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젊고(85년생) 나름 떠오르는(비평가들의 평가가 점점 내려가는 중)신성 조엘 디케르의 작품.

마커스 골드만 시리즈의 시즌1 파이널 에피소드라 할 수 있을 작품. 그래서 작가의 전작들을 읽는 게 좋다. 특히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의 경우엔 책 내용이 거의 다 나오는 수준이라 꼭 미리 읽어야 한다. 볼티모어의 서도 읽는 게 좋긴 하다.

젊고 아름다운 알래스카 샌더스의 살인사건을 11년만에 파헤치는 이야기.

해리 쿼버트 사건 때의 형사와 주인공이 다시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다는 점이 재미있다.

해리 쿼버트에서의 주인공은 친구이자 멘토인 해리 쿼버트를 동경하는 햇병아리 작가였는데 알래스카 샌더스에선 거물 작가로 몸값이 상당히 오른 상태.

근데 하는 짓은 해리 쿼버트때랑 똑같다. 웃긴 건 작중 그 사실을 답답해하는 해리 쿼버트가 오질나게 참견질을 한다는 점.

넌 거물이니까 색히야 좀 생각을 하고 살아라, 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전작 읽어본 독자라면 좀 웃긴 부분이다.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좋은 편. 등장인물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는 점에서 약간 마이너스라 아주 훌륭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재밌다.

복선이 충분하진 않지만 반전이 색다른 맛이 있어서 좋다. 주역들의디테일이 살아있고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많아 읽는 내내 내용이 풍부하다 느꼈다.

예전엔 그저 날카롭게 추리만 파는 책이 좋았는데 지금은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것도 좋더라. 다만 그 사이에서 애매하게 노는 애들은 여전히 싫다.

칭찬을 많이 썼지만 비평가들의 평가가 점점 내려가는 이유도 알 것 같긴 했다.

작품들이 크게 보면 똑같은 주제의 반복인데 참신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담고 싶은 소재는 잔뜩 끌어오는데 적당히 주어섬기다가 대충 흘리는 경우도 왕왕 보이고.

적어도 해리 쿼버트보단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 근데 추리소설로 보면 좀 더 재밌다.

마커스 골드만 시리즈 계속 쓰고 싶어하는 게 느껴지던데 이참에 시리즈가 서서히 망가지는 광경이 한번 보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