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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미소리대] (스포)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을 읽고

추갤러(124.49) 2023.09.09 17:47:44
조회 322 추천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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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파일:450_BC002218.jpg

0.     개요


background:white">어느 편벽한 산골마을, 흑과 백의 기운을 상징하는 두 가문이 팽팽하게 양립하는 이곳에 끔찍한 괴사사건이 잇따른다. 사람들은 염매가 틀림없다고 수군거리기 시작하고, 마을은 기이할 정도로 사위스러운 공기로 가득 찬다. 죽은 언니가 돌아왔다며 두려움에 떠는 소녀, 금단의 땅을 밟고 공포 체험을 한 소년, 정체 모를 무언가에 쫓기는 무녀…. 이 불가해한 상황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쭈뼛 곤두서는 털, 오스스한 한기, 오한에 호응하는 비명…. ''는 비로소 마을 사람들이 맛보는 공포를 실감했다. – yes24 책소개



1.     도입


미쓰다 신조의 도조 겐야 시리즈, 그 첫번째 작품이다. 이후 후속작인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 상당한 명성을 가져 상대적으로 뭍힌 감이 없지않다. 일단 나부터도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보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정말 잘 쓰여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2.     본론 1 – 작품 내적 요소

 이 작품은 종이책 기준 557페이지로 상당히 긴 분량을 자랑하며 나는 약 일주일간 읽었다. 앞쪽 약 300쪽을 5일정도에 걸쳐 읽은데 반해 나머지 분량을 이틀에 걸쳐 읽었으니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하는 데까지에 흡입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의 구조 자체는 긴다이치 코스케와 비슷한 양상을 띤다. 사회로부터 단절되다싶이 깊숙한 산골에 존재하는 기이한 촌(), 그곳에 찾아간 외지인이자 주인공, 그리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괴기한 사건들과 인습 등 비이성적인 요소에 의해 증명할 수 없는 현상들, 그 사건과 현상을 해결하는 주인공. 다만 다른 점이라면 도조 겐야는 탐정의 후손이 괴기 공포 소설가이고 긴다이치 코스케는 탐정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전개를 싫어해서 그렇게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다. 비이성적이거나 괴이적, 괴기한 요소가 첨가되기 시작하면 등장인물들이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기 시작하고 이를 이용하는게 태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요소들이 주는 분위기는 꽤 좋아한다. 이 작품은 그런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사건 자체는 조금 단순화되었다면 단순화 되었고 그게 단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내가 이 작품에서 제일 놀란 것은 바로 서술 트릭이다. 도조 겐야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장광설이다. 추리 소설 속 장광설은 대체로 크게 의미 없는 내용인게 대부분이고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배경을 설명하는 장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광설로 인한 분량 뻥튀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소한 이 작품에서 장광설은 꽤 긴 분량을 할애했음에도 그만큼의 의미가 있었다. 주인공인 도조 겐야가 소설가라는 점을 이용해서 들어가기에 앞서파트를 삽입하는 것부터 이야기가 끝맺는 곳까지 서술트릭이 아닌 부분이 없다. 심지어 이런 서술 구조를 연출 방식이 보조하고 있다보니 진짜 이 작품 전체가 하나로 완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자품의 설정조차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



3.     본론 2 – 후기 퀸 문제


 나는 이 작품의 추리 방식이 후기 퀸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의 탐정역인 도조 겐야는 사건의 주요 인물들의 신뢰와 더불어 명탐정의 자식이라는 걸 아는 사건 담당 경부 덕분에 탐정으로서 사건 해결을 도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추리 방식은 다른 작품에서의 탐정들과는 달랐다.


 기본적으로 도조 겐야의 추리력의 근원은 괴기 현상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려는 것에 있다. , 증명할 길이 없더라도 어떻게든 일어날수만 있는 일이라면 된다. 이 부분은 그 가능성은 이미 떨올렸다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 되는 여러가지 해답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타 작품의 탐정들도 여러가지 해결책을 떠올리지만 마지막에 범인을 지목할 때 나머지 가능성을 쳐내고 자신이 결론을 낸 단 하나의 해답만을 말한다. 하지만 도조 겐야는 그것들과는 조금 달랐다.


 후기 퀸 문제는 간단히 말해 과연 탐정이 제시한 결론이 모순이 없다고 해서 유일한, 혹은 완벽히 맞는 해답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여타 작품들은 다른 가능성들을 증거를 제시하며 차례차례 부정해야 했지만 작가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도조 겐야의 추리 방식은 이런 후기 퀸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도조 겐야는 최대한 많고 가능한 해답들을 찾는다. 그리고 그 것을 범인을 지목하면서 증명해나간다.


이때 이 추리를 듣는 용의자이자 조력자들이 이 추리들의 모순을 지적하거나 그 해답이 맞는지 증명을 한다. 이렇게 그 추리가 모순되면 준비한 다른 해답을 알려준다. 이런 식의 추리 방식은 어찌보면 주먹구구식에, 기존의 탐정과 조수가 해온 의논을 통해 해온 것을 탐정과 용의자들로 대상을 바꿔 해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한 많은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그 검증을 그 자리에서 바로 함으로써 다른 가능성들을 개인의 머릿속에서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보여줘 신뢰성을 높이고 맞는 해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논증을 진행해 결국 결론에 도달한다. 그 결과 용의자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탐정의 말을 빌려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진다. 그렇다면 적어도 작품 내에서는 다른 가능성들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후기 퀸 문제의 일부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문제의 답을 하나만 제시하여 답을 맞추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답을 제시하여 그 중에 답이 있기만 하면 답으로 인정되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답률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다른 괴기 호러 소설들이 그러하듯 사건을 해결했다고 해서 모든 의문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논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고 등장인물 개개인이 속으로 가지고만 있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이 작품의 기이함을 한층 더 깊어지게 한다.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이 엄청나게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아직 읽지 않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 엄청나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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