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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

자라자라쟌쟌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08 22: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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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도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방송을 시작한다. 익숙하지 않은 듯 말은 어눌하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심야 방송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의 진행을 맡게 된 김정현입니다. 한동안 이 하수구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곳 일은 익숙합니다. 믿고 시청하시면 되시겠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 방송이 나왔느냐 하면은, 이 요즘 사람들이 너무 모릅니다. 여기 일을 너무 몰라요. 여러분들이 버린 물, 똥오줌, 다 여기에 흘러들어와서 여러분들 매일 다니시는 도로 가정집 바닥 밑을 기어다니는데도 무슨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줄도 모릅니다. 그러다 언젠가 함 큰일이 나요. 무시하면 안 된단 말이에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우리는 다 알고 있는데.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럼 직접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자, 여길 먼저 봐 주세요.


(남자가 카메라를 잡고 양복 바지를 적시며 구정물을 걸어간다)


-자, 이거 한 번 보세요. 벌써 하나 나왔네요 이거.


(교차로 한 모퉁이에 걸려 있는 사용한 콘돔)


-이런 걸 함부로 버린단 말이에요 이런 걸. 이게 다 무슨 들어가면 마법처럼 사라질 것 같고 그렇죠? 전혀 아니란 말이에요 이게.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고. 저 봐봐요.


(손가락으로 내용물을 자세히 가리킨다)


-본인의 생명의 일부가 이제 언제 어디서 잉태될 지 모르게 되는 거예요. 정말 안심하실 수 있겠어요? 지금 당신 발 밑에서 뭐가 태어날지 모르는 겁니다. 어제도 봤어요 내가.


-생명을 낳을 수 있는 거를 갖다가 이런 생명의 찌꺼기를 모아놓는 곳에 버린다는 것이 좌우간 하느님이 의도하신 질서는 아닙니다, 예. 


-지금부터라도 조심하시고 대비하셔야 해요.


(내용물이 흘러간다)


-저거는 이미 늦었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어디로 가나 그거나 한 번 볼까요?


(남자가 요란하게 물소리를 내며 내용물이 흘러가는 방향을 계속 따라간다. 수도관은 점점 더 작아지더니 결국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이르고 남자는 카메라를 입구 가까이에 대어 내용물이 쇠창살로 막혀 있는 어딘가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의 소리로 유추하건대 쇠창살 너머로는 낭떠러지가 있어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고 있다)


-저기는 저도 잘 모릅니다, 예. 아직 초대를 안 받아가지고. 그렇지만 소문이 좋은 곳은 아니더라고요 또.


-오늘 밤 성교를 하신 분들은 최소한 아침 여섯 시까지는 문의 노크 소리에 대답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당연히 문구멍으로 들여다보거나 하셔도 안 되구요. 다 압니다.


-그럼 일단 첫 화기도 하니까, 오늘은 이쯤에서 마칠까요. 지금까지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이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관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방송을 시작한다. 말을 조금 더듬지만 흥분한 듯 빠르다.)


-네, 안녕하세요 여러분!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의 김정현입니다. 어제 방송 많은 도움이 되셨습니까? 고맙게도 어제 방송 덕에 대비를 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해오시는 시청자 분들이 많더라구요.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이게 뭐 월급 주는 직업도 아니고....... 이런 여러분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예.


-그럼 얼른 오늘의 방송을 시작해 볼까요? 이야, 벌써 시원한 물 흐르는 소리가 막 들립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주변은 고요하다. 남자가 카메라를 잡고 어제처럼 하수구 밑을 한참 걷는다)


-여러분들이 아무래도 이런 데서 대체 어떻게 길을 찾나, 궁금해하실 수도 있겠는데, 이게.......


(갑자기 바닥이 깊어진 듯 카메라가 물 아래로 들어간다. 몇 번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난다. 남자는 한참을 빠져 있다 다시 올라온다)


-예, 보다시피 다 방법이 있습니다. 길은 다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그럼 물은 다 어디로 통하겠어요, 하하하. 거기 사람들은 모르는 게 없거든요.


(오물이 전혀 흐르지 않는 곳에 도착한다. 조악하게 원형으로 잘린 판자가 앞을 가로막고 마커펜으로 그린 듯한 문이 그려져 있다)


-도착했군요. 이제 여러분들은 이곳의 아주아주 중요한 친구를 만나볼 것입니다. 다 여러분들이 몰라도 너무 몰라서 축적된 구조입니다 이게. 진짜 조심하셔야 돼요. 안 그러면 나중에 더 조심해야 되게 됩니다.


-이 친구도 아주 예의 바르게, 알겠죠? 자 지금부터 아무 말도 하셔선 안 돼요. 이 친구는 카메라라고 봐주지 않을 겁니다. 


(남자가 조심스럽게 그려진 문을 노크한다)


-친구! 나 정현이야! 들어가도 괜찮겠어?


(철판 긁는 소리가 난다)


-그래! 고마워!


(카메라가 판자에 부딪히며 순간 암전한다. 정확한 방법은 확인할 수 없으나 판자 너머로 들어왔다. 하수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앞에 더러운 곰 인형이 앉아 있다)


-오랜만이구나! 길을 좀 빌릴 수 있을까?


(곰인형이 작동한다. 느린 오르골 음악이 재생되며 머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게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 너도 그냥.......


-하.......


-알겠어. 확실히 떨어졌군. 이제 더 이상 기회가 없어.


-다 죽는다는 거지? 알겠어.


-길은 빌리지 못하겠군.


-죄송합니다 여러분. 원래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은 이 길 너머에 있었는데, 좀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친구를 만난 것 자체만해도 엄청난 일이잖아요? 하하하. 이미 여러분 스스로도 많은 변화를 느끼셨을 겁니다.


-다만 지금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어차피 맛이 이상할 거예요. 식당 탓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이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곰 인형이 카메라 멀리 어둠으로 부자연스럽게 굴러간다)




(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관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남자의 양복이 조금 더 말끔해 보인다)


-반갑습니다.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의 이정현입니다. 벌써 3회째 방송중입니다.


-그간 시청자 분들의 후원을 좀 받아서 방송장비도 좀 더 손을 봤고, 이렇게 좀 더 좋은 옷을 입게도 되었습니다. 보기 좋으십니까?


-오늘은 제가 아주 재밌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곳의 명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자, 따라오시죠!


(밑으로 구멍이 뚫려 있는 곳에 도착한다.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먹보 경식이"라고도 부릅니다. 먹보 경식이는 정말 뭐든 잘 먹습니다. 보십시오.


(꼬치 막대를 꺼내든다)


-이런 거 있죠? 여러분들은 나름 남기지 않겠다고 한 것이겠지만은 결국엔 다 여기까지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무수히 경식이를 먹인 겁니다. 자 한 번 보십시오.


(막대를 구멍 안으로 던진다. 잠시 뒤 검은 점액질의 무언가가 튀어올라 주변 바닥에 떨어진다)


-하하하. 좀 더 볼까요?


(죽은 쥐를 꺼내 던진다. 잠시 뒤 아까와 같은 것이 여러 개 튀어올라 떨어진다)


-하하하하하하.


(쥐보다는 좀 더 큰 정체를 알 수 없는 짐승의 시체를 꺼내 던진다. 튀어오르는 양은 계속 커진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계속해서 무언가의 시체를 던져넣고 점액질 물질은 사방에 튀기 시작한다)


(갑자기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남자는 당황하다가 카메라를 잡고 어디론가 달리기 시작한다)


(한참 하수구 속을 달리는 모습만이 화면에 잡힌다. 아기의 울음소리와 헐떡이는 소리만이 들린다)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화면이 흔들리다가 넘어진다)


(1화 때의 쇠창살 앞으로 카메라가 떨어져 있다. 이번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


-여러분 이게 결국 다 여러분들 탓입니다. 철저히 인지하시고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까지.....


(물을 걷는 철퍽소리가 들린다)


-아아....... 안되는데 진짜........


-일단 기본적으로 오늘 하루 동안은 맨홀 뚜껑에 구멍이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들여다보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주변이 조용하면 안에서 들리는 소리가 자세히 들릴 수도 있는데 거기에도 신경을 기울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겁니다. 계속 주의하시고 대비하세요.


-일단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지금 상황이 좀 긴박해서.......


(방송이 예고 없이 끝난다)




(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관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지상 바로 밑을 지나는 듯한 하수구다. 맨홀 뚜껑으로부터 달빛이 들어와 남자를 비춘다.


-오늘도 뵙습니다.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의 이정현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작은 궁금증 한 가지를 해소시켜드릴까 합니다. 제가 어떻게 사는지, 끼니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바로 여기가 그 답입니다! 이곳에서도 지상에 가장 가까운 부분이고, 이 정도면 안심하고 안전하게 잘 수도 있고, 경식이한테 줄 것들도 다 여기서 얻을 수 있습니다.


-직접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남자가 하수관을 기어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간다)


(잠시 뒤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가 나더니, 손에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동물의 시체를 든 남자가 다시 가까이 다가온다)


-바로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보셨습니까?


-이 근방에 자주 발견됩니다. 여러분들은 아마 모르시겠지만은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이 녀석들이 늘 즐비하지요. 이 방송을 계기로 처음 보게 되어 적잖이 놀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하하하. 


-그러면 또 준비를 해봐야겠습니다.


(철퍽이는 소리가 난다)


-잠깐, 조용, 조용히!


(철퍽이는 소리가 멈출 때까지 남자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있는다)


(소리가 멈추자, 남자는 곧바로 카메라를 집어들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화면이 너무 격렬히 움직여 방향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확인, 확인을 해야.......


(수직으로 세워진 기다란 파이프 일곱개가 나란히 늘어선 방에 도착한다)


(관마다 각각 얼굴이 그려져 있다. 관 안에서는 무언가 흐르는 소리가 난다)


-하하하하하! 음..... 여러분, 여기에 웃고 있는 얼굴이 하나라도 있나요?


-네, 없지요. 그건 좋지 않아요.


-정말 대비하셔야 합니다.


-자 지금부터 잘 들으세요.


(남자가 각각의 관들을 세 번씩 두드린다. 멀리까지 소리가 울린다)


-명심하세요. 방금 제가 관을 두드렸을 때 집안에서 울리는 소리가 함께 난 시청자들이 계실 겁니다. 분명히 들었을 거예요.


-지금부터 그 집을 떠나셔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 빨리요. 오늘 밤동안 그 집에는 그 어떤 사람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들어갈 때는 두꺼비집을 한 번 껐다가 다시 켜 보세요. 지직거림 없이 바로 불이 들어오면 그때부터는 괜찮은 겁니다.


-그전까지는 절대 들어가서는 안 돼요. 다시 말합니다. 지금 이 관들 중에서 하나라도 같이 울린 집이 있다면 지금 당장 가족들을 데리고 나가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이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관에서 흐르는 소리가 갑자기 거세진다)




(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관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남자의 머리 위에서 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남자가 비명을 지른다)


(남자가 구토하기 시작한다)


(하수관에 머리를 박는다. 소리가 멀리까지 울린다)


(갑자기 카메라에서 멀리 달려간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남자가 웃으면서 카메라 쪽으로 걸어온다. 얼굴에 피가 묻어 있다)


(비명을 지르며 카메라로 달려든다)


(화면이 흔들리며 방송이 종료된다)




(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관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의 이정현입니다.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순간적인 심리 변화로 인해서 잠시....... 방송에 혼동이 있었습니다.


-여기가 아무래도 많이 어둡고 그래서...... 가끔 그런 일이 있습니다. 저희 이웃집에서도 종종 있는 일인데, 저도 그럴 줄은 몰랐어요. 참 죄송할 따름입니다.


-첫 방송 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방송을 하기로 한 이유는 여러분들이 너무 모르기 때문입니다. 


-엄연한 여러분들의 신체와 생활의 흔적들을 여러분에게 완전히 낯선 곳에다가 줘버려놓고서는, 거기서 아무런 예측 못한 것도 자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러분들이 본질적으로는 나쁩니다.


(철퍽이는 소리가 들린다. 남자가 눈에 띄게 불안해한다)


-원래 세상만사가 다 일종의 거래입니다. 뭔가를 가져가서 꼭 뭔가를 줘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뭔가를 줬기 때문에 꼭 뭔가를 받아가야만 하는 거래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늘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직까지 엄청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심야 방송의 한계인가봐요.


-지금은 계속해서 이....... 자라나고 있는 중입니다.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남자가 뒤를 돌아보다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럼 오늘도 소개를 한 번 해 볼까요? 


-제가 특별히 아끼는 곳입니다.


(남자가 카메라를 잡고 돌리자 쇠창살로 막혀 있는 하수구의 끝이 나타난다. 창살 너머는 강으로 연결되어 있고, 멀리 하늘에 달이 어렴풋이 보인다)


-이맘때쯤에는 여기에 빛이 들어와요. 신기하지 않습니까?


-저 빛은 대체 누가 밝히는 걸까요?


-혹시 여러분들인가요? 예전부터 우리를 신경쓰고는 있었던 건가요?


-그래서 가끔 작은 선물을 주는 거죠. 그럴싸하네요.


-아직도 여러분들이 우리를 알고 있다면 그래도 희망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 당신의 발 밑을 지나간 것들"은 내일 이 시간에 또 방영됩니다. 


(한참 정적이 흐를 뿐 방송은 종료되지 않는다. 그러다 남자가 입을 연다)


-저 그곳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무서워요. 


(달을 클로즈업하며 방송이 종료된다)




(낮은 화질. 어둡고 더러운 하수관 안에 한 남자가 해진 양복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 조명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듯한 빛 밖에 없다)


(거대한 방이다. 너무 넓어서 카메라의 빛이 다 이르지 못한다. 천장 가까이 매우 위쪽에서 쇠창살이 달린 하수관으로부터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가운데에 식탁이 놓여 있다. 눈알이 잔뜩 붙여진 곰 인형, 검은색 점액 덩어리, 얼굴이 그려진 하수관 파이프 등이 의자 위에 놓여 있다)


(남자가 식탁에 발가벗은 채 앉아 있다. 두려운 기색이 역력한 채로 식탁에 놓인 정체불명의 음식을 먹고 있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남자가 구토하며 오열한다)


(곰 인형이 작동하며 음악이 울려퍼진다)


(음악의 곡조는 찬송가 "기쁘다 구주 오셨네"와 일치한다)


(철퍽이는 소리가 들린다)


(점점 가까워진다)


-여러분! 변기와 욕조 구멍을 막으십시오! 하수도로 이어지는 집안의 모든 구멍을 막으십시오! 발을 절대...........


(카메라가 무언가에 부딪힌듯 흔들리며 암전한다)


(아기 우는 소리와 음악 소리, 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무언가가 꺽꺽대는 소리만 들린다)


(방송이 종료된다)




*영상 속의 하수구 구조는 현존하는 한국의 그 어떤 하수구와도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상 속 남자와 2003년 실종된 3세 아동 이정현 군과의 유사성이 지적되었다. 당시 이정현 군은 폭풍우에 휘말려 맨홀에 빨려들어간 것으로 추측됐다.


*크리스마스 날 있을지 모를 소요에 대비한 정부의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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