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등장인물의 입을 빌린 작가의 장광설

본격미스터리의 설정이 현실에서는 왜 일어나기 어려운가, 사기꾼들이 예언을 실현시키는 방식

전작에서는 이런거조차 재밌었는데 이번은 좀 많이 억지 고찰이었음. 

안락의자 탐정이 진상을 더 잘 볼 수 있는 이유, 모두의 동의하에 만들어진 클로즈드 서클.. 그냥 페이지 채우기였고

거인을 특수설정으로 채택한 것이 좀비나 예언만큼 추리요소와 재밌게 맞물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

존나 힘세고 낮에 안나타나고 목을 베어가는 습관이 있다 이게 끝. 이딴게 무슨 특수설정?

초반부에 그래도 번뜩인다고 느꼈던건 

하무라가 정의감으로 내부의 범인을 찾는건 위험하고 무의미한 짓이고, 이미 고립되어 위험한 히루코는 얼마든지 사건을 풀어내도 된다.

그걸 위해 하무라에게 굳이 왓슨역을 시키지 않고, 제3의 인물인 고리키와 협력, 이를 위한 다중시점 채택까지 

뭔가 색다른 구도가 나올거 같아 두근두근 했었음.

거인이 노매력이라 하더라도 생존자 그룹 내에서 인간 범인을 찾아내는 건 재밌을 수 있었는데 이것도 조졌고

이건 분명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고 살릴 수 있는 부분인데 걍 떤진 수준임. 

악의로 꿈틀거리는 인간이 없이 살인자까지 다 착하고 누굴 돕는 살인이었고, 희생자는 죽을 만한 위인이었고, 범인의 자기희생;; 무슨 지상파 드라마도 아니고...

작가가 전반적으로 알 수 없는 감상에 젖어 있는 게 느껴짐.

히루코와 하무라 사이의 관계 진전도 어느 정도 캐릭터 소설인 만큼 재미를 주는 부분이었는데 

시인장의 빌드업을 거쳐 마안갑에서 감정이 존나 터졌던건

히루코가 범인들을 교란할 정도로 하무라를 위한다는 걸 하무라조차 깨달았던 데서 나온 거지 좆같은 셜록-왓슨의 관계성에서 나온게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셜록-왓슨에만 집착함. 

왓슨인데 도움 안 된다고 자괴감 느끼고, 히루코가 배려할 때마다 자기혐오에 빠져드는 모습 너무 찐따스러웠구요.

반전도 왜 이렇게 처참한지...

전작이 햄버거 세트였으면 이번작은 햄버거 젤리 세트라고 해야 할듯. 요소는 다 있는데 죄다 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