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은 아니고 현대 기담집.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호러와 SF 위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추리는 없더라. 애초에 추리소설 작가가 아니긴 하지만.

입, 귀, 눈, 코, 살, 머리카락, 피부 같이 인체의 한 부분을 소재로 삼아 으스스함이 좀 있긴 하다.

소재는 나쁘지 않아 초반은 재밌는데 거기서 한번 더 꺾고 그런 게 없어 곧장 평범한 이야기로 바뀐다

재미없거나 나쁘진 않은데 한 걸음을 더 나아가지 않고 딱 소재의 참신함에서 머무르니 좀 아쉽다.

띠지의 평가가 딱 틀린 말은 아닌 정도다. 그리 무섭지 않지만 악몽 느낌이긴 하고 만화경처럼 다채롭긴 한데 처음 딱 한번만 신기한 것도 만화경스럽다.

한없이 어두운데 딱 어둡기만 하고 관능적인 부분이 없진 않고 소재 하나에만 머물다보니 집요한 감도 약간 있다. 지겨운 맛이 더 강하지만...

현대적인 기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봐도 좋은 정도. 참신하지만 기교가 없는데 깊이도 없어서 남는 것도 없다. 근데 대부분의 책이 그러니까 글을 쓰면서도 내 평가가 너무 박한 거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고 있다.

기담이 다루기 어려운데 쓰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기준만 너무 올라가서 평가가 나도 모르게 박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없던 기교나 깊이가 생긴 건 아니니 딱 한번 읽고 던질 책이란 생각 자체는 역시 바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