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츠이치 작가의 엠브리오 기담을 읽었습니다

원래 순서상 엠브리오 기담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나의 사이클롭스이지만 저는 반대로 읽었네요

이즈미 로안이라는 여행 작가가 일본의 여러 마을들을 다니며 일어나는 괴이한 일들이 주가 되는 내용입니다

전체적으로 이토준지의 분위기가 가득 풍기는 단편이었습니다

단편들의 완성도도 정말 훌륭했고요


(1) 엠브리오 기담
표제작입니다.
근데 표제작으로 뽑힐 정도로 이 단편집에서 으뜸인 작품은 아니에요
묘하게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마지막 엔딩도 인상 깊었네요

(2) 라피스 라줄리 환상
이 단편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소재는 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엔딩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어떤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네요
참 좋았습니다

(3) 수증기 사변
묘하게 아린 맛이 있는 단편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삼도천 이야기 부류였어요
소재는 쏘쏘하고 전개도 평이한데 분위기가 좋았네요
평타 이상입니다

(4) 끝맺음
이건 스토리보다 마을의 그 설정이 너무 참신했습니다
그 설정이 너무 강렬하게 머리에 남았네요

(5) 있을 수 없는 다리
이것도 묘하게 흥미를 자극했네요
쏘쏘한 편입니다

(6) 얼굴 없는 산마루
저는 이 이야기가 장편으로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별거 없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 길고 더 깊게 풀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고기 구워먹으러 갔는데 밑반찬이 더 맛있다는 느낌이었어요

(7) 지옥
갤에서 다들 이 단편 칭찬이 자자했는데요
왜 그런지 이해가 갔습니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단편집 열대야나 코 좋아하셨던 분이면 이 단편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끈적하면서 찝찝한 맛이 살아있거든요

(8) 빗을 주워서는 아니된다
이건 뭔가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적당히 구색 맞추기용으로 내놓은 단편 같았어요
한정식집에 갔는데 아무도 젓가락을 대지 않는 가지볶음 같은 밑반찬이라고 해야할까요?
이 단편집에서 가장 재미 없었어요

(9) "자, 가요" 소년이 말했다
이 단편도 쏘쏘하지만 괜찮았네요
전체적으로 일드 기묘한 이야기 무드가 묻어나오는 작품이었어요
역시 오츠이치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작가의 작품을 찾아서 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조만간 또 오츠이치 작품을 볼 것 같아요

푹 빠져버렸습니다

오츠이치 미정발된 작품도 제발 나와줬으면 합니다
오츠이치 작품 단편집 순위 좀 매겨보면 이러합니다
일곱번째방(GOAT) >>>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 goth > 엠브리오 기담 >>>>>>>>>> 나의 사이클롭스 >>>>>>>>>>>>>>>>>>>>>>>> 메리수를 죽이고
제가 매기는 이 책의 가격은요
[소비자 감정가]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