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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번역] 알랭 드 브누아 - "서구"는 잊어라

ㅇㅇ(220.120) 2020.07.10 14:48:13
조회 633 추천 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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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lain de Benoist - The "West" Should Be Forgotten


“서구”(West)? 레몽 아벨리오(Raymond Abellio)는 “유럽은 공간적으로 고정된, 다시 말해 지리적으로 고정된 존재이며, “유동적인” 서구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실제로, “서구”는 끊임없이 퍼져가며 방향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처음 이 용어는 해가 떠오르는 지역(Morgenland)과 반대되는, 해가 지는 지역의 땅(Abendland)을 뜻했었다. 3세기 후반 디오클레티아누스(Diocletian)의 통치가 시작되면서, 동쪽과 서쪽 간의 대립은 서로마 제국(밀라노와 그 이후에는 라벤나를 수도로 삼은)과 콘스탄티노플의 동로마 제국 간의 구별로 이어졌다. 서로마는 로물루스 아우구스투스의 퇴출과 함께 476년에 모습을 감추었다. 그 이후 서구와 유럽은 오랫동안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18세기가 시작된 이래, “서구의”(Western)라는 형용사는 “유럽의 시스템”, 혹은 “동구권”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가 포함된)과 반대되는 것으로서, 새로운 세계, 또한 “아메리카의 시스템”이라 불리는 이 새로운 세계를 가리키는 바닷길에 빛을 밝히게 되었다.


전간기의 서구는 슈펭글러의 저작에 나타난 예시대로, 언제나 유럽과 결부되어오면서, 매력적인 대상이자 (르네 게농) 하나의 허수아비가 되어버린 (앙리 마시스) 동양(Orient)과 대비되었다. 냉전기동안, 서구는 서유럽과 잉글랜드, 미국과 같은 앵글로색슨 동맹국들을 포함하는 동시에 소비에트 러시아가 지배하던 “동구권 블록”과 대립되었다. 미국이 자신의 헤게모니를 합리화하도록 만드는 이러한 관점은 소비에트 시스템이 몰락을 겪고도 살아남았다 (또한 헌팅턴의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날, 서구는 다시금 새로운 의미를 얻어가고 있다. 이것은 가끔 순전히 경제적인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서구”는 모조리 발전되고, 현대화되고, 산업화된 나라들이며, 일본, 남한, 호주, 그리고 구 “동유럽”과 북미, 남미의 나라들을 포함한 것과 같다. “빛은 동방에게서, 방탕함은 서방에게서”(Ex Oriente lux, luxus ex Occidente), 폴란드의 작가 스타니스와프 예르지 레츠(Stanisław Jerzy Lec)는 우스갯소리로 이와 같이 조롱한 바 있었다. 서구는 그저 근대성의 개념과 한 몸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공간적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범세계적인 단위에서, 그리고 서구인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열광적인 동양(furor orientalis)의 최종적 현현으로서, 서구는 이슬람과 대립한다. 그에 따라, 근원적인 분할은 “유대-기독교의” 서구와 “아랍-무슬림의 동구”를 분리하는 것이며, 몇몇 이들은 “로마”와 “이스마엘”(Ismaël)의 최후의 투쟁은 – 곡과 마곡의 전쟁 – 메시아의 시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거리낌없이 말한다.


실상은, 동질적인 “동양”이 없듯이, 하나의 단일한 “서구”같은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서구”라는 관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유럽이 무관심과 “현실적인 물질주의”로 빠져든 이래, 그리고 종교가 하나의 사적인 문제가 되어가는 사실을 비추어 보면 전반적인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서구는 이제 유럽의 수호가 서구에 맞서 싸우는 것을 주로 의미한다는 점에서, 서로 완전히 해체되어가고 있다. 더 이상 그 어떠한 지리적 영역과도 연관되지 않으며, 문화적인 부분은 두말할 것도 없기에, ‘서구’라는 단어는 영원히 잊혀져야 할 것이다(the word ‘West’ should be forgotten for good).


그보다 유럽에 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객관적으로 생각함으로써, 다시 말해, 그것의 자아로부터 자기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것으로부터 이점을 취함으로써, 그리고 진실, 정의, 그리고 선의에 기반을 두어 객관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유럽은 갑작스레 보편적인 것(the universal)으로 접근하길 희망한다. 그것은 여타 다른 문화에게서 발견된 바 없는 열망이었다. 장 프랑수아 마테이(Jean-François Mattei)는 “보편적인 것의 이론적 관점”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한다. 이러한 보편적인 것의 관념은, 본래 종교적인 속성을 지녔으나 그 이후 세속적인 속성을 지니게 된 보편주의(universalism)로 전락해버린다 (보편적인 것과 보편주의의 차이는 자유(liberty)와 자유주의(liberalism)의 차이와 같다). 동일성을 향한 문제에서, 보편주의는 다름(Difference)을 대가로 하는, 즉, 다양성에 대한 단일성의 탁월함을 단언하는 동일한 것의 이데올로기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모든 보편적인 개념은 필연적으로 특정한 보편적인 것의 이해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숨겨진 자민족중심주의를 반영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자아로부터 타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타자의 관점에서 타자를 이해하려는 요구가 존재했으며, 이 두 방식은 훌륭하면서도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그 이후,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로 존재하는 것을 포기했다. 이것은 곧 비극임이 드러나게 되었다.


유럽은 모든 면에서 이제 몰락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럽의 구성은 우리 눈앞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유럽은 “경제 행성에 서있는 환자”(마르셀 고셰)일 뿐만 아니라 전례 없던 지성과 정치적 의지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유럽은 현재의 국면들이 – 국경 없는 대자본과 기술-과학 – 영원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이외의 것들의 불가능성, 그리고 특히 더 나은 것을 바랄 수 없는 관념에 의해 이끌어내진 역사로부터 벗어나길 희망한다. 타인의 역사의 한 일부이자 대상이 되어가는 추동력에 자리를 내준 유럽은 자신의 자아로부터 자기 스스로를 배제시키고 있다. 과거의 빈곤과 미래의 공포 사이에서, 유럽은 추상적인 도덕주의와 실체 없는 원칙들이 자신을 그것의 존재속에서 번영하는 것으로부터 구제해줄 것이라고 믿는 것 – 설령 그 대가가 변질이라고 할지라도 –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역사는 비극적이라는 것을 잊는 것, 그 어떤 힘의 고찰도 거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 그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합의를 추구하는 것, 무기력한 것 마냥 무중력의 상태에서 부유하는 것, 이것은 자기자신의 소멸에 대한 동의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멸을 도덕적 우수함에 대한 한 증거로 해석한다. 이로부터 니체가 이야기했던 “최후의 인간”에 관해 분명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몰락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몰락의 주체, 영구적인 “몰락”의 주체 그 자체다. 이 문제는 문화적 비관론에서 비롯된 오래된 전통의 파생물이 아니다. 우리는 역사란 인간 행동의 범위를 뛰어넘는 고유의 법칙에 순응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서구의 몰락이 존재한다면, 그렇다면 이 몰락은 저 멀리서 다가온 것이기에 [단순히] 세계화와 같은 현 상황으로 환원되어져선 안된다. 한 문화의 운명은 그것의 기원에 내포되어 있다. 문화의 기원은 자신의 역사적 여정, 서술 능력, 이야기의 내용물을 결정하기에, 문화의 역사는 그것의 기원에 의해 결정된다. 역사적으로 서구적 발상은 우선 형이상학적 형태로 자신을 표현했으며, 그 이후 이데올로기적 형태로, 그 다음은 “과학적” 형태로 스스로를 표현했다. 분명, 이것은 오늘날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서구는 말해야 하는 모든 것을 이야기해왔으며, 모든 유망한 방식으로 자신의 모든 신화들을 결부시켰다. 이제 에너지의 고갈, 그리고 전반에 드리워진 니힐리즘과도 같이, 혼돈스러운 해체의 종말에 다가가고 있다.


진정한 문제는 이미 근대성을 받아들였으면서, 이론과 실제적인 부분에서 보편적인 것을 체득한 새로운 형태를 세계에 제공할 또다른 문화가 존재하는가, 혹은 그 부분과 관련해서 종착 단계에 다다른 서구 문화는 또다른 문화를 창조해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정말로 그렇다면, 한 문화가 폐쇄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또다른 문화가 그것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이미 많은 문화들의 초석이 되었으며, 그렇기에 다시금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경고들을 포착해낼 필요가 있는 새로운 문화의 본고장이 되어선 안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는 선대의 것을 따르되, 그것의 연장이 되진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불필요한 한탄에 빠지는 것 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날카로움을 지닌 시각이다.


우리는 슈펭글러로 다시 돌아왔지만, 한 가지 수정이 필요하다. 끝에 도달함은 곧 새로운 시작의 전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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