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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세상 끝의 살인> 후기 (스포 없음)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13 20:20:20
조회 697 추천 8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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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좀 삐딱하게 쓰는 편임을 감안해주세요.




사람은 으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나의 경우에, 그 실수는 신인상 수상작에 과분한 기대를 거는 것이었다. 최연소라는 수식어는 칭찬이 아니며, 그저 어리고 미숙하다는 걸 다르게 나타낼 뿐이다. 그 간단한 이치를 나는 간과했고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표지에서도 광고하듯 작가는 젊다 못해 어리다. 그리고 미숙하다. 서술상의 오류나 동화적인 인물상, 덮어놓고 수습하는 듯한 전개 순서에서 여러모로 어수룩함이 부각된다. 일개 독자가 심사위원 흉내를 내려는 건 아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여러 번 한숨이 나왔다. 그럴 때마다 '이건 신인상 수상작이야.'하며 자신을 꾸짖었다. 작가의 잘못이 아니다. 출판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지구종말이라는 설정 한 줄에 눈이 이끌린 내 잘못이다.

본격 미스터리로서 훌륭하다는 띠지의 평가에도 동의할 수 없다. 굳이 따지면 나쁘다고 말할 수도 있을 수준이다. 스스로 본격의 기준에 엄격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이 책의 미스터리는 잘해봐야 노력상 수준이다. 쉽고, 조금 억지스럽고, 감흥은 없다.

<세상 끝의 살인>을 읽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생각했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합니다'를 '제 딸을 살해한 놈들을 15년 후에 죽여주세요'로 바꾸면 얼추 느낌이 비슷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쪽이 훨씬 잘 썼다. 딱히 비하의 의미를 담아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봤을 때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 그래도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더 재미있다.

작가의 후속작이 기대되냐고 하면, 글쎄. 취향이 맞는 사람은 읽어주지 않을까? 여성서사를 좋아하고, 다소 과잉된 감정 묘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는 독자라면 아라키 아카네의 팬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독서를 이어나갔다. 그 기대가 보답받았을지는 직접 책을 읽어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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