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인 다현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던 고등학교 교사 준후는 

어느날 밤 자신을 찾아왔던 다현이 칼에 찔리고 목이 매달린 모습을 교실에서 발견한다. 

시체가 그 자리에서 발견되면 불륜 사실이 밝혀짐은 물론 자신이 범인으로 몰릴 것이라 생각한 준후는 

다현의 시체를 호수에 던져버리지만,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의외의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유괴의 날>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한국 추리소설 중에선 꽤 인상적인 모습을 봤었기 때문에 작가의 대표작도 읽어보게 되었다. 

전무후무한 반전이라는 홍보문구 치고는 결정적인 반전도 사건의 트릭도 

이미 추리소설 장르 내에서는 그닥 신선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었지만, 

그런 요소들을 한국 추리소설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론 반전 자체는 작품 전개에 있어 큰 의미 없는, 반전을 위한 반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반전으로 홍보를 안했더라면 추리소설 팬들에게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반전도 트릭도 아닌, 밀도 높은 구성과 스릴감 넘치는 몰입감이었다. 

번역체도 아니고, 한국 이름과 한국 정서를 가진 등장인물들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가독성이 좋은데, 

스릴러 소설로서도 정신없이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추리소설로서 비슷한 요소들을 활용한 다른 작품들과 견주어 더 낫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한국 추리소설로 이정도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게 반가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