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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푸른 불꽃> 리뷰 (약스포)앱에서 작성

까악내가까마귀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16 03:20:49
조회 636 추천 1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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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명작이 분명하다. 진짜로.

- 이 소설에 대한 감상을 찾아보면 아마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이 되었다' 는 말일텐데, 실제로도 그러했다. 결말부쯤 가면 아예 얘가 나고 내가 얘인 것처럼 느껴지는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작품의 몰입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최근 읽은 추소중에서 가장 몰입감이 좋았던 책이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과 이 책이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이 다음 내용에 대한 궁금증으로 몰입감을 유발한다면, 이 책은 그러한 종류의 궁금증에 생생한 긴박감을 더해 눈을 뗄 수 없는 압박적인 종류의 몰입감을 보여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 개인적으로는 같은 작가가 쓴 <악의 교전> 이 읽는 내내 계속해서 떠올랐다. 두 작품의 주인공 모두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범죄를 강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다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수재에, 조금 행동력이 좋을 뿐 평범한 학생에 불과한 <푸른 불꽃>의 슈이치는 그 계기가 가족에 대한 사랑이고, 사이코패스에, 어떻게 보아도 완전히 엇나가 있는 <악의 교전>의 하스미는 그 계기가 성욕과 같은 저열한 욕망이다.

하스미는 결코 살인의 죄책감에 괴로워하지 않는다. 살인이라는 선택지 앞에서 망설이지도 않는다. 그가 하는 것은 오직 신나게 돌아다니면서 알음알음 일을 벌리고, 또 그 천재적인 두뇌로 일을 수습한답시고 살인 계획을 강구해 사람들을 죽여제끼는 것 뿐이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끔찍한 일이 분명한데, 그 일을 벌이는 화자가 이렇다보니 악의 교전은 신명이 날 정도로 유쾌한 엔터테이너 소설이 되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1부 중반쯤에서 이미 그의 피 튀기는 행각에 무감각해졌으리라 생각된다.

눈을 옮겨서 <푸른 불꽃> 을 보면, 여기에는 한 차례의 살인만으로도 뼈를 깎는 듯 고통스러워하는 슈이치가 있다. 물론 실제로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느낀 사람은 슈이치가 아니라 살해당한 피해자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당연한 사실을 독자 스스로가 부정하게 만드는 데에서 작가의 능수능란함이 드러난다. 죽은 놈은 아무리 봐도 죽어 마땅한 개새끼이고, 슈이치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한 선인이니까. 슈이치가 벌인 행각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들지 않는다. 후반부에 접어들면 얘가 타락하고 있는건가 싶은 대목이 몇 번 등장하긴 하지만, 결국 끝에 가서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무튼, 위의 하스미와 비교하면 비교할수록 그 차이점이 극명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슈이치를 질타하고픈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 문장력을 신경쓰는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책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며 주위의 정경을 묘사하는 도입부부터가 상당히 유려하다.

- 트릭이나 진상을 밝혀내는 과정 등 추리적 요소도 상당히 질이 좋다. 슈이치가 트릭을 구상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점도 훌륭하다. 혹시나 유사 범죄가 일어날까 염려했는지, 작가 양반은 에필로그에서 작중 등장하는 살인 방법은 일부러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100% 확률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을 하고 앉았다. 그런데 그렇다면 에필로그가 아니라 '작가의 말' 이라고 이름붙여야 하지 않았을까? 에필로그라기에 후일담이라도 나오는 줄 알고 기대했는데 참 시발


평점 : ★★★★★★★★★★ (10/10)

<신세계에서>고 <검은 집>이고 다 제껴놓고 오늘부터 나에게 기시 유스케 최고작은 이 책이다. <악의 교전>이 보여주었던 강렬한 엔터테이너적 재미도 몇 수는 접고 들어가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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