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두 달 남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주 3박 5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2천8백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서, 구글과 주미한국대사관 등을 방문했다는데요.
그런데 류 위원장이 귀국한 뒤, 미국 본사의 연락을 받은 구글코리아가 방심위를 항의 방문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구글코리아의 간부 2명이 어제 오후, 방송통신심의위를 찾았습니다.
이례적인 '항의성 방문'이었습니다.
이들은 방심위의 국제협력단장 등을 만나, 몇 가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지난주 워싱턴d.c에서 구글 측 인사들을 만난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사전 협의되지 않은 질문을 던진 이유와 면담 직후 낸 관련 보도자료의 내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15일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구글을 찾은 류 위원장은 최근 한국에서의 범죄 생중계 영상이 유튜브에서 장시간 노출됐다고 구글에 항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책상을 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마컴 에릭슨 부사장 등 구글 관계자들이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류 위원장은 귀국 뒤 첫 출근인 그제 간부회의에서 당시 상황을 부인하지 않았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구글 미팅에서 인상 쓰고 언성을 높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류 위원장 스스로 자랑하듯 얘기했다"는 겁니다.
방심위의 한 관계자는 "공식 회의에서 책상을 내리칠 수 있겠냐"면서도 "쳐도 쾅 치는 건 아니었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커지거나 그랬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심위 노조는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며 "무례한 회의를 처음 경험했을 구글 임직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류희림 위원장은 물론, 당시 출장에 동행했던 방심위 관계자 역시 MBC의 여러 차례 통화 시도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50231
방심위는 류희림 위원장의 미국 출장 도중 각 기관들과의 실무 협의 성과라며 두 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특히 구글에게서 불법·유해 콘텐츠의 신속한 차단을 약속받았다고 공개했는데, 이 대목이 항의 방문까지 받게 된 배경인 걸로 보입니다.
류희림 위원장이 미국에 머물던 지난 16일, 방심위는 두 쪽짜리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구글이 유튜브의 불법·유해 콘텐츠를 최대한 신속히 삭제·차단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는 제목입니다.
구글의 마컴 에릭슨 대외정책 담당 부사장이 류 위원장에게 '약속'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한국시각으로 이날 새벽, 에릭슨 부사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류 위원장이 '최근 한국에서 살인 생중계 콘텐츠가 요청 10시간 뒤에야 유튜브에서 삭제된 것에 우려를 표하며 신속 조치를 요청했고, 에릭슨 부사장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겁니다.
나아가 "류 위원장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허위 조작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에 선제적인 자율규제조치를 요청했다"면서 "자율규제 협력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걸로 기대된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보도자료 배포 직후, 방심위 내부에서조차 의구심을 제기하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방심위의 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우선 가치로 표방하는 구글이 외국 심의기관의 요구를 곧바로 수용해 정책에 반영할 의무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현격한 인권 침해나 개별 국가의 실정법 등 객관적 근거가 전제돼야 구글의 정책 변경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구글은 과거 '5.18 북한군 개입설' 등 허위 영상 삭제 요구 때 미온적 태도를 보이다 '5.18 왜곡 처벌법' 시행 이후 삭제 처리에 속도를 냈습니다.
MBC는 류 위원장의 방문 성과라며 공개한 구글의 '약속'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등을 추가로 질의했지만 방심위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5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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