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버클리 콕스가 쓴 코미디 미스터리 시리즈. 가장 유명한 건 한국에도 정발 된 [독 초콜릿 사건]. 로저 셰링엄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고, 주도적으로 추리를 하는 역할이며, 자기만의 왓슨도 있음. 하지만 명탐정은 아님. 왜냐면 그가 내놓은 추리는 죄다 틀리기 때문임. 이건 셰링엄의 직업 습관 탓도 있음. 셰링엄의 본업은 추리 소설 작가인데, 실제 사건을 다룰 때도 자기가 보기에 "재밌어 보이는" 단서를 취사 선택해서 "재밌을 법한" 추리를 내놓음. 진상이 아니지만 논리 자체가 잘 짜여있어서 재밌는 추리들임. 덕분에 이 시리즈는 시시한 진상과 재밌는 빗나간 추리가 공존함. [독 초콜릿 사건]이 제일 유명하고 정발도 됐지만, 난 그쪽은 별로였고 [점핑 제니]가 제일 좋았음.

고전 소설인데도 유머랑 속도감 좋은 시리즈 찾는다면 이 쪽 추천함. 문제는 정발이 안돼서 영문으로 읽어야 한다는 거 정도? 근데 번역기 돌려가면서 읽어도 충분히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