 가도미의 추리 과정 장면. 마치 '수기'라는 문제가 있고, 문제 속 오답의 과정을 찬찬히 풀이해 주는 일타 강사의 느낌이 나서 너무 웃겼다. '이건 이래서 그렇고, 저건 저래서 그렇고.' 형식의 과도하게 떠드는 친절한 설명 덕분에 사건의 진상도 명확히 알 수 있었고. 아무래도 이 작가는 오로지 추리소설적 재미를 위한 텍스트적 구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 한줄평
거울 속 세계의 끝에서, 이상한 트릭의 끝을 외치다.


■ 평점
■■■■■■■□□□ 7/10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6

고정닉 2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22528 일반 요즘 약간 매너리즘 왔나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8 113 0
22527 일반 레이먼드 챈들러 읽는 순서좀 [4] ㅇㅇ(59.0) 23.02.28 173 1
22526 일반 스포)도서관에서 암흑관의 살인 빌렸는 데 누가 스포 적어놓음 [1] ㅇㅇ(223.62) 23.02.28 192 0
22523 일반 추리소설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 [9] ㅇㅇ(117.111) 23.02.28 465 4
22522 일반 여기서 호평만발이라 샀는데 실망한 책 스완 [4] ㅇㅇ(211.42) 23.02.28 400 2
22521 일반 인터넷 서점 무료배송 가격 원래 이랫음? [4] 십각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8 151 0
22520 일반 영매탐정 조즈카 영매 왜이렇게 귀엽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8 175 2
22516 일반 좋아하는 작가를 찾는게 중요한 것 같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8 573 6
22515 일반 (스포)에도가와 란포 <거미남> 감상 [3] ㅇㅇ(58.238) 23.02.28 129 1
22514 일반 소신) 방주 >>>> 그아없 애크로이드 [3] ㅇㅇ(117.111) 23.02.28 385 0
22512 리뷰/ 읽었던 거 간단하게 리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7 171 4
22511 일반 방주 호들갑 떨만한 소설은 아닌가보네 [4] ㅇㅇ(117.111) 23.02.27 465 0
22510 리뷰/ 테스카틀리포카 - 사토 기와무 [3] 중립종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7 788 7
22508 일반 아예 라노벨급의추리물은업슴? [7] ㅇㅇ(121.185) 23.02.27 372 0
22506 리뷰/ 방주 간단 리뷰 [1] ㅇㅇ(121.183) 23.02.27 722 6
22505 일반 영매탐정 저거 원작이 따로 있었구나 ㅇㅇ(183.102) 23.02.27 149 0
22502 일반 방주정도 소설 내면 얼마정도 벌까? [12] ㅇㅇ(222.121) 23.02.27 516 0
22501 리뷰/ 스포) 귀족탐정 [1] ㅇㅇ(59.24) 23.02.27 98 0
22499 일반 방주 읽고싶지만 돈이 귀중한 급학식들이 무료로 읽는법 [3] ㅇㅇ(211.36) 23.02.27 433 4
22498 리뷰/ 셜로키언의 위엄.(Feat. 나무위키.) [7] %%(210.222) 23.02.27 232 2
22495 일반 소신발언)방주는 매우 구리다 [4] ㅇㅇ(118.235) 23.02.27 713 7
22494 리뷰/ 미스터리 작가의 삶과 문학 탐구 시리즈 중간 결산. [4] %%(210.222) 23.02.27 210 9
22493 일반 휴가왔음 [4] ㅇㅇ(116.68) 23.02.27 164 2
22492 리뷰/ 스포) 닥터 데스는 너무 메시지만 있는 거 같아 [1] ㅇㅇ(49.143) 23.02.27 69 0
22490 일반 번역) 영매탐정 조즈카 코믹스 6화 [2] 메르카토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651 10
22489 일반 방주 이북 살랫는데 아직없네.. [1] ㅇㅇ(14.138) 23.02.26 149 0
22488 일반 스포)나 미로관 스포당함? [6] ㅇㅇ(112.147) 23.02.26 214 0
22487 일반 갤에서 본 팁으로 방주 구매했다 [2] 뱃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310 0
22486 리뷰/ (스포) 28,915+n번째 살인의 효과 (非문학 시리즈) [1] 탐정B문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80 2
22485 리뷰/ 아래 기사 번역본? %%(210.222) 23.02.26 95 0
22484 리뷰/ 미스터리 마니아라면 관심이 있을 기사. [4] %%(210.222) 23.02.26 326 2
22483 일반 원서 찾아보려고 서점 왔는데 이거 뭐냐? [7] 견습추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373 0
22482 리뷰/ 노스포 희망의끈 후기 [3] ㅇㅅㅇ(175.118) 23.02.26 394 5
22481 일반 내가 배틀로얄 안읽고 묵혀두고있는데 크림슨의미궁보다 재밌음? [1] ㅇㅇ(182.216) 23.02.26 175 0
22480 일반 몰입감 미쳤다 하는 소설 추천좀 [2] ㅇㅇ(182.216) 23.02.26 358 0
22478 일반 완장 여러분은 이 글 확인하는대로 신문고 글에 알림 댓글 부탁드립니다 [2] 까악내가까마귀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172 0
22476 일반 장르별 읽은 권수 집계해봤는데 역시 추소가 제일 많다...흐흐흣 [16] 국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240 0
22475 리뷰/ (스포)스완 다 봄 [4] 음냐냐(175.223) 23.02.26 186 0
22474 일반 스포일러 당해도 재밌는 추소가 [5] 페이드아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360 0
22473 리뷰/ 시리즈 업데이트 됬습니다. %%(210.222) 23.02.26 79 4
22472 리뷰/ 로스 맥도널드의 삶과 문학. [5] %%(210.222) 23.02.26 158 3
22471 일반 교보문고에 방주 사러 왔는데 [3] ㅇㅇ(116.120) 23.02.26 290 0
22469 일반 솔로몬의 위증 재밋슴?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6 205 0
22467 리뷰/ 미스터리 작가의 삶과 문학 탐구 연재 업데이트. %%(210.222) 23.02.26 51 2
22466 리뷰/ 대실 해밋의 삶과 문학. [7] %%(210.222) 23.02.26 270 9
22465 일반 추갤 어그로 뭔가 심해지긴 함 [3] ㅇㅇ(106.101) 23.02.26 233 2
22464 일반 스포) 링컨차 타는 변호사, 드라마는 재미없네 [2] ㅇㅇ(218.146) 23.02.26 130 0
22463 일반 아래 방주 글에 댓글로 어떤 놈이 스포해놓음 [3] harpoom(58.123) 23.02.26 258 0
22461 일반 추리갤러로서 어제 그알 추리해봣따 ㅇㅇ [3] ㅇㅇ(220.127) 23.02.26 257 3
22457 리뷰/ (노스포) 방주 _ 이건 추리이지 소설이 아님 [5] harpoom(223.62) 23.02.26 564 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