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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부처의 피(2)앱에서 작성

미타먹는달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3 16:39:25
조회 586 추천 18 댓글 0
														






청연의 쎄한 미소에 여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한기또한 느껴졌다.
지금까진 그저 '약간 특이한 친구' 정도로 생각했지만, 방금전 청연의 미소를 본 여인은 무언가 안좋은일이 생길것이란 예감이 들어, 청연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였다. 아무리 여인, 아니 비화가 몰락한 양반가문의 규수여도 양반은 양반이니 청연에게 친구처럼 대하였지만 비화한테 현재 상황은 마치 굶주린 호랑이앞에서 다리를 다쳐 도망갈 수 없는 사슴처럼 중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죄, 죄송하옵니다! 소녀가 호기심을 참지못하고 그만.. 나으리의 팔에 상처를 내버렸습니다."
비화가 식은땀을 흘리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려댈듯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에게 절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청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낭자가 내 팔에 이런 장난을 친것은 괜찮소이다. 사람은 본디 호기심을 가졌기에 이리 번성한것 아니겠소?"

청연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감정을 알 수 없는 미소는 비화에게 더욱 공포심을 심어주었다. 허나 청연은 이미 그 일에 대해 용서를 해주었기에 비화에게 더이상 상처에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비화는 그 이후로도 청연의 피를 마신 후 꾸었던 꿈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과연 그 존재는 무슨 말을 하고싶었던걸까? 무언의 경고였던것일까? 청연과 그것이 연관된것일까?
비화의 의문이 벌레가 과일 갉아먹듯 커져갈때쯤 궁궐에선 더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부디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전하! 백성들이 굶주려 저잣거리엔 어린아이 어른 할것없이 쓰러져있사옵니다. 허나 전하께선 세금을 더 걷으시겠다니, 어찌 이러신단말입니까!"

한 신하의 외침이 궁궐에 울려퍼졌다.
임금은 본래 백성을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며 열심히 일하는 성군이었으나 몇년전 임금의 아내, 즉 중전이 그만 사망하고 만것이다.
사인은 독살. 범인은 평소 중전이 임금의 사랑을 더 많이 받는것을 질투한 후궁의 짓 이었다.
후궁은 죄가 밝혀지자 바로 왕족을 능멸한 죄로 사형되었지만, 임금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큰 상실감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조금 더 중전을 잘 보살폈다면, 혹은 다른 후궁들에게도 관심을 주었다면 등의 후회를 하다가 끝내 잘못된 길로 가버린 것 이었다.
중전의 빈자리는 홀로 나라를 지탱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던 임금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허나 그런 중전이 임금의 곁을 떠났으니, 임금은 그동안의 모든 감정이 복받쳐 올라 결국 터져버리고 만것이다.

중전이 죽고 범인이 밝혀진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임금은 금세 방탕한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나랏일을 돌보지 않는것은 기본이고, 하루도 빠짐없이 기생들을 불러 연회를 즐겼다. 군사력을 키우겠다는 핑계로 백성에게도 세금을 입이 떡 벌어지도록 걷어버리니, 돈이 꽤 있는 양반들도 간신히 버티는것을 가엾은 일반 백성들은 어찌 버틸 수 있겠는가. 백성들은 부모자식 할것 없이 서로를 공격하고 식량을 구하기에 바빴다.

이리 나라가 떠들썩하니, 신하들의 상소들이 끊임없이 올라왔지만 임금은 상소를 무시하였다. 한 신하가 지부상소를 올렸을때도 도끼를 집어 그 신하의 목을 베려 했던것을 그나마 임금이 따뜻하게 대하던 세자가 저지하여 신하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였다.

허나 중전의 죽음으로 깨져버린 마음이란 독은 아무리 연회나 세금을 걷어 다시 고치려 해도 마음의 병은 쉽사리 낫지 않으니, 백성들의 원성은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그런 임금에게도 금쪽같이 아끼는 세자가 있었다.
세자는 임금과 중전의 장점만을 닮은 원자(元子) 였다.

신하들은 패악질을 부리는 임금아래 총명하고 멋진 세자가 있으니 조금 더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일했지만
임금의 폭정은 나날히 심해져 신하들의 인내심도 한계치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날, 세자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고 만것이다.
세자 하나만 믿고서 버텨오던 신하들은 물론이고 임금도 세자마저 자신의 곁을 떠날것이란 공포심에 사로잡혀 신하들에게 어명을 내렸다.

"의원, 무당 할것없이 세자를 치료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자를 데려와라. 어서!
데려오지 못한다면, 그 자의 가문을 멸할것이다."

왕의 어명을 들은 신하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허나
가장 많은 관리를 배출한 가문, 즉 청연의 가문만은 그런 임금의 어명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저 평소대로 생활하는 것 뿐 이었다.

닷새가 지났을까, 한 신하가 드디어 세자를 치료할 의원을 모셔왔다며 임금의 앞에 두 사람을 데려왔다.
허나 의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허름하기 짝이없는 꼴 이었다.
온몸은 흙먼지로 더럽혀져 임금조차 헛기침을 하고선 얼굴이라도 씻고오라며 잠시 밖으로 내보냈을 정도에 한명은 말을 잘 못하여서 옆에서 해석해주어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임금은 이들이 무척 못마땅했다. 과연 정말로 세자를 치료할 수 있을지, 아니 애초에 의원이 맞는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중 드디어 그 의원이란 자들이 얼굴을 씻고 다시 임금앞에 섰다.
임금이 말을 하려 입을때기도 전에, 그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실은 저희는 의원이 아니옵니다. 허나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습죠."

그들의 말 한마디에 신하와 왕이 일제히 방법이 무엇인지 묻자, 그들은 웃으며 답하였다.
"복숭아 나뭇가지를 구하여 주십시오. 되도록이면 오래된 복숭아 나무가 더욱 좋습니다. 그후 달의 절반이 가려진 날, 나뭇가지를 서쪽을 향하게 놓아주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세자저하는 말끔히 나을것이옵니다."

임금은 그들의 말은 듣곤 오래된 복숭아 나뭇가지를 가져오라며 어명을 내렸다.
허나 그동안 웃는얼굴로 부드럽게 대하던 김씨 관리들이 일제히 얼굴이 굳었다. 그후 한 관리가 입을 열었다.

"아니되옵니다. 저 자의 말은 전하를 속이려는 여우의 짓 이옵니다! 명을 거두시옵소서, 저 간악한 여우의 속셈에 넘어가시면 아니되옵니다!"

그토록 조용하던 김씨 관리가 한순간에 궁궐이 쩌렁쩌렁 울릴정도로 크게 반대하자, 임금은 일단 의원들을 내보내고 그 관리를 따로 불러내어 하문하였다.
"과인은 임금이기전에 한 사람의 아버지요, 허나 자네는 어찌그리 냉정하게 판단하시는것이오? 무척 실망스럽소이다."

왕의 말을 듣자 관리는 표정을 굳힌뒤 말하였다.
"소관이 잘 아는 사람이 하나 있사온데, 그 자는 장차 하늘의 일부가 될 인물이옵니다. 부디 그 자에게 명을 내리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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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1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쓴건데 너무 급전개같다
ㅈㅅ 필력이 많이 딸림
다음엔 청연이랑 비화 분량 더 넣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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