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키 아카네 <세상 끝의 살인> 리뷰 - 추리소설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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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리뷰/정보] 아라키 아카네 <세상 끝의 살인> 리뷰앱에서 작성

Souvenir

2024.04.06 18:07:41

조회 474 추천 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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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도가와 란포상 덕후다. 무슨 얘기인가하면, 추리소설을 처음 보던 시기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을 읽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로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은 절판된 작품까지 모조리 찾아 읽고 있다. 시상 주체인 일본추리작가협회의 트위터도 팔로우하고 매일 소식을 찾아볼 정도다.

그러던 지난 2022년, 에도가와 란포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나왔다는 트윗을 보았다. 만 23세 7개월의 나이에 400여 편의 작품을 뚫고 수상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작년에 이 작품이 국내 출간되었을 때는 더없이 기뻤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기 전에 국내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아 걱정했다. 전개가 작위적이다, 특정 사상이 너무 강하게 부각되어있다 등등...그 때문에 오랫동안 기다렸던 작품이었음에도 바로 읽지 못하고 뒤로 미뤄두었다. 평가가 사실이라면 실망이 배로 커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솔직하게 평가하자면, 미스터리적인 요소는 충분하지만, 몇몇 추리에서 본격 미스터리 마니아라면 작위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부분이 있다. 메시지의 전달을 강화하기 위해 주인공 두 명을 모두 여성으로 설정한 것, 어차피 몇 달 후면 모두가 죽을텐데 범인은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설명은 작가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재미' 하나로 만회한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흥미진진한 로드무비식의 전개, 젊은 작가의 패기(누군가는 객기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라고 볼 수 있는 표현과 유머는 작품을 읽는 내내 '이 작가는 내가 그동안 찾아왔던 또 하나의 작가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에도가와 란포상을 이런 작품이 받을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에서 '똥 먹는데 카레 얘기하지 마라', '헐'이라는 표현이 나오다니...일본추리작가협회도 이제는 새로운 시류를 받아들이는 것인가...

이 작품 다음에 나온 'ちぎれた鎖と光の切れ端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이 일본에서 호평받고 있는데, 이런 작가의 모습을 보면 에도가와 란포상 심사위원들도 흐뭇하지 않을까. 새로운 재능을 맞이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점수 : ★★★★★★★☆☆☆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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