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카운슬러로 일하고 있는 지하야는 사람을 죽여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는 소년 아키나리를 상담하게 된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가진 소년과의 상담을 이어가는 한편, 

15년전 끔찍한 연쇄강간사건을 일으킨 범죄자가 출소하여 가까운 동네에 살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온다. 

이해할수 없는 '악'을 둘러싸고 점점 격해지는 혼란을 눈앞에 둔 지하야는 심리학자로서, 인간으로서 이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한 고뇌에 빠진다.

화려하고 극적인 전개 없이도 훌륭한 스릴감과 몰입감을 주는 글을 쓰는데에 능한 작가. 

오승호의 작품은 이걸로 네번째인데, 읽을때마다 작품 자체를 정말 재미있게 잘 쓴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품 역시 학생들과의 상담과 카운슬러로서의 고뇌만을 중심으로, 

잔혹한 사건의 범인이 등장하는 것치고는 상당히 잔잔하게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시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충동'을 가진, 우리 이웃과 사회에 존재하는 '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작중 미스터리와 잘 어우러져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무엇이든 극단적인 의견이 튀어나오곤 하는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 더 어울리는 듯한 작품. 

다만 후반부 등장하는 중심 미스터리가 조금 아쉽고,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뚜렷한 결론 없이 결말이 흐지부지된 느낌이라 살짝 어정쩡하게 끝나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