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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Pleasures 1장앱에서 작성

조용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8.29 11:06:47
조회 305 추천 3 댓글 1
														

릴에서의 일이 있은 후로 나는 NME와 사운드 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바니와 공연을 같이 다니기 시작했다. 바니는 내가 솔포드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났다. 그 친구는 지금도 내가 바니라고 부르면 화를 낸다.
'아니 씨발 바니라고 부르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다른 사람들은 다 버나드라고 불러.'
하지만 학교에서는 다들 바니 러블(역주: 고인돌 가족)이라고 불렀는데 이건 예전 조이 디비전 인터뷰에도 짤막하게 실려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성이 디킨이었는데 이거 갖고도 많이 놀렸다. 뭐라고 놀렸는지는 아마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일 것이다. 그는 졸업한 후에 성을 섬너로 바꿨다.
그런데 바니랑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다. 같은 동네도 아녔다. 나는 랭커스터에 살았고, 그는 글로스터에, 나머지 둘(역주: 모리스, 길버트)은 워윅과 요크에 살았다. 같은 수업을 몇 번 듣긴 했는데 많이 겹치지는 않았다. 내가 처음 그를 만났을 때의 기억은.. 내가 체육관 밖에 서있는데 녀석이 나타났다. 그래서 내가 '좋아?' 이랬는데 녀석이 '좋냐고?' 라고 되물었다. 이게 녀석과의 첫 번째 접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만해도 우리가 남은 인생을 함께한다거나 음악 세계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바꿀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처음 만난 그 당시에도 바로 친구가 된 것도 아니고 3학년이 될 때까지도 안 친했다. 그때 쯤 우리는 둘 다 빡빡이가 됐다. 그때쯤 우리는 둘 다 스쿠터가 있었는데 바니가 먼저 타기 시작했다. 그때가 운전 연령이 16세에서 17세로 바뀔 때였는데 바니는 스쿠터를 사기 위해 나이를 한 살 속였다. 내 생일은 2월이었기 때문에 나는 1년을 기다려야했다. 우리는 점점 음악에 빠져들게 됐다. 레게와 소울로 시작해서 팝으로 바뀌었다. 바니의 스쿠터는 그의 최애 그룹이었던 '산타나' 라는 글씨의 스티커로 장식되어있었고 내껀 그들의 2집이었던 '아브락사스' 였다. 우리는 우리의 산타나 테마 스쿠터를 타고 랭궈디로를 달리며 같이 놀 여자들을 찾아다녔다.
우리는 죽이 잘 맞는 망나니들이었다. 항상 문제가 따라다녔다. 항상 물건들을 훔쳤는데 밴드에 들어갈 때까지도 이 짓을 계속했다. 우리는 조이 디비전이나 뉴 오더 활동하면서 유치장도 들락거리는 형편없는 놈들이었다. 그렇게 멋진 공연들을 다니면서 백스테이지에서 마약을 하고 체포되곤 했다. 이제 여러분들은 해피 먼데이즈나 초창기 오아시스도 이런 불량배 이미지로 알고 계실텐데 이들도 우리와 똑같은 배경을 갖고있다. 그저 노동 계급 도둑놈들일 뿐이었던 거다. 가진 거 없이 태어났으니 훔칠 수밖에. 음악을 할 때에도 똑같은 자세였다. 무언가를 시작할 땐 그런 식인거다. 우리가 달랐던 점은 아무도 우리가 그런 짓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예술적이고 지적인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공연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는데 레드 제플린도 보고 카크니 레벨도 보고 당연히 딥퍼플도 봤는데 딥퍼플은 반정도 보다가 바니가 이가 아프대서 중간에 나왔다. 걔만 나온 게 아니라 다 같이 나왔다. 걔는 항상 혼자 안 나오고 꼭 다같이 나와야했는데 그럴 땐 죽이고 싶었다.
1976년 4월의 어느 쉬는 날에 나는 섹스 피스톨즈에 관한 기사를 처음으로 접했다. 나랑 스튜어트 휴튼, 대니 리, 그리고 대니 매퀴니는 325파운드에 산 내 새 차 마크 텐 재그 420G로 토퀘이와 뉴퀘이로 가기로 했다. 차 등록 번호도 기억난다. KFR 666F(아직도 내가 이걸 기억하다니 웃기네). 크레이스가 갖고 있던 거랑 같은 모델이었다. 거칠지만 즐길만했다는 건 말할 것도 없겠지. 우리는 문제 없이 가고있었다. 그 날은 절대 못 잊을 거 같다. 타이어에 힘이 빠져서 한 시간에 50 마일도 못 달렸고 거기까지 가는데 몇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확실히 생각나는 건 그때가 오전 7시의 뉴퀘이였고 나는 전날에 마신 술이 덜 깬 채로 주차장에 앉아서 멜로디 메이커를 보고있었다. 그 잡지엔 섹스 피스톨즈 기사가 실려있었고 난장판이 벌어진 내쉬빌 룸의 공연 사진이 담겨있었다. 동이 트고 있었고 친구들은 내 차에서 코를 골고 있었는데 나는 그 콘월의 주차장에 앉아서 어떤 직감을 느꼈다.
일단 어떤 그룹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잘은 몰라도 레드 제플린이나 딥퍼플보단 인간적이어야 했다. 솔포드의 중산층 무지렁이들에게 그 사람들은 너무 비범해서 그냥 다른 세상에 가서 사는 게 좋을 거 같았다. 나는 진심으로 레드 제플린을 보면서 '아, 나는 존 폴 존스같은 뮤지션이 되야지' 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는 그 세계에선 신적인 존재였다. 나도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즐겼다. 그치만 그들을 흉내낸다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섹스 피스톨즈는 말이지.. 그들도 중산층 무지렁이 같아 보이긴 했지만 그게 내가 이제껏 봐왔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나는 제임스 딘의 엄청난 팬이었고 자이언트와 이유없는 반항도 봤다. 그리고 그 순간의 나는 그와 이런 펑크족들과 나와의 연결고리가 있음을 느꼈다. 그 건방지고 반항적이고 오만한 아이 같은 것들이 말이다. 50년대 미국의 화려함과 70년대 영국의 칙칙함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피스톨즈는 그것들의 어떤 연결통로 같았다. 그리고 그들이 매 공연마다 싸움을 하고 다닌다는 평판과 그들이 이 현상의.. 펑크 무브먼트의 일부라는 사실에 나는 '아 존나 얘네 봐야겠는데' 라고 생각했다.


-이 장의 앞부분은 릴이라는 곳에서 드라이브 하다가 Sebastian 듣고 카크니 레벨과 보위 등에 빠진 이야기, 시상식에서 카크니 레벨의 스티브 할리를 보고 당황해서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줄행랑 친 얘기가 나옴. 너무 길어질까봐 커트했는데 에피소드 하나만 다룬다는 게 이렇게 길어졌네. 다음 화는 2장은 아니고 챕터 사이에 짤막하게 다루는 일화들 중에 하나를 소개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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