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강스포)추갤 필독서 명제의 구조와 흠결에 대해서

대우(112.156) 2024.01.04 19:20:25
조회 358 추천 5 댓글 3
														
							
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만두이미지

추갤 눈팅하다가 호감고닉들이랑 유동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추천하길래 유리탑, 방주 다음으로 읽어봄, 꽤나 재밌었기에 기념으로 쓴 독후감이라도 일부 남긴다



인민 교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을 구성할 수 있었다는 것, 삼중 트릭[리리코(가 만들어 낸) 트릭, 신자(입장에서 본) 트릭, 외부인(의 입장에서 본) 트릭]을 구성하였다는 점이 꽤나 신박했고, 이를 위해 앞서 깔아둔 복선들을 치밀하게 회수한다는 점-모모즈에게서 배운 양자택일 강요가 중대한 역할을 하는 장면은 가히 손에 꼽을 만한 명장면이었다.-, 후일담에서 밝혀지는 반전의 반전은 경탄스러웠다.


특히나 후일담에서 밝혀지는 내용은 제2의 삼중트릭이라 할만 한데, Q는 인민교회 집단 자살을 처음에는 객관적으로 드러난 진실과 사건의 결과만을 두고 외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지만, 이윽고 루이스의 유서를 보고는 이 트릭의 결점을 알아채고 신자의 입장(루이스 레즈너의 시점)에서 트릭을 구성하여,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오토야에게 자신의 추측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와서 오토야의 본래 의도를 깨닫고는 구성한 것이 리리코(를 위한 오토야 시점의) 트릭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선 트릭의 역순, 이는 UMINONIWA과 ONISI처럼 트릭의 순서가 180도 뒤집히는 것이다. 비록 트릭의 흠결이 있더라도, 결말의 전개가 개인적인 취향과 맞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삼중 트릭의 반복 구조는 너무나도 아름답기에 이 작품은 본인의 기억에 꽤나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도저히 넘길 수 없는 크나큰 결점이 내포되어 있기에 이를 짚지 않고서는 이 글을 끝내지 못할 것 같다. 바로 외부인 트릭의 무결함을 제대로 입증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외부인 트릭이 전체적으로 운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면이 있다는 점은 일단 무시한다고 하자.


첫 번째 덴트 사건의 경우는 그리 큰 흠결이 있지는 않다. 꼴에 FBI 조사관이라는 놈이 하이렌더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 체형의 남자에게 힘싸움으로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빼고는 말이다. 덴트는 분명 레이 모튼이 들고 있던 식칼을 부러트릴 정도의 유의미한 저항을 할 수 있었는데, 이후 소지하고 있던 자신의 칼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그것으로 등을 찔리기까지 했다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힘들긴 하다. 하지만 우선 넘어가자. 보다 납득 불가능한 상황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사건이었던 리리코 사건 또한 얼추 넘어갈 수 있다. 레이 모튼이 무덤 관리인인 샤론의 특징, 어린 아이들이 무덤에 들어오는 것만큼은 반드시 감지할 수 있다는 특징을 자신이 지닌 병인 하이렌더 증후군과 인민교회의 특성으로 역이용하였다는 것은 일견 납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반부에서 주구장창 설명된 인민 교회의 특성상(감응정신병), 레이 모튼은 자신이 하이렌더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을 몰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레이 모튼의 범행 시각이 그저 우연의 일치였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기는 하다.


다만 조디 사건과 이하준 사건은 그러한 변명이 불가능하다. 조디 사건을 외부인 트릭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범인인 레이 모튼이 크리스티나의 오른손 절단을 '의식'하고 있어야만 한다. 또한 레이철의 오른손을 부러트려 왼손을 쓰게 만든다는 발상 또한 외부인이 아닌 신자의 입장에서는 떠올리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하준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프랭클린의 하체가 없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이뤄지는 범행인만큼, 레이 모튼은 그의 하체 결손을 '의식'할 수 있어야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감응정신병의 설정이 불분명하고 애매하기에, '아무튼 무의식이 알아서 범행 방법을 구성하고 실행해 준거임'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납득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두 번째 단락에서도 언급했듯이, 설령 트릭에 흠결이 있다 하더라도 글의 구조 자체가 독특하고도 아름다웠기에, 나 나름대로는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32519 일반 니들도 중고책 살때 조심해라 [2] ㅇㅇ(58.227) 01.17 220 0
32517 리뷰/ 마이클 코넬리 페어워닝 출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25 2
32516 리뷰/ 알라딘 기준 절판 책들 가격 [13] KH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798 8
32515 일반 추리소설이라는 분류가 가끔은 감상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88 0
32514 일반 6명의 구라쟁이 뭐지 ㅋㅋ [1] ㅇㅇ(218.147) 01.17 222 0
32513 일반 위험한 트랜스워킹 - 기적의 항암제 3편 리오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46 0
32512 일반 스포)방주 스포당했는데 읽을만 함? [4] 우카뉴푸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288 0
32510 일반 스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같은 소설 어디 없나요? [5] 추붕이(58.127) 01.17 152 0
32509 일반 너의퀴즈 빨리 읽었으면 우사추 투표했을텐데.. 추운날엔붕어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38 0
32508 일반 명탐정의 제물 잼씀? [4] ㅇㅇ(58.228) 01.17 286 0
32507 일반 유리탑,잘머 스포)혹시 내 취향 추리소설 추천 가능? [4] 실지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77 0
32505 리뷰/ 장문 ㅅㅍ) 방주 다 읽었는데 걍 ㅈ같음 [5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241 24
32504 일반 밀실 살인 게임 이거 질문있음 [1] 굴다리망무지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24 0
32503 일반 괴담의 집 존나 재밌다 [2] 추붕이(221.140) 01.17 258 0
32502 리뷰/ 3대 추리 소설을 다 읽고 [1] 시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610 5
32501 일반 출판사에 문의한 슈노 마사유키 번역 계획 [6] 리키비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359 7
32500 일반 여기서 제트 라이브러리 언급하면 밴먹음??? [7] 추붕이(125.184) 01.16 193 0
32499 일반 카도카와 공포문고 몇권 훑어보고 느낀점 [6] 뱃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212 0
32498 일반 와 소시민 애니화 이제본 ㅇㅇ(106.101) 01.16 109 0
32497 일반 기면관 e북 보는데 평면도 누락되있네 십각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91 2
32496 일반 망내인은 완전 자기 전공 살린 작품이네 ㅋㅋ [2] 추붕이(27.35) 01.16 279 2
32495 리뷰/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역사 (3)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372 6
32494 일반 요코야마 히데오 하니 생각나는데 추붕이(59.22) 01.16 114 0
32493 리뷰/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역사 (2)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312 6
32492 일반 흉인저 생각보다 볼만한데? [4] 추붕이(211.178) 01.16 409 7
32491 일반 우중괴담이 구하기 어려운 책임??? [5] 추붕이(125.184) 01.16 335 0
32490 리뷰/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역사 (1)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327 7
32489 일반 세이초가 기발한 발상읽었으면 진짜 충격받았을텐데 ㅇㅇ(59.19) 01.16 174 2
32488 일반 요코야마 히데오 하면 제3의시효 아닌가 [5] 추붕이(14.51) 01.16 160 0
32487 일반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재밌더라 추붕이(14.51) 01.16 110 0
32486 일반 스포) 폭탄이 초반 흡입력은 장난아니었는데 추붕이(14.51) 01.16 145 0
32485 일반 스포) 방주 재밌더라 추붕이(14.51) 01.16 102 0
32484 리뷰/ 강력 스포) 명탐정의 제물 보다 하차 [6] 추붕이(14.51) 01.16 323 0
32483 일반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 날개 달린 어둠...애꾸눈 소녀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160 0
32482 리뷰/ 1957-1987년 사이의 일본 추리 소설 (3) 삼원상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155 5
32481 일반 유리첨탑이란게 이미징이 잘 안되서 유리탑의 살인 안 읽는중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178 0
32480 일반 책 도착했다 [1] 책살돈이없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145 3
32479 일반 23년 추리 어워즈 방주 말고 클로즈드 서클 책 뭐있음 ?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239 0
32478 리뷰/ ㄴㅅㅍ) 유리탑의 살인 감상 완료 [1] Planc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416 5
32477 일반 오늘의 구매 [6] 뱃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226 2
32476 리뷰/ 책 도착했다. [6]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171 2
32475 일반 반전, 서술트릭 위주의 추소 추천좀 [4] 추붕이(14.4) 01.16 326 1
32474 일반 겐자키 시리즈 씹덕 느낌이 뭔지 알겠다 [1] ㅇㅇ(115.21) 01.16 212 0
32473 일반 유리탑같은거 추천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200 0
32472 일반 4만원 짜리책 입갤ㅋㅋ [9] 욥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672 7
32471 리뷰/ 1957-1987년 사이의 일본 추리 소설 (2) [1] 삼원상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257 6
32469 일반 명탐정으로 있어줘 줄바꿈 진짜 레전드네 ㅇㅇ(223.38) 01.16 226 0
32468 일반 명탐정의 창자 1월 말인듯 [5] ㅇㅇ(183.107) 01.16 356 5
32467 일반 보틀넥 추리소설임? [1] ㅇㅇ(112.150) 01.16 201 0
32465 일반 용의자 x의 헌신 오류인가? ㅇㅇ(211.234) 01.16 20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