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의 형태>

2~3년 만에 읽어보는 국산 추리소설, 추붕이가 작가라니 또 관심이 갔다. 응원할 겸 구매해서 읽음.

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분량은 거의 비슷비슷한 편.

아, 일단 표지가 예쁘다. [합리적 살의]에서 나온 플라스틱 컵 같은데 느낌 있다.

각 단편 짤막한 감상 (재밌게 본 건 ★표)

[무구한 살의] 내용은 무난, 이 에피소드에 등장한 소년이 성장한 후에 형사와 다시 만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면 재밌을 것 같음.

[합리적 살의★] 가장 인상적이게 본 에피소드, 그냥 쓱 지나쳤던 것이 막판에 재조명되어서 좀 놀랐다. 그리고 살찐 아내에 대한 묘사가 찰지다.

[보이지 않는 살의] 가장 내 취향이 아니었던 에피소드.

[백색 살의] 유일하게 평면도도 나오고 작가가 신경을 많이 쓴 듯한 에피소드, 수상작이더라.

[영광의 살의★] 돌이켜보니 많이 작위적인 것 같지만 읽을 땐 재밌었다. 작가의 경험담이 아니길 바란다.(살인 말고..)

[시기의 살의★] 속도감 있게 읽혔다.

솔직히 '와! 개쩐다!'싶은 작품은 아니지만 무난무난하게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하다.

이제 개인적으로 신경 쓰였던 점을 좀 얘기해 보자면

"큭큭큭, 하하하!"

"큭큭큭큭."

이런 식으로 등장인물들이 웃는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뭐라고 해야하지... 너무 자주 나오니까 뭔가 뭔가가 있다.

삼류 악당처럼 보여버리는 그 느낌..(애초에 대부분 살인마긴 하지만, 살인마가 아닌 인물도 종종 저런다)

좀 더 무게감 있는 서술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같은 책인데도 어느 단편에선 도어록이라 하고, 어느 단편에선 도어 로크라 하고 그런다. 집필한 시기가 달라서 그런가? 용어가 통일되면 좋을 것 같음.

줄곳(줄곧), 당체(당최), 언감생신(언감생심) 등의 치명적인 오타도 조금씩 눈에 띄는 편.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같은 문단 안에서도 고복수, 고 복수 이런 식으로 띄어쓰기가 됐다 안 됐다 그런다.(참고로 고복수는 사람 이름)

난 처음에 읽고 '뭐지? 서술 트릭인가? 이중인격?'이란 생각이 0.5초 정도 들었다.

내가 짚은 것 중에서 '크하하' 부분만 제외하고는 검수를 좀 더 꼼꼼히 진행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차기작에선 좀만 더 신경 쓴다면 보다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작가 추붕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