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는 흑뢰성으로 알게 되었고 왕과 서커스로 인상에 깊게 남은 작가다.

리커시블은 갓 중학생이 된 어린 소녀가 낯선 도시에서 겪는 이야기이다.

이 소녀는 갑자기 아버지가 공금을 횡령하고 도주한  상태이다.   어머니는 친모가 아니다.

아버지는 딸을, 어머니는 아들을 각각 데리고 살림을 합친 재혼가정이다.

그러니까 이 소녀는 이제 가족이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인 아주 딱한 상황이다.

당장은 어머니 고향으로 내려와서 함께 살고 있지만 너무나도 불안정한 가정이다.

이런 스토리가 거의 종반까지 줄기차게 이어진다.   읽어가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일본 소설 읽을 때 몇 번이고 경험했는데 현실을 너무 상세하게 묘사해서 마음이 불편한 경우다.

그러다보니까 별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요네자와 호노부 이름 때문에 읽었다.

그렇게 진행되다가 거의 마지막에 가서 이 소녀는 중요한 추리를 해낸다.

그리고 그 추리에 자신을 갖고 상당한 모험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다.

일본의 작은 지방은 아주 폐쇄적이란 말들을 하고 소설 등에서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이 소설도 그런 폐쇄적인 작은 지방에서만 성립할 수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설 분위기는 어둡지만 전체적인 구조는 잘 짜여 있고 다 읽고 나면 이 생각이 더 강해진다.

근데 이 소녀가 추리에 성공했다고 해서 자신의 처지가 변하는 건 또 아니다.

크리스마스도 코 앞인데 이 딱한 소녀는 어찌 사나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하긴 어차피 가공의 인물인데 내가 안타까울 건 없다.   그래도 희망은 좀 보여주고 끝냈으면 좋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