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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나세르 그눈 누구인가?

SalvadorAllend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5 20:38:43
조회 219 추천 4 댓글 2
														

미소냉전이 한참이던 1950년대 두 진영사이에서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려고 했던 국가들이 있었다. 당시 이런 국가들을 가리켜 부르는 용어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제3세계(The Third World)였다. 제3세계 국가들 중에 아랍 국가들을 상징하는 한 인물이 있었다. 그는 군인 출신으로 혁명으로 정권을 잡고 대통령이 된 인물로 1950년대 이스라엘의 견제를 받고 있던 아랍 국가들에게 있어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그가 바로 이집트의 가말 압델 나세르(Gamal Abdel Nasser)다.


나세르는 유고슬라비아의 티토,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인도의 네루등과 더불어 제3세계 진영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또한 1960년대 아랍 사회주의(Arab Socialism)라는 이데올로기를 중동 지역에 전파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아랍 사회주의는 리비아의 카다피, 이라크의 후세인, 시리아의 하페즈 알아사드 등의 지도자들에게도 영향을 받았다. 쉽게 말해 나세르는 중동 현대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자, 제3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원지인 이집트의 근현대사는 3세기 동안의 오스만 제국의 지배와 제국주의 국가 영국의 지배를 받은 역사였다. 신사의 나라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19세기부터 산업 혁명으로 제국주의 국가가 된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명답게 세계 4대 문명의 발원지인 이집트를 무력으로 식민지 지배를 했었다. 영국의 지배에 놓인 19세기 이집트에선 독립운동이 일어났었고, 영국의 폭압적인 통치에 많은 이집트인들이 반영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그로부터 4년 뒤인 1918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나세르였다.


1937년 왕립 육군 사관학교에 입학한 나세르는 제2차 세계대전이 지속되는 와중에 독립 국가의 탄생을 목표로 했고, ‘자유 장교단’이라는 조직을 결성하기 시작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 이후 나세르는 1946년 육군 참모 대학에 들어가 2년 과정을 마쳤고, 1948년 이스라엘의 탄생 과정에서 일어난 제1차 중동전쟁에 참전했다. 제1차 중동전쟁이 끝난 이후 이집트에는 군주제가 유지된 국가가 되었다. 당시 이집트의 왕이던 파루크는 부정부패와 더불어 말도 못하는 사치를 부리는 인물이었고, 그로인한 이집트의 빈부격차와 부정부패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것이 결국 나세르가 자신의 조직인 자유 장교단을 이끌고 혁명을 계획하게 되는 이유였다.


1952년 7월 나세르는 자유 장교단을 동원하여 혁명을 실행했고, 궁극적으로 혁명에 성공했다. 이후 정권을 잡게 된 나세르는 초반에 나기브라는 인물에게 명목상 지도자 자리를 맡겼지만, 이후에 자기 자신이 대통령직을 맡으며 명실상부 이집트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나세르가 집권한 이집트는 과거하고 달랐다. 물론 초기의 나세르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둘다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서방과 갈등하면서 소련의 흐루쇼프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으며 친소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 토지개혁과 더불어 각종 개혁을 실시했고, 1960년대에는 이집트의 산업체와 기업들을 국유화 했다. 또한 반동적 자본가들을 체포하여 그들의 재산을 몰수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은행, 보험회사, 기타 많은 기업들이 국유화 됐다.


이처럼 나세르는 진보적인 정책들을 많이 실행했다. 나세르가 이집트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1956년에 단행한 수에즈 운하를 완벽히 이집트 소유로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19세기에 완공된 수에즈 운하는 당시 영국 프랑스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영국에 맞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나세르에게 수에즈 운하는 당연히 식민지 지배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는 대다수의 이집트인들이 가지고 있던 감정이었다. 따라서 나세르는 1956년 수에즈 운하의 이권을 독점하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 세력을 몰아내고, 그곳을 이집트 소유로 만들었다.


물론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1948년에 무력으로 남의 나라 땅을 강탈하고 탄생한 이스라엘 또한 마찬가지였다.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이스라엘은 이집트 군대를 공격하여 수에즈 운하를 접수했다. 당시 혼자서 싸우던 나세르는 군사적으로 제국주의 연합군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영국을 반대하여 소련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제국주의적 행위를 지지했다. 그러나 수에즈 사태에서 국제적인 여론은 이집트의 나세르 편이었고, 외교와 정치적인 부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에즈 운하를 다시 되찾았다. 이에 따라 나세르에 대한 민중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나세르의 가장 큰 업적을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이집트를 자주적인 국가로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1967년에 일어난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막강한 공군력으로 인해 개전 초기에 300대 이상의 항공기(전투기, 폭격기, 수송기를 포함해서)를 잃고, 이집트의 영토 또한 이스라엘에게 빼앗기면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세르에 대한 민중의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패전의 책임을 묻고 사퇴하려고 하자 민중들은 “나세르여! 우리를 버리지 마십시오!”라고 왜쳤다. 왜일까? 그것은 바로 이웃국가인 이스라엘이 제국주의적이고 매우 폭력적인 전쟁을 중동 지역에서 저질렀고, 나세르는 이에 맞서 자주적인 국가 이집트를 지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가지 진보적 사회개혁들이 민중에게 성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물론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빼앗긴 영토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혹은 욤 키푸르 전쟁)에서 나세르 사후 정권을 계승한 사다트(Sadat)가 되찾았다.


이집트의 초대 대통령 나세르는 죽기 직전 미국의 평화 협상안을 받아들였고, 이집트 입장에서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1970년 9월 28일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52세였다. 나세르가 사망하자 이집트는 추모의 물결로 휩싸였다. 많은 이집트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고, 수많은 아랍 국가에서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나세르가 남긴 유산은 분명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이집트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책에 나온 그에 대한 평가를 인용하겠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집트인들에게 있어서 나세르는 국가 독립의 건설자였으며, 다른 아랍인들에게는 아랍의 역사적 유산에 자긍심을 가지고, 아랍의 영향력을 드높이기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을 주장하면서 아랍 민족주의를 소리 높이 외친 선지자였다.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하고, 그 결과로 야기된 서구의 압력(이를테면 영불 연합군의 침공)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굽힐 줄 모르던 그의 용기는, 아랍인들이 식민 종주국의 강요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여설히 보여준 쾌거였다. 1950년대 이래 중동 정치 역학의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투쟁적 아랍 민족주의는 그가 남긴 유산이다.”


출처 : 인물로 읽는 세계사 30 나세르 p.156


나세르는 자주적인 국가를 건설하고자 한 평생을 바쳤다. 그는 독립운동가였고, 혁명을 통해 봉건왕조를 타도했으며 자주적인 국가 이집트를 탄생시켰다. 1950년대 당시 그는 영국을 몰아내려 했고, 미국의 지원을 얻고자 했었다. 거기서 NATO의 가입을 권유받기도 했지만, 영국과의 동맹은 있을 수 없었기에 이를 거절했다. 더 나아가 그는 미국과 경쟁하던 소련의 지원을 받았고, 1960년대 아랍 사회주의라는 이데올로기 내지는 정치 체제를 탄생시켰다. 나 또한 나세르의 이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한 시대를 살다간 자주적인 지도자였다. 앞으로도 나세르는 이스라엘과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 자주적인 국가를 지킨 지도자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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