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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사무라이 닌자 슬레이어 : 하이눈 닌자 노마드 (후편)

더라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13 06: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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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 '닌자 슬레이어 PLUS'에 게재된 과거편 에피소드

· 시계열은 전국시대의 어디쯤 

· 닌자 슬레이어는 네오 사이타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소에 존재해왔다.

· 닌자 슬레이어가 된 주인공 '키루지마'는 약사 '유후코'에게 목숨을 구원받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 역참 거리 오미노로시는 냉혹한 대관의 지배 아래에 놓여있다.

· 키루지마는 유후코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 다음 날 오후, 키루지마는 대관의 전령이 닌자라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촌장 저택 앞에서 그에게 도전하여 죽였다.

· 한편, 밀고를 받은 유후코의 앞에 수수께끼의 허무승이 나타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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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닌자 슬레이어 [하이눈 닌자 노마드] #5





"앗" 하고 외치며, 베려 들었던 아시가루의 목이 오히려 높이 솟구쳤다. 절단면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남은 몸뚱이가 허리띠가 풀린 기생처럼 회전하다, 칼을 든채로 뒤로 쓰러져 큰 수레 위에 뒹굴었다. 흉측하고도 거친 절단면이었다. 1


그 직후, 수십 개의 외침과 노호가 대로를 가득 메웠다. 키루지마의 닌자 청력은 그 안쪽, 다른 소리에 덮여 짓눌린 유후코의 비명을 확실히 포착했다. 이를 악물자 키루지마의 이마와 정강이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2


"놈은 부상을 입었다!" "요츠야노쿠니의 문장에 걸고!" "패전 무사를 죽여라!" 오카미(주인)에 대한 열렬한 충성심으로 눈을 이글이글 번뜩이면서 계속 앞길을 막는 아시가루 부대. "들어라! 놈을 해치운 자에게는 대관님께서 쌀 20가마를 내리신다!" 3


"어이, 들었나!" "하겠어!" "죽여! 죽여! 죽엿-!" 눈빛이 바뀐 젊은이들, 야쿠자, 전투 오이란, 은퇴한 스모꾼. 높이 든 창, 칼, 괭이, 낫, 쥘부채, 쇠봉. 집집마다 2층에서 화살을 쏴대는 은퇴 낭인들의 화살비 혹은 투망, 돌팔매! 4


"이얏-!" 키루지마는 몰려드는 적을 좌루 우로 베어 넘기며, 무자비하게 돌진했다. ""끄악-!"" 절규와 피가 흩날린다! "이얏-!" 키루지마가 여관방 2층에서 쏜 화살을 칼로 베어 넘기고, 그대로 회전참격. 눈 앞의 아시가루를 역대각선으로 베어낸다. "끄악-!" 피보라, 튀는 피! 5 


눈앞의 시체를 박차고 키루지마는 큰 수레 위로. 두 다리에 힘을 준다. 강철 멘포에서 검은 증기. 높게 회전도약. "이얏-!" 지붕 기와에 착지. 뼈가 삐걱거리고 다리가 비명을 지른다.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착지. 다시 달려 나간다. 유후코의 집이 있는 직인 거리 방향으로. 그리고 또 다른 닌자의 기척을 향해. 6


키루지마는 평범한 사내가 아니다.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지금에 이르러 오미노로시의 공기는 오카미를 향한 정신 나간 충성심과 쌀가마에 대한 야심, 그리고 리얼 닌자의 사악한 기운이 뒤섞여 이상한 아트모스피어를 빚어내고 있었다. 그 아트모스피어에 휩쓸린 아시가루와 마을 사람들이 욕설을 내지르며 증오와 함께 키루지마의 뒤를 쫓고 있었다. 잔인한 상어떼처럼. 7


정오. 닌자. 떠돌이. 하늘에는 찬란한 태양과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하지만 은맥 광산에서 불어 오는 마른 바람에 섞인 것은 죽은 원령들의 억울해 하는 소리. 바야흐로 그 소리 없는 소리는 닌자를 죽여라, 닌자를 죽여달라고 키루지마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8


머리 속에서 노이즈 섞인 소리로 울려 퍼진다. 그 중에서도 한층 더 날카롭고, 송곳처럼 꽂히는 목소리. ......유후코를. 이 역참 거리에 남겨두고 말았다. 졸자의 처를. 악의에서. 닌자의 행패에서. 구해달라고. ......그 목소리는 나라쿠의 홍소와 뒤섞여 키루지마에게 힘을 주었다. 9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다. 이것은 결단코 자신의 마음이 아니다. 이것은 자신의 복수다. 어느 누구도 조종하게 두지 않는다. 나 자신의 집을 위한 복수다. 그저 지옥으로 이어지는 복수다. 누구도 짊어지고 갈 생각따위 없다. 누구도 휘말리게 할 생각따위 없다. 그러나 지금은 흘러 들어오는 닌자를 향한 증오가 자신의 힘이 된다. 10


심장이 증오의 힘으로 백박치고,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어 간다. 온몸에 힘이 넘쳐간다. 닌자를 죽이기 위한 힘이. 이제 되돌아갈 길은 없다. 설령 영원히 저주받을지라도. 자신은 그날의 닌자를 죽인다. 처자를 벌레처럼 죽인 증오스러운 닌자를......! 11


"Wasshoi!"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도약하여 여러 명이 살 수 있게 길게 지은 집의 지붕에서 뛰어 내려 우물 옆에 착지. 직인 거리 입구를 노려보았다. 이미 아시가루들이 수비태세에 들어가 창끝을 그에게 겨누고 있었다. 오늘 오미노로시에 온 아시가루대는 처음부터 둘로 나뉘어, 한쪽은 촌장 저택으로, 다른 한 쪽은 직인 거리로 왔던 것이다. 12



◇◇◇ 13



"책형을 집행하라." 허무승 삿갓을 쓴 남자가 문을 열고 집안에서 유후코를 길거리로 끄집어내 바닥에 구르게 했다. 그 허리띠를 쭉 당기면서. "응앗-!" 유후코는 팽이처럼 회전하면서 아시가루와 마을 사람들이 무리를 짓고 있는 거리에 반나체가 되어 뒹굴었다. 한낮의 태양 아래, 새하얀 가슴과 허벅지가 드러났다. 14


너무나 큰 치욕에 유후코의 얼굴에서 더욱 핏기가 가셨다. 손은 무의식 중에 세푸쿠를 위한 날붙이를 찾았고, 그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혀를 깨물어 세푸쿠를 시도했다. "아직 죽게 두지 마라." 라 허무승 삿갓을 쓴 나자가 손으로 가리키자, 곧바로 아시가루가 재갈을 물려 그녀의 세푸쿠를 저지했다. 15


"아깝군......" "나무삼보*......" 아시가루들은 꿀꺽 침을 삼키며 유후코의 몸을 책형대에 고정했다. "잇히히히! 죄상은 무어라 할깝쇼?" 서예용 붓과 목판을 든 노인이 허무승 삿갓 닌자 옆으로 달려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깊이 숙여 물었다. 16

* 1.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함. 2. 놀랐을 때 내는 말, 아차, 아뿔싸 등으로 번역 가능


"죄상 따위야 정해져 있지. 『이 여자, 오카미(주인님)에 대한 반역을 꾀한 혐의에 따라 치욕을 보인 뒤 처형하겠노라』......" 허무승 삿갓을 쓴 남자가 말했다. 그 순간, 대로 쪽에서 한쪽 팔이 잘려나간 아시가루가 실금하면서 달려왔다. "큰, 크크크큰, 큰일입니다! 츠네오=상이! 츠네오=상이 패전 무사의 손에 걸려서......! 촌장의 집도 무너지고......!" 17


"어이, 저건......!" 다른 아시가루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 뒤쪽을 가리켰다. 저벅, 저벅 자갈을 짓밟으며 직인 거리로 걸어오는 사악한 그림자가 있었다. 그것은 칼을 오른손에 쥐고, 온몸을 적의 피로 새빨갛게 물들인 괴물과도 같은 패전 무사였다. 18


강철 면포에서는 검은 증기. 그 패전 무사의 한 걸음, 한 걸음에는 엄청난 집념과 분노가 깃들어, 길 위의 흙에 짚신 모양이 남을 정도였다. "호오." 허무승 삿갓을 쓴 남자가 삿갓 안쪽에서 눈을 가늘게 떴다. 패전 무사는 상처 입은 한쪽 다리를 누르고 있어서 달리는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초췌해 보였다. 19


"응아아앗-!" 집 앞에서 책형대에 묶인 유후코가 재갈을 문채로 몸부림치며 소리치려 했다. "이 숫자에는 이길 수 없어요. 도망가시어요!" 라고. 그러나 그 말은 키루지마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들렸다 한들 키루지마가 멈출리가 없었으리라. 20


패전 무사는 유후코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를 그냥 두었다가는 오카미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아시가루가 몇 명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베어 넘겼다. 마을 사람과 아시가루들은 좌우로 나뉘어 길 가장자리로 물러났고, 막는 자는 없어졌다. 패전 무사에서 유후코의 책형대까지는 앞으로 다다미 20장 거리였다. 21


"화승총을 사용해라!" 하시가루 대장이 명령했다. "하이!" 긴 통을 든 아시가루 총수가 한 명, 이미 사격 준비를 완벽히 갖추고서 앉아쏴 자세로 겨냥했다. 화승총. 그것은 당시 갑주의 몸통마저 꿰뚫을 수 있어서 '사무라이즈 베인'이라는 별명으로 두려움을 산 전장식 머스켓총이었다. 22


화승총은 값비싼 물건이지만 대관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 아시가루 중대에도 한 정이나마 배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검게 칠한 긴 통. 그 위광 앞에 마을 사람들은 무심코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키루지마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쏴랏-!" 아시가루 대장이 지휘용 부채를 들었다. 23


BLAMN! 굉음이 울리고 마을 사람들이 벌벌 떨었다. 사십사구경 총구에서 치명적인 납구슬이 발사되었다. 패전 무사의 얼굴을 향해. "이얏-!" 검붉은 패전 무사는 한 걸음도 멈추는 일 없이, 한쪽 팔을 방패처럼 앞으로 내밀었다가 휘둘렀다. 그리고 앞으로 가기를 계속했다. 24


"아이엣!?" 아시가루 대장은 말문이 막혔다. 패전 무사의 손등 장갑이 검은 불꽃에 휩싸여 요사스럽고도 사위스러운 흑금(黑金)으로 변해있다는 것에. 패전 무사는 총알을 카라테로 튕겨낸 것이다. 그러나 갑옷의 몸통마저 관통하는 이문통* 화승총의 총알을 손등 장갑으로 튕겨내다니 인간의 행위가 아니다. 아시가루 대장의 어금니가 바들바들 떨렸다. 25

* 문(匁)은 일본의 무게단위로, 총알의 무게로 화승총의 위력을 표현한 것이다. 2문은 7.5그램에 해당한다.


"히익, 저 놈, 그냥 패전 무사가 아닌......" 대장의 얼굴에 무언가가 찐득거리는 것이 날아와 붙었다. 대장이 옆을 보니 사격을 이제 막 마친 아시가루가 죽어 있었다. 튕겨낸 납구슬에 머리가 꿰뚫린 것이다. 총수의 머리는 갉아먹은 사과처럼 도려져 피를 뿜어냈다. 26


아시가루 대장의 의심은 이제 확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저건, 닌자...... 닌자다......!" "겁먹지 마라! 오카미의 위광에 먹칠을 할 셈이냐!" 허무승의 큰 목소리가 주위를 짓눌렀다. 커다란 징소리가 울린 것처럼 아시가루와 마을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입을 다물었다. 허무승 삿갓을 쓴 남자가 앞으로 나와 패전 무사의 앞을 가로막았다. 27


이 허무승은 닌자. 키루지마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걸음을 멈추고서 안개 찢기 자세를 취하며 다다미 아홉 장 거리에서 서로 노려보았다.허무승이 아이사츠했다. "도-모, 코카트리스입니다. ......찾았다고, 닌자 슬레이어=상. 나의 독을 맞고도 여기까지 도망친데다, 심지어 툼스톤=상까지 폭발사산시킬 줄이야."


"도-모, 코카트리스=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패전 무사가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그 목소리는 낮게 억눌려 있었으나,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떨리고도 있었다. "요츠야노쿠니에까지 그대들 영업조합의 손길이 뻗어 있었다니. 하지만 수고를 덜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인가." 29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지?" 코카트리스가 품에서 총 여덟 장의 수리켄을 꺼내, 그것을 네 장씩 축 늘어뜨린 양손으로 매만졌다. 날카로운 칼날이 자신의 손바닥을 찢고, 타르를 방불케 하는 시커먼 피를 흘리게 했다. 이는 의도적인 행위다. 코카트리스의 피는 그 자체가 맹독이자 무기인 것이다. 30


"그 목, 줄줄이 받아가도록 하겠다." "당치도 못한 소리를!" 코카트리스가 웃었다. 그에게는 승산이 있었다. 며칠 전, 코카트리스는 들판에서 벌어진 이쿠사 배틀에서 맹독 수리켄을 여럿 적중시켜 닌자 슬레이어를 폭발사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지금 살펴보니 닌자 슬레이어는 그 때보다 더 심한 상처를 입고 있다. 걷는 것이 고작이다. 31


코카트리스는 무자비한 이쿠사 배틀을 뇌 속에서 구성했다. ......놈을 도발하여 시야가 좁아지게 하고, 유인한다. 그 순간 맹독 수리켄을 던진다. 놈은 이것을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할 터. 하지만 이쪽에는 수리켄이 여덟 장. 결국 회피할 수 없게 되어 여섯 장째, 혹은 일곱 장째에 놈은 몸을 젖혀 회피하는 것도 여의치 못하게 되리라. 그 순간을 노린다. 32


"네놈의 발버둥은 무의미해. 이 내가 네놈을 죽일 것이고, 툼스톤=상을 대신할 자가 이 지방에 파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평화는 지켜지고 오미노로시는 무엇 하나 바뀌지 않고 계속되겠지." "무엇 하나 바뀌지 않고, 헐값에 양귀비를 계속 기르게 하겠지." 키루지마가 안개 찢기 자세를 취하고서 노려본다. "그리고 그대들이 그 등골을 빨겠고." 33


"이 전란의 시대, 모탈 따위는 개미처럼 짓밟혀 죽을 운명. 그렇다면 살아서 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 아닌가?" 코카트리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대를 죽인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살의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똑바로 발을 내딛는다. "이얏-!" 코카트리스가 기선을 제압하며 오른쪽 수리켄 네 장을 투척했다. 34


코카트리스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붉은 잔광을 공중에 그리며 닌자 슬레이어가 그의 눈 앞에 있었다. 거합도*의 파고 들기 기술을 사용한 무시무시한 가속이었다. 게다가 맹독 수리켄을 그 몸으로 받아내어 자신의 몸을 버린 돌격이었다. 모든 것이 코카트리스의 오산이었다. 35 

* 발도술, 즉 칼을 뽑는 기술을 근원으로 하여 성립된 무도. 일본어 발음은 이아이도.


키루지마가 직인 거리 위를 달리지 않고 일부러 화승총 총구 앞에 몸을 드러내며 걸어온 것은 초췌한 탓도, 부상 때문도 아니었다. 그저 미쳐버린 나라쿠의 힘을 한계까지 억눌러, 죽음의 용수철 장치처럼 이 거합도 파고 들기의 한 순간에 폭발시키기 위해서였다. 36


"이얏-!" "끄악-!?" 코카트리스는 어깻죽지부터 가슴에 걸쳐 얕게 베여, 허무승 삿갓이 산산조각 났다. 맹독 피보라가 튀고, 상처투성이 얼굴과 놋쇠 면포, 동발 깎기*된 붉은 머리카락, 그리고 파충류 같은 사람의 것이 아닌 눈동자가 드러났다. 37

* 棟髪刈り, 토하츠가리. 모히칸 스타일의 일본어 표현이다.


지근거리에서 공수(가라테)를 주고 받은 뒤, 코카트리스는 피를 흩뿌리며 사연속 백 덤블링을 구사해 일단 뒤쪽으로 크게 물러났다. "이 무슨 무모함......!" 솟아나는 닌자 아드레날린 속에서 그는 검붉은 패전 무사를 노려보았다. 수리켄 네 장은 분명 명중했다. 그렇다면 도쿠(독) 짓수가 먹힐 터라고 코카트리스는 생각했다. 38


그러나 그것 또한 오산이었다. "살벌!" 닌자 슬레이어는 독 수리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개 찢기 자세를 취하고서 돌진해 왔다. ......그러나 어찌하여? 검은 불꽃이다. 같은 짓수에 두 번 당할 나라쿠 닌자가 아니었다. 수리켄에 칠해진 체액이 나라쿠의 힘으로 검게 타올랐고, 초자연적인 독이 키루지마의 체내로 침투하기 전에 이를 태워 막은 것이다. 39


"노, 놈을 죽여라! 여자도 죽여라!" 코카트리스는 소리치며 연속 옆구르기를 구사해 트라이앵글 리프를 펼쳐 아시가루 부대 속으로 무작정 달아났다. ""아이에에에에에에!"" 그 맹독 피보라를 맞고서 여럿 아시가루가 비명을 질렀다. 유후코는 자신의 죽음을 깨닫고 눈을 감은 채 나무아미타불이라 말했다. 40


키루지마가 피에 굶주린 사냥개처럼 코카트리스를 쫓으려다, 바로 직전에 멈춰섰다. 옆구르기를 구사해 유후코의 책형대로 향했다. 아시가루의 창끝이 유후코의 배를 장지문을 방불케 하듯 열어 제끼기 직전, 키루지마의 칼이 등뒤에서 아시가루의 목을 날렸다. 칼을 되돌리며 키루지마는 그녀를 구속하고 있던 밧줄과 재갈을 모두 끊어냈다. 41



사무라이 닌자 슬레이어 [하이눈 닌자 노마드] #5 끝. #6으로 계속





[이번 에피소드는?]

· '닌자 슬레이어 PLUS'에 게재된 과거편 에피소드

· 시계열은 전국시대의 어디쯤 

· 닌자 슬레이어는 네오 사이타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소에 존재해왔다.

· 닌자 슬레이어가 된 주인공 '키루지마'는 약사 '유후코'에게 목숨을 구원받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 역참 거리 오미노로시는 냉혹한 대관의 지배 아래에 놓여있다.

· 키루지마는 대관의 전령이 '툼스톤'이라는 이름의 닌자라는 점을 간파하고 촌장 저택 앞에서 그에게 도전해 죽였다.

· 한편, 밀고를 받은 유후코의 앞에는 또 다른 닌자 '코카트리스'가.......



◆◆◆◆◆◆◆◆



"노, 놈을 죽여라! 여자도 죽여라!" 코카트리스는 소리치며 연속 옆구르기를 구사해 트라이앵글 리프를 펼쳐 아시가루 부대 속으로 무작정 달아났다. ""아이에에에에에에!"" 그 맹독 피보라를 맞고서 여럿 아시가루가 비명을 질렀다. 유후코는 자신의 죽음을 깨닫고 눈을 감은 채 나무아미타불이라 말했다. 0


키루지마가 피에 굶주린 사냥개처럼 코카트리스를 쫓으려다, 바로 직전에 멈춰섰다. 옆구르기를 구사해 유후코의 책형대로 향했다. 아시가루의 창끝이 유후코의 배를 장지문을 방불케 하듯 열어 제끼기 직전, 키루지마의 칼이 등뒤에서 아시가루의 목을 날렸다. 칼을 되돌리며 키루지마는 그녀를 구속하고 있던 밧줄과 재갈을 모두 끊어냈다. 0


유후코가 책형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공포인지, 혹은 짓수 때문인지 유후코의 다리는 힘이 풀려서 일어서는 것도 여의치 않은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다부졌다. 1


"사무라이님, 도망가시어요! 저 따위는 버리고서! 방해가 될 뿐이어요!" 유후코가 비명 대신 그리 외쳤다. 그러나 키루지마는 그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유후코의 팔을 잡아 끌고서, 앞뒤 가리지 않고 그녀를 짊어졌다. "졸자 또한 닌자이기에......!" 2


몇 초 늦게 아시가루 부대의 창끝이 책형대 아래의 흙을 도려냈다. "이얏-!" 키루지마는 왼손으로 등에 업힌 유후코를 지탱하며 증오의 칼을 휘두르고 발차기를 구사해 아시가루대를 계속 쓰러뜨렸다. 간판과 우물을 박차고 높이 도약, 여러 명이 살 수 있게 길게 지은 집의 지붕으로 착지. 유후코를 업은 채 부상을 입은 코카트리스를 쫓는다. 3


(((바카!))) 나라쿠가 그를 어리석은 자라 매도했다. (((이 어르신이 독을 태워주었다 해서 이렇게 경솔하게 피를 태워서야 그대의 육체는 피폐해진다, 키루지마여! 그 놈을 멀뚱멀뚱 놓칠 셈이냐!))) 4


"놈은 마을 밖으로 도망친다......!" 키루지마가 오니를 방불케 하는 형상으로 달려가면서, 억누른 목소리로 유후코에게 말했다. "그대를 죽림에 내려두고 놈을 처단하겠다......!" "사무라이님, 닌자시라면 차라리." 유후코가 뜻을 정하고 속삭였다. "그 다음에 저를 데리고 가주시지 않으시겠어요?" 5


뒤쪽에서 쏟아진 화살 중 하나가 유후코의 오른쪽 무릎 뒤에 꽂혀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유후코는 비명 하나 지르지 않고, 아픔조차 느끼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녀가 키루지마에게 계속 말했다. "......저는 약사입니다. 어떻게든 도움이..." (((아니된다))) 나라쿠가 이상을 알아차렸다. (((즉시 이 여자를 내던져라, 키루지마......!))) 6 


"닥쳐라, 나라쿠!" (((방해가 되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이 여자의 몸안에서 독 냄새가......!))) 나라쿠의 경고는 옳았다. 거의 동시에 쿠리지마는 직인 거리 끝에서 고개를 돌린 코카트리스의 눈 속, 잔인한 미소를 보았다. "걸려들었구나! 이얏-!" 코카트리스가 인을 맺고서 카라테 샤우트를 내질렀다. 7


다음 순간, 유후코의 등에 닭 문장과 한자가 문신을 방불케 하듯 떠올라 사위스럽게 발광했나 싶더니, 그녀의 몸이 안쪽부터 폭발했다. 그것은 조금 전 유후코의 집안에서 코카트리스가 장치한 몸서리 처지는 도쿠 봄 짓수의 힘이었다. 8


SPLAAASH! 풍선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녹색으로 변색된 독혈이 등쪽에서 키루지마에게 쏟아졌다. 키루지마는 그녀를 업은 채 간판을 헛디뎌 아시가루와 야쿠자, 젊은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대로 위로 추락했다. 즉시 몸을 일으켰으나 온몸이 납덩이를 방불케 하듯 무거워지고, 관절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9


몸을 타고 뚝뚝 피가 흘러내렸다. 그것은 도쿠 짓수로 더럽혀진 유후코의 피였다. 살아있는 독주머니로 사용된 유후코의 몸은 안쪽부터 폭발해 찢어져 누더기 걸레와도 같은 무참한 모습이었다. 10


"앗......" 그러나 유후코에게는 아직 의식이 있었다. 통각은 모르핀을 방불케 하듯 마비되었으나 간신히 숨을 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르는 채,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몸과 키루지마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 시야도 점점 희미해져, 만화경을 방불케 하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11


(((도쿠 짓수의 힘에 의해 연장된 거짓 목숨이다. 이 여자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그렇기에 아픔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키루지마는 그녀를 버리지 않았다. 그 대신에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나라쿠와 겹쳐져 코카트리스를 향해 돌진했다. 12


"죽인다!" 한쪽 팔로 칼을 휘둘러 아시가루들을 날려버리고, 화살을 쳐내 떨구면서. "죽인다!" 온몸의 관절이 삐걱이고 있었다. "죽인다!" 13


유후코는 독혈을 토해내며 헛소리를 방불케 하며 키루지마에게 사과했다. "죄송하여요, 사무라이님....... 제가......" 그리고 안타까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 키루지마는 아시가루와 은퇴한 스모꾼을 차례로 베어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대에게는 잘못이 없다......!" 그의 머리카락은 점차 하얗게 변색되기 시작했다. 14


"저는 처음부터 감시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남편도...... 촌장과 츠네오=상에게 모살당했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그 놈들은 모두 죽였다." "버리고...... 가주세요." "버리지 않는다." "어째서인가요......" 15


"이 어르신*은 복수의 악귀인게다." 닌자 슬레이어가 포위를 돌파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후코의 억울함과 증오가 그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닌자를, 이 어르신을 증오하고, 이 어르신을 원망하시게." 16

* 일인칭이 원래 사용하던 졸자에서 나라쿠 닌자가 사용하는 와시(이 번역본에서는 '어르신'으로 번역)로 바뀌어 있다.


"당신을...... 미워해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키루지마가 주위를 포위한 아시가루 네 사람의 배를 인정사정 없이 베어내며 이를 악물고, 삿대질하고서, 칼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코카트리스를 노려보았다. 검은 불꽃이 유후코의 몸도 감싸기 시작했다. 닌자 슬레이어와 유후코의 시야가 겹쳐졌다. "저 놈을." 17


"아직도 계속 싸울 수 있는가, 닌자 슬레이어=상! 칭찬할 만한 끈질김이구나! 이얏-!" 코카트리스는 교활한 싸움 방식을 구사했다. 아시가루와 마을 주민들을 보내 역참 거리와 가도를 종횡무진 오가며 적을 유도하며 독 수리켄으로 체력을 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닌자 슬레이어는 그를 계속 쫓았다. 18


"아직이냐, 아직도 쓰러지지 않느냐, 닌자 슬레이어=상!" 코카트리스도 이제는 죽을 힘을 다하고 있었다. 격돌 때 입은 칼자국 상처가 막히지 않고 피가 계속 흐르고 있다. 또 이대로 같은 전법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부하들이 전멸당한다. 그 전에 이 미친 검붉은 패전 무사 진자를 처치해야만 한다. 19


그 순간, 여관에서 비오듯 쏘아댄 화살 중 하나가 끝끝내 유후코를 뚫고 닌자 슬레이어의 어깨까지 박혔다. 또 다시 둘, 연달아 다른 화살이 꽂혔다. "누웃-!" 키루지마는 비틀거리며 고통에 신음했다. 유후코는 아픔을 느끼지 않았으나 그녀 또한 신음했다. 그저 분했다. 적어도 한 방 먹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20


화살에 맞은 닌자 슬레이어. 코카트리스는 이를 호기로 보고, 결판을 내기 위해 대로 위에서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그것은 닌자 슬레이어에게 있어서도 천재일우의 호기였다. 거의 동시에 키루지마와 유후코가 깨달았다. 화살에 의해 서로의 육체가 관통되어 고정되었다는 사실을. 21


살벌한 요행. 더 이상 그녀를 지탱하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키루지마의 양손이 자유로워졌다. 유후코는 이름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남편의 이름을. 아이의 이름을. 그리고 외웠다. '고우랑가'라고. 22


"죽어! 닌자 슬레이어=상! 죽엇-!" 코카트리스가 아시가루 부대를 박차고 뛰어나와 질주하여 그 기세를 올려, 치사성 맹독액으로 뒤덮은 오른손으로 춉 찌르기를 구사하려 했다. 23


닌자 슬레이어도 코카트리스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렸다. 자신의 정중선을 따라 칼을 적에게 겨누고, 방패를 방불케 하듯 얼굴 앞에 쳐든, 유후코로부터 떨어진 왼손을 그 칼등에 얹고서. ......양측은 격돌해 순간의 카라테를 교착시키고, 그 기세 그대로 적의 뒤쪽으로 달려 나왔다. 24


과연 어떠한 이형의 검술이란 말인가. 붉게 달아오른 칼날은 코카트리스의 중지 끝에 접촉하여 그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바로 손가락 관절로, 손목으로, 그리고 오른쪽 팔꿈치로, 어깻죽지로 미끌어져 들어가, 맹독 그 자체였던 오른팔을 두쪽으로 갈라놓았다. 25


코카트리스의 오른팔은 배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와도 같이 좌우로 나뉘어 그 각각이 대패로 깎아낸 목재와도 같이 바깥으로 휘었고, 독의 피보라는 검은 불꽃에 타들어 닌자 슬레이어에게 닿는 일 없이 모조리 타버렸다. 26


"바, 바카같은!?" 코카트리스는 오른팔을 잃었다. 고개를 돌린다. 이미 닌자 슬레이어가 칼을 양손으로 쥐고 다다미 한 장 거리에서 안개 찢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키루지마의 양손으로 한계까지 쥐어짜여 칼자루가 삐걱이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풀려나왔다. 참격이 아니라 눈에도 보이지 않는 지근거리 찌르기였다. 27


"절사!" 붉게 달아오른 칼이 코카트리스의 시장에 꽂혀, 견갑골을 부수고 등쪽으로 뚫고 나왔다. "끄악-!" "면허!" 키루지마는 왼손을 자루에 얹은 채 오른손으로 칼자루를 삼백 육십도 비틀어 리얼 닌자의 독 심장을 믹서기를 방불케 하듯 파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격통을 안겨주었다. 28


불과 몇 초, 시간이 멈춘 듯 검붉은 패전 무사와 리얼 닌자는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 서로를 노려보았다. 코카트리스는 경련을 일으키고, 면포에서는 피가 흘러나와 발밑으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지고쿠 헬에 떨어져라." 유후코가 반신(半神)을 노려보며 매도했다. "모, 모탈, 이......!" 코카트리스는 반격을 감행하려 하였으나 그의 카라테는 이미 고갈되어 있었다. 29


"커헉-!" 코카트리스는 면포 속에서 격렬하게 피를 토했다. 키루지마가 칼을 겨누었다. "하이쿠를 읊도록 하라, 코카트리스=상." "영업조합에...... 오야카타사마께, 영광 있으라!" 마지막 하이쿠를 외치고, 코카트리스는 공포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폭발사산했다. 그 모가지가 높이 날아갔다. "사요나라!" 30


유후코는 키루지마의 승리를 깨닫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남편과 자식의 이름을 부르면서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대로 그녀는 닌자 슬레이어의 검은 불꽃 속에서 타들어, 수백 마리의 반딧불과도 같이 불똥이 되어 흩어졌다. 31


닌자 슬레이어는 잔심을 마치고, 한쪽 무릎을 꿇어 이 날 두 번째 수급을 들어 검붉은 보자기에 담았다. 나라쿠의 힘을 단시간에 혹사시킨 반동으로 인해 '인(忍)' '살(殺)' 즉 '닌자'를 '죽인'다고 새겨진 철제 면포가 사라져 간다. 그 뒤에 남은 것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만신창이 패전 무사였다. 붕대를 감아준 약사는 이제 없었다. 32


"""죽어라!""" 사악한 닌자는 타도당했다. """죽어라!""" 그러나 아시가루와 마을 주민들은 멈추지 않았다. """죽어라!""" 오카미와 요츠야노쿠니의 영광을 위해, 혹은 쌀 스무 가마를 위해 광기 어린 눈으로 패전 무사에게 눈사태처럼 밀려들었다. 33


"""죽어라!""" 입가에 거품을 물고 패전 무사와 유후코가 한 짓을 매도하면서. 화살과 칼. 창과 쟁기*. 악의로 일그러진 무수한 얼굴들. 머리 속에서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키루지마의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어 갔다. 살육이 시작되었다. 태양은 높고, 메마른 푸른 하늘 속에서 미친 듯이 빛나고 있었다. 34

*원문에는 빈틈을 의미하는 隙로 적혀있으나, 발음이 동일한 鋤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상황판단하여 기재함



◇◇◇



오미노로시는 죽음의 마을로 변해 있었다. 길은 피와 내장과 배설물의 악취로 가득차 있었다. 아시가루는 최후의 한 사람까지 베어 죽였고, 탁한 눈을 가진 노인도, 퇴역 낭인도, 야쿠자도, 전투 오이란도 모조리 시체로 변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35


키루지마는 다가오는 적 모두를 죽였다. 무력한 여자들의 시체는 없다. 이미 이 마을을 버리고 도망쳤으리라. 키루지마의 허리에는 검붉은 보자기가 두 개. 그가 원하는 것은 백 개의 닌자 수급. 원하는 것은 그 죽은 입에서 쥐어 짜내진 백 개의 데스 하이쿠. 36


아직 부족하다. 피폐해진 키루지마는 부서진 지장 보살 위에 앉은 채, 땅에 꽂힌 칼에 기대어 시체 더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피를 보고 있었다. 피는 천천히 땅 위로 퍼져 개미들을 익사시켰다. 피는 아직도 붉게 달아오른 칼의 표면에 닿아, 검붉은 증기와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피는 곧 그의 짚신도 물들였다. 37


몇 시간이 더 흘렀으나 키루지마는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윽고 해골을 방불케 하는 석양을 등지고, 다리가 세개인 이형의 까마귀가 내려 앉아 시체 더미 위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그의 귀에는 그 새의 소리가 사람의 쉰 목소리로 들리는 것이었다. 『또 몰살인가?』 까마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 38


키루지마는 까마귀를 한 번 쳐다보고서, 마침내 자신이 미쳤나 하고 몽롱한 의식 속에서 이를 악물었다. 그저 미친 것이라 깨지 않는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편했을런지. 그러나 키루지마 자신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것은 악몽도 환각도 아니라고. 그 날 자신은 한 번 죽고 닌자가 되어 되살아났다고. 39


(((죽여라, 키루지마여......! 죽이는 것이다......! 저 놈은 닌자다......!))) 나라쿠의 목소리가 머리 속에서 희미하게 울리어 키루지마를 몰아세운다. 키루지마는 자신이 바랐다면 팔을 휘둘러 강철의 별을 던져 그 까마귀를 죽일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는 미동도 하지 않고 부서진 지장보살 위에 앉은 채 가만히 까마귀를 지켜보았다. 40


몽롱한 의식과 시야와 기억이 서서히 중점을 잡기 시작했다. 자신은 아직 미치지 않았다. 이 까마귀도 닌자다. 그리고 그 남자의 동료다. 『이런 짓을 계속 하다간 제대로 죽지는 못할걸』 까마귀가 말했다. 41


"쓸데없는 소리는 마라, 까마귀." 키루지마가 신음했다. "......가져가라." 그리고 보자기에 싼 닌자의 수급 두 개를 큰 까마귀 옆에 던졌다. "그것을 마츠오 바쇼*에게 가져가라." 42

* 에도 시대의 하이쿠 시인. 일본에서는 하이쿠의 성인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높이 평가되고 있는 문인이다.




[하이눈 닌자 노마드] 끝.




실황 수고하셨습니다! 키루지마의 이야기는 이후 '쇼군 앤 닌자' 및 '웨이 다운 투 헬', 최종적으로는 천하를 가르는 세키바하라 전투로 이어집니다!






--------------------------------------



이미 좋은 번역이 나와있는 작품인데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쇼군 앤 닌자와 웨이 다운 투 헬은 조만간 차례대로 번역할 예정이지만, 제가 이번주부터 현생이 바빠질 예정이라 지금까지처럼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추가로 이 두 작품은 PLUS 독점공개작이라 플러스 멤버십이 있어야 감상이 가능합니다 ㅜㅜ


해당 작품의 작업이 끝나 PLUS 공개를 하게 되면 별도의 글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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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번역은 공식 번역이 아니며, 일체의 수익성 활동은 없다.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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