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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칼럼) 후기 퀸 문제

ㅇㅇ(211.194) 2019.10.24 19:20:21
조회 2669 추천 11 댓글 14
														

1990년대부터 미스터리 영역에서 제기된 화제로 '후기 퀸 문제'라는 것이 있다.


엘러리 퀸의 후기 작품에서 범인이 명탐정(=엘러리 퀸)의 개입을 미리 전제로 해 범행 계획을 세우고 추리 소재가 되는 단서를 훌려놓아, 명탐정의 추리를 다른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스토리가 나타났다. 퀸의 전기 작품을 포함하는 고전적 본격 미스터리에서는 탐정이 모은 정보에는 절대적인 신뢰성이 있으며 이런 정보를 증거와 단서로 삼아 이끌어낸 탐정의 추리 역시 확실한 것으로 여겼다.


퀸의 후기 작품에서는 그 점이 흔들리게 되면서 미스터리 작품 속에서 탐정이 손에 넣은 정보가 진실인지, 동시에 그/그녀가 추리로 이끌어낸 해결이 진정한 해결인지를 작품 속에서는 증명할 길이 없다는, 이전에도 막연하게 인식되었던 문제가 확실히 드러난 것이다.


'어떤 이론체계에 모순이 없다고 해도, 그 이론체계는 자신 스스로 모순이 없다는 것을, 그 논리체계 속에서 증명할 수 없다'는 쿠르트 괴델 제2 불완전성 정리의 미스터리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문제는(괴뎰 문제라고도 불린다), 잡지「현대사1995년 2월호에 미스터리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가 게재한 '초기 퀸론'을 통해 제시되었다.


이후 '후기 퀸 문제'는 본격 미스터리 작품을 새로이 쓰는 데 있어 문제로 강하게 인식되어, 탐정 자신이 모르는 증거에 의해 추리가 무너진다는 히카와 토오루 <최후에서 두 번째 진실> 같이 졍면으로 그 문제를 파고드는 작품도 나타났다.


그리고 세이료 인류수이의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 쯔쿠묘 주쿠는 '신통이기(神通里氣)'로 진상을 간파하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을 통해, 작품 바깥쪽(메타레벨)에서 그 추리가 진실이라고 보증함으로써 후기 퀸 문제를 피헀다.


또 후기 퀸 문제 그 자체가 탐정이 이론상 잘못이 없더라도 틀릴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작품 속에서 탐정이 신인 것처럼 행동하여 범인을 포함한 등장인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시비를 불러일으켜, '탐정 역할'이라는 캐릭터의 존재 의의와 관계된 논리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흥미가 있는 사람은 가사이 기요시 <탐정소설론II-허공의 나선>같은 연구서를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출처: <미스터리 사전: 게임 시나리오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110가지 추리 규칙·트릭·이론> - p.172



후기 퀸 문제에 관한 칼럼의 원문 번역본을 읽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번역본은 찾을 수 없었지만 제가 가진 추리 해설서 중에 이 주제를 다룬 칼럼이 한 편 실려있었습니다. 아쉬운대로 이걸 올리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후기 퀸 문제에 관련된 서적은 애거서 크리스티(Christie, Agatha) 저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The murder of roger Ackroyd>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있는 추리 평론가 피에르 바야르(Bayard, Pierre) 저의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Qui a tue roger acroyd ?>가 있답니다. 저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이지만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 완독하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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