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책을 알게된 건 1회 메피스토 상 수상작이라서 알게 됬다.
구판 표지가 무슨 전공서적처럼 생겼길래 오히려 흥미가 갔는데
아쉽게도 신판 구판 다 절판이더라.

그 와중에 신판 표지 보고 혹시 f자 형태의 흉기나 상처가 나나 예상해보기도 함.

쨌든 도서관이라도 가야하나 하던 차에 드라마도 애니로도 나왔다길래 좀 더 언급되던 애니 쪽으로 보기로 해서 책은 안읽고 애니로 바로 보게 됨

일단 사건 자체는 밀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게 과제였는데 아무래도 시각적 연출이 확 오다 보니 애니로 봐도 좋더라.

그래서 이것도 가설 돌리면서 읽은게.

1. 애초에 장애인이었다
처음에 모니터로 얼굴만 비치길래 애초에 처음부터 팔 다리가 없는 케이스였나 생각함. 이 경우 스스로 죽음을 택한거에 가깝고. 근데 이건 딱히 그런 언급도, 혼자 살고 있었다는 진술로 일찍이 폐기함.

2. 로봇을 이용한 자작극이다 설.
피해자가 다중인격이라는 언급과 중간에 자율행동형 로봇이 있길래 자르는 역, 나르는 역, 정리 역의 세 로봇을 사용한 트릭인가 싶었음
이 경우 피해자의 다른 인격이 로봇을 건드려서 한줄.


3. 애초에 밀실이 아니었다 설
기관 소장인 작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계속 묘사되고 직접 외출은 단 한번도 없다길래 애초에 안에 없었나 생각도 함.
즉 애초에 방안에는 아무도 없고 로봇만이 관리하고 있었고 피해자 마가타 시키 본인은 외부에서 정기 연락만 컴퓨터를 활용해 안에 있는 것처럼 연출한거. 소장은 조력자였고 따라서 범인에게 함께 당해 둘다 살해도니거
이러면 작은 물건 출입구 같은걸로 몸통만 남은 시체를 반입한걸로 피해자의 팔 다리가 없는 것의 설명도 되서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함.

그밖에 소장 부인이 너무 침착해서 소장 부인 흑막설도 생각하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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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에 1명이 들어가서 2명이 있었다.

이 모순을 해결하는게 애를 낳았다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반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애초에 애니는 대놓고 정사씬을 묘사하는 등 떡밥을 마구 뿌려댔는데 마가타가 너무 어려보여서 상상도 못함.

아니 13,14살 짜리가 방안에서 혼자서 애를 낳는다고 대체 누가 상상하냐고요. 근데 13살이 부모 직접 죽인 시점에서 할 말 없긴 함.

그리고 거기서 한번 더 꼬아서 사실 죽은게 마가타가 아니었다는 이중 트릭에서 감탄함.
여동생이란 사람이 좀 대놓고 의심스럽긴 했는데 주변 연구원도, 삼촌인 소장도, 숙모인 소장 부인도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가길래 신경도 못씀.


마가타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든게 천재란 개성을 표현한 방식이 괜찮았다. 단순히 난제를 툭툭 던지거나 용어를 어렵게 쓰는게 아닌 애초에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되는 동떨어진 세상을 사는 존재란 걸 잘 보여준 듯.

막판에 죽은 소장과 딸 인격을 구축해서 다중인격끼리 대화하는 장면이 특히 이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 인간을 분석해서 프로그래밍하듯이 설계해 본인의 뇌에 인스톨하는걸 보면서 경이로우면서도 섬뜩하다 해야하나. 부모, 남편, 자식까지 죽인 캐릭터인데 혐오스럽다기 보다 기이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만든 악역은 한 짓은 역겨워도 다시 보고 싶어져야한다 보는데 그런 점에서 아주 잘 만든 범인상이라 봄.


종합적으로 충분히 명작 취급 받을 만한 작품이었다.
애니가 좀 호흡이 길어 지루한 장면들이 있긴 해서 소설로 읽어야 하나 싶었는데 소설도 딱히 필력이 좋거나 한건 아니라길래 포기함.
과정은 약간 지루하지만 마지막 해결편과 에필로그의 여운이 매우 괜찮아서 계속 생각나는 소설인듯
특히 마지막에 끝까지 본인의 철학을 설파하면서 유유히 주인공을 농락하고 가는게 악역으로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본다.
탐정보다 범인이 마음에 드는 소설은 오랜만인듯.



P.s 아야츠지 유키토의 어나더 읽어볼까 생각중인데 소설하고 애니하고 느낌이 많이 다른가?
혹시 둘다 본 사람 있으면 추천좀.
애니가 좀 디자인이 그래서 소설이 좀 더 끌리긴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