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80/50/30의 자원을 각각 배분한 방식이 다름

방주는 30의 자원을 원기옥마냥 결말에다 몰빵했음. 그래서 자원의 양은 가장 적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빌 수 있는 느낌.

유리탑은 20, 30 정도로 전후반부에 나눠 투자함.

반면 명제는 자원을 5, 15, 10, 10, 13, 7, 20 뭐 이런 식으로 나눠서 투자함..

그래서 소설가 입장에서 명제는 앞의 두 작품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집필 난이도가 지랄맞은 광기의 추리 서커스임에도 막상 결과물은 미묘함(어디까지나 들인 공에 비해서..)

이런 관점에서 작품에 대한 한줄평을 남겨보자면

방주-이와손톱 처럼 작가가 삘받아서 3일만에 썼다고 해도 믿었을듯. 그렇다고 해서 작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님.

유리탑-반면 이 작품과 명제는 금방 쓸 수 있는 타입의 글이 아님. 소재나 핵심 트릭을 다 떠올린 후에도 오래 공들이며 이리저리 굴려봐야 나오는 작품. 유일한 옥의 티는 씹덕조무사 수준의 여자 캐릭터 이해도 뿐..

명제-하나의 사건이 한정된 공간 내에서 몇 겹으로나 중첩되도록 구성된 보기 드문 추리 차력쇼이자 사랑스러운 실패작.

만약 작가가 힘 좀 빼고 쓰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임. 그러나 저는 작가가 현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음. 계속 이대로 우직하고 집요하게 써나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