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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리부트, 레이븐 #1

ㅇㅇ(115.143) 2019.12.30 00:46:12
조회 1851 추천 1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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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 레이븐 #1


사립탐정, 타카기 간도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차가운 물의 이불에 싸여, 조용히 가라앉으며 물결모양으로 일그러지는 가이온의 달을 올려다 본다. 농담을 던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어허어허, 붓다,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야. 사무라이 탐정 사이고라면, 이럴 때 무슨 소릴 할까나?


뇌가 가렵다. 어둠과 달빛만이 있는 모노크롬적 세계. 좋지않은 장소다. 라고 간도는 생각했다. 색채도, 음악도, 따뜻한 등불도 없다. 차분하지 못한 까마귀처럼 좌우를 본다. 오른쪽 위에 멍석말이 인간의 그림자......생각났다. 여자를 도와야지. 하지만 옆으로 때리는 가우스적 노이즈가 시야에 섞인다. 어금니에서 하얀 모래를 씹은 듯한 감촉이 덮쳤다. 


나는 환영받고 있는걸까, 그 반대인가? 이봐, 돌아가도 되겠냐. 오늘은 리키시 리그 중계일이라고...... 그의 몸은 계속 가라앉아간다. 강바닥을 향해, 천천히. 간도의 망막 디스플레이 내에서 LED 명조체 "REBOOT" 가 눈 가득 펼쳐지면서 좌우로 흔들거리며 붉게 명멸한다. 


"......! 하앗! 하앗....." 낡은 의료용 침대 위에서 그는 악몽에서 깨어나 상반신을 일으킨다. 몇 년 전에 주워 온 그 무골수 파이프베드는 크림색 도장이 군데군데 벗겨지고 녹슨 철로 바래지고 있다. 희미한 알력. 맥 빠질 정도로 온화한 레트로 테크노의 레코드 소리가 사무실 내에 흐르고 있었다. 


간도탐정사무소에는 마치 까마귀집처럼, 잡동사니 정크품들이 줄지어 있다. 리키시의 어음색지. 서류 위에 탄 와타누키의 장식물. 퇴색한 카툰의 리프. 오래된 UNIX 기판과 케이스의 더미. 두 달 전만 해도 사무실 전체가 그런 모양이었다. 지금은 엔트로피가 감소하고 있다. 


책상 너머로 여자의 기색이 있다. 오스모 TV 소리도 있었다. 조수 시키베 타카코가 있을 것이다. 커피를 달이는 소리와, 단팥토스트를 굽는 고소한 냄새. 간도는 ZBR 조각의 두통과 격투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와이셔츠 한 장에 소매를 걷고, 지긋지긋한 짙은 감색 슬랙스를 서스펜더로 맸다.


쿠루제 켄 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그 사무실은 벽이 없는 탁 트인 회색 공간이었기 때문에 책장이나 UNIX 더미를 칸막이로 사용하고 있다. 방음 효과는 희박하다. 저속한 오스모 TV소리가 새어나온다 "......스고이! 여기서 오오키이 우미가 사다리로 올라가 버린다!......흔들릴까! 흔들릴 것인가! ......"


그레샴의 법칙이다. 간도는 가짜 오스모 중계를 듣고 한숨을 쉰다. "......얏타! 잡았어! 잡았어요! ......오오키이 우미의 오른손에 만권 뭉치! 왼손에는 배트! ......반격의 늑대다! 그렇다!……" 그러나 간도의 관심은 이제 시키베가 추리 책상 위에 놓아둔 최신간 신문으로 옮겨졌다.


"헬로 헬로, 내 즈바리 어딨는지 알아?" 신문을 편 그는 시신경의 파업을 느끼며 응접실 쪽으로 걷는다. 기울어진 검은 셀안경을 쓴 시키베는 노악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더니 기가 막힌듯 말했다. "소장, 모처럼 제가 커피 달이고, 토스트 굽고 있는데, 또 먼저 즈바리임까? 제가 만든 식사는 싫슴까?


"붓다! 기다려! 이거 봐, 보라구, 먹을테니!" 간도는 토스트를 한 입 먹는다. "즉, 맛 볼 생각은 전혀 없다는 거잖슴까." 시키베는 틴에이지 남자애 같은 일본어로 말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그 발음이나 그윽함이 결여된 말투는 그녀가 어퍼의 사람이 아닌 것을 분명히 했다. 


"어허어허, 선문답이야? 내 바지는 어딨어?" 간도는 야스이 사의 커피로 토스트를 넘긴다. "저게 없으면 오늘은 폐점이라구. 즉, 조수의 월급도 없다는거지." "아..." 시키베는 바보처럼 입을 열며 무슨 외계인에게 답신하듯 UNIX키를 두드렸다 "이미 2달치나 밀렸슴다."


"그렇다, 난 만족스럽게 주지 못한 것이다. 망할 놈의, 두 달치 월급을 말이다. 3개월 고용 약속이었는데, 1개월부터 실패다. 좋아, 생각났어,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고......나중엔 즈바리만 있다면." 간도의 녹슬어 열리지 않던 중량급 뉴런이 뜀박질을 시작했으며,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 것은 시키베 타카코. 그녀의 겉모습은 쿄토적 그윽함도 탐정 조수적 미학도 갖추고 있지 않다. 몸의 라인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보더니트에 우중충한 청바지, 파란색 워크부츠. 검은 머리카락은 아무런 재미도 없이 한 가운데서 나뉘고, 아랫볼에는 주근깨다. 키도 작고 치열도 엉망이다. 


엉망진창인 외모에 약간의 지성과 가지런함을 부여하기 위해, 시키베는 검은 셀프레임의 레트로 뿔테 안경을 쓰고 있다. 적어도 일반적인 미인은 아니며, 철이 들었을 때부터 귀엽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그 일반적이라는 것을 적대했다.


직업상, 간도는 외모나 몸짓에서 다양한 정보를 읽어 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쿠루제만한 달인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고, 여성의 심리를 읽는 것은 아직 서투르다. 특히, 이 시키베라는 색다른 조수의 마음을 읽는 것은 난이도가 높았다. ".....저기, 알려달라고! 내가 어제 어디다가 즈바리를 나뒀지?" 


"어제랄까, 그저께임다." 시키베는 하품을 하며 서랍에 죄여진 즈바리 앰플과 다 쓴 주사기를 꺼냈다. "그저깨라고?" 간도는 만취하고 멍 투성이로 돌아온 그 날밤의 기억을 파해친다. "그래서 이모양인가. 좀 있으면 뉴런이 붓다처럼 영면하겠구만."


"월급 지불하고나서 해줬으면 좋겠슴다." 시키베는 식탁의 간장을 다루듯, 즈바리를 넘겨주었다. 간도는 제빨리 주사했고, 뉴런의 가속을 느꼈다. 훨씬 좋다. TV소리가 보다 선명히 들린다. "......이건 큰일이다! .....오오키이 우미로부터 만권다발을 받았습니다!......군단을 배신하는가!?"


간도는 몸을 추리의자에 맡기고, 즈바리가 돌기를 기다리며, 빛나는 영광의 시대를 회상한다. 10년 정도 전에……쿠루제와 간도는 소녀였던 시키베를 카라테 살인마의 손에서 구했다. 그 후 시키베은 성인이되어, 그럭저럭 일자리를 찾았으나, 2년 정도 한 후 해고되고 이 계층에 돌아온 것이다. 


"아, 근데 소장님, 나도 하나 뭔가를 열까해서 돈 모으고 있는중임다, 돈부리집에서 아르바이트나 해서." 시키베는 UNIX키를 두드리며 탐정사무소 사무일을 재개한다. "뭔 회사냐?" 간도는 일어서서 벽의 목인과 마주 앉는다. "아ー, 뭐든 좋슴다, 별로. 뭘 하든지 상관없슴다." 


"아, 지금 보는거 말임다, 하야이사의 마사오 V 16bit 벌크임다, 실제 저렴함다." "관둬." 간도는 목 뒤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리고 2년 뒤 구식이 되고 임플란트를 다시 해야해. 뉴런 손상 위험이 증가한다고." "하지만 우리 언더의 가난한 사람들은 살을 깍을 수밖에 없지 않슴까?" 


간도는 동의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자신은 사면초가의 패배자라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딴 망할 인생에, 젊은 시키베를 끌어들 수 는없다. 3개월치 월급을 확실하게 지불하기에는, 탐정업이 형편없다는 것을 깨닫고 뭔가 건실한 일을 찾을까 생각한다. 나무삼! 난제가 산더미라고!


"우선 지혜를 짜보자고. 왜 LAN을 개통하고싶은거냐?" "그거야, 타이핑 속도때문임다." 일하는 중에 IRC 채팅을 10개는 하고 싶은거냐?" "아, 1개면 충분한데." "직장내 IRC 사용은 금지라고. 그래서 잘린거 아냐? ...뭐 됐어. 타이핑이라면, 손가락을 사이버네화하면 그만이라구."


"척수, 그리고 뇌수에 가까워질수록 사이버네 수술은 되돌릴 수 없어. 매년, 오무라나 하야이사의 암흑 의사에 휘둘리며 유지보수로 돈이 쥐어 짜이지. 돈이 없으면 녹슬어 노이즈가 일어나. 손이나 발이라면 아직 좋아. 뉴런 관련은 최악이야. 두통이나 기억장애, 정신붕괴, 약물 의존, 이것들이 다 찾아올거야." 


"아.....소장은, 어떻슴까, 그거. 열지 않았슴까? 위법인거." "아아, 최악이지. 뇌수에 그리스가 스며들어." 간도는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 "병원가는거 어떻슴까?" "돈 없어." "엑.....경리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약물같은걸 끊으면, 한방에 실제 해결 아님까?"


"필요한 걸 줄일 순 없어. 그것보다는 인컴이야." 라고 말하는 간도. "의뢰료가 부족하거든. 즈바리나 오하기를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이 들어오면 되는 거지. 옛날에는 그래서 능숙하게 했어." 다음엔, 오이란 하우스의 경비임까. 좀 더 랭크를 떨어트린다던가, 에......그렇게는, 못함까?"


"그것도 인컴으로 해결이다. 더 나은 일이 오면, 한방" "아......" 시키베는 동굴에서 나온 원시인을 보듯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그렇다면 바이오 물소찾기 건은, 왜 내던진검까?" "의뢰인이, 좆같았어." 간도는 벽목인을 상대로, 피스톨 카라테의 기본형을 겨누면서 대답했다. 


"쿠루제 소장 시절은, 어떻게 경영할 수 있었는지, 진짜 신기함다."시키베가 말했다. "시대가 변했어. 리얼 스모트리는 가짜 쇼 비즈니스에 져서 폐업. 사립탐정업도 멸종대기중인 실러캔스거든. 게다가 참치랑 같이 츠키지에 남겨진거야. 내가 인류사상 마지막 탐정이 될지도 몰라." 


시키베는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연한 커피를 홀짝이며 말했다. "참치하니 생각난건데, 저번주의 킨교야 할아버지? 성공보수가 너무 부족하던데, 무슨 일임까?" "그거냐. 내가 실수해서, 많이 매꿨어." "적자임다." "할아범이 다리가 부러졌어, 어쩔 수 없었다고."


그리고 잠시 사무실내에는 레트로테크노와 오스모 TV의 이번 시즌 다이제스트, 간도의 작은 동작의 카라테만이 울려퍼졌다. "이얏-! 이얏-!" 간도는 49 매그넘을 손에 쥔 채 정권지르기만을 반복한다. 이마에 미세하게 땀이나고, 즈바리가 기분좋게 돈다.


시키베의 반면교사라는 목적도 있겠지만, 지금 간도의 사고력은 무뎌지고 있다. 쿠루제를 잃은 이래, 그는 실력이 떨어져 필요이상으로 늙어 정체되어 있었다. 두달전에 시키베가 오지 않았다면 폐인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녀 앞에서 조금은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일주일 만에 추한 면이 나왔다. 


간도는 속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 모든 것이 녹슬어버렸다, 라고. 피스톨 카라테 지르기, 사고력, 추리력, 모든 것이. (어허어허어허, 약한 소리 하지 마, 타카기·간도. 나는 아직 할 수 있어. 확연한, 변화의 기회만 있다면......)하지만 무서웠다. 늙어빠진 자신에게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 


그의 실제 연령은 아직 장년의 경지까진 아니다. 만약 쿠루제가 지금 간도의 약한 소리를 들었다면 "애송이가, 뭐가 늙어빠진게냐." 라고 대수롭지 않게 비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간도의 육체의 황금기인 20대는 오래 전에 지나가고 쿠루제 탐정 사무소의 영광 또한, 뇌리에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소장? 질문 괜찮슴까?" "뭐야? 즈바리 떨어졌어?" 간도는 추억에서 정신이 돌아왔다. 젊은 세대의 생각은 읽기 어렵다. "아니, 잡담 같지만 말임다. 사립탐정일이 이제 슬슬 지리푸어(서서히 불리)라고 한다면 왜 아직도 계속하고 있는검까? 소장은, 왜, 탐정이 된 검까?" 


간도는 돌아보며 UNIX 앞에 앉는 시키베의 마음을 읽으려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벌리고, 양손은 타이핑 준비를 갖추고 있다 "내 말을 메모할 생각인가? 설마 진심으로, 탐정을 목표로 하는건 아니겠지? 어허어허, 위험해, 뭔가 적당히 실망시킬 수 있는 말을 해주자." 


"내가 탐정이 된 동기? 그건 실제, 기가 막힐 정도로 단순한...." 케미컬로 들뜬 뉴런을 풀회전시키면서, 간도가 대답하는 그때 ......!  TRRRRR! 와타누키 형의 레트로 전화기가 갑자기 울린다! 간도 탐정사무소는 ISDN 회선을 갖고 있어 인터넷과 동시에 통화가 가능한 것이다! 


"넵 여기는 간도탐정사무소입니다." 간도가 수화기를 잡았다. 시키베는 평소처럼 UNIX 헤드폰을 끼고 IP 역탐지 프로그램을 켰다. "......간도=상" 찌릿찌릿, 찌릿찌릿, 옆으로 몰아치는 노이즈가 섞인다. "의뢰가 있다." 찌릿찌릿, 찌릿찌릿 "괴도 스즈키 키요시......" 찌릿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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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OT" 간도는 다시 악몽 속에 있었다. 어둡고 차가운 물 속에서 꼼짝도 못하고 조용히 낙하해 간다. 그의 눈가 주름이나 팔자 주름은 탐정사무소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와 비교해 몇 년이나 흘렀음을 느끼게 한다. "REBOOT" 찌릿찌릿찌릿찌릿찌릿찌릿......옆으로 몰아치는 노이즈 "REBOOT"


리부트, 레이븐 #2


"넵 여기는 간도탐정사무소입니다." 간도가 수화기를 잡았다. 시키베는 평소처럼 UNIX 헤드폰을 끼고 IP 역탐지 프로그램을 켰다. ".......간도=상인가? 전설의 탐정, 쿠루제 켄=상의 흔적을 따라왔네만...." 플랜저같은 음성이 수화기 너머에서 들린다.


합성음성인가? 아니, 다르다. 의뢰인이 단순히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은 것이다. 위험한 냄새가 난다. 그와 동시에, 큰 돈의 냄새도...... "아아, 맞아." 간도는 오스모 중계를 끊으라고 시키베에게 사인을 보내면서 침착한 웃음소리로 대응했다. "나는 소개자 없는 의뢰는 받지 않는 주의거든. 하지만……"


"쿠루제 소장을 안다면, 그 주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도...." KRASH! 오스모 중계를 끄려고 조급했던 시키베가, 마른 선인장 꽃병을 쓰러뜨린 것이다. 간도는 이마에 손을 대고 말을 잇는다 "...고려하지 않는다구." 잠시의 침묵. "그럼 솔직히 말하지. 한 남자를 잡고 싶네."라고 말하는 의뢰인. 


"사람찾기말고는 없나?"답하는 간도. 그가 받은 의뢰의 9할은 찾는걸 성공한다. 언더로 도망친 배신자 야쿠자나, 여자, 스모토리, 애완 미니 바이오 동물 등을 찾아낸다. 가이온・시티에서는 계층을 내려갈수록 맙포의 영향력과 시민의 선의가 쇠퇴되기 때문에 상부의 의뢰인은 사립 탐정과 킬러를 고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지만, 자네가 평소에 받는 의뢰와는 조금 성질이 다를 걸세."수수께끼의 의뢰인이 말했다."괴도 스즈키·키요시를 잡아달라는 것일세." "나무아미타불! 스즈키·키요시라고?" 간도는 추리책상에 놓인 오늘의 신문을 살펴본다.『 또 스즈키 키요시다 』라는 강렬한 명조체 제목이 흔들리고 있었다. 


스즈키·키요시는 쿄토를 소란스럽게 하는 신출귀몰 범죄자였다. 어퍼 가이온에서 주로 활동하며, 수주에 한번 이렇게 지면을 떠들썩하게 하는 것이다. "성공보수는? "일억 엔 지불하지." 파격적인 보수액을 통보받은 간도는 저도 모르게 수화기의 입을 틀어막고 숨을 삼킨다. UNIX헤드폰으로 통화를 들은 시키베도 마찬가지.


"흥미로워, 하지만 소개자도 거치지 않고 이런 황당한 의뢰는 받기 어렵거든. 알지?" 간도는 통화를 계속하며, LAN 직결한 UNIX로 시키베에게 IRC를 보낸다. "역탐지는 어때?'' "너무 딱딱함다. 전혀 무리임다." 시키베는 UNIX화면에 명멸한 "무리인"의 전자 문구를 보고 어깨를 으쓱했다. 


"의뢰를 거절한다는 의미로 알아도......좋은겐가?" 은하의 저쪽에서 들려오는 듯한 스페이스한 음성이, 다시 수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어허어허어허, 지레짐작하지 말아줘. 즉 이런 말이야......당신은, 누구지? 얼굴도 안 보이는 놈을 위해 일하는 건, 별로 내키지 않아서 말이지." 


간도는 고개를 기울여 수화기를 고정한 채, 즈바리를 한 발 더 주사한다. 화학반응, 뉴런의 스파크, 훨씬 좋다. ".....그 주장은 지당하구먼. 실례했네, 그럼 간도=상, 그쪽의 납득할만한 이유를 말하지. 우선 내 정체는 밝힐 수 없네. 매우 높은 위치에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지."


"나는 스즈키·키요시의 괴도행위로 인해 명예를 훼손당했네. 구체적으로 무엇을 도난당했는지는 말할 수 없네. 내 정체와 연결이 되기 때문이지. 나는 어떻게든 스즈키·키요시를 잡아 법의 심판 아래로 끌어내리고 싶다네. 요약하자면,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복수인가." "감이 좋군. 그 말대로일세.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한가?"


"좀 더 부탁하지." 간도는 추리의자에 깊이 걸터앉아 눈을 감는다 "왜 나를 고용하지? 분명 어퍼에서의 일도 해내지만, 내 전문은 언더거든." ".....알다시피, 가이온 시경은 무능하네. 더하여, 어퍼의 탐정회사는 신용할 수가 없어서 말일세. 간도=상 같은 노마크의 인간이 필요한 것일세."


"대략 알겠어." 간도는 즈바리 담배를 물고 눈을 뜨며 라이터를 소리를 냈다. "의뢰인=상, 즉 이건가? 당신은 스즈키·키요시의 정체인지를, 적어도 인물상을 대략 잡고 있어. 하지만 손을 댈 수 없다. 아마 그건…… 스즈키 키요시가 당신과 마찬가지로 상부의 인간이고 지위나 돈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는 것....."


"잘 꿰뚫어봤네." 답하는 의뢰인. 합성 음성 때문에 표정을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자네가 그 쿠루제· 켄 소장의 직제자라는 사실을 이유의 하나로 덧붙이고 싶네." 일련의 교환에서 간도가 알게 된 것은 상대방이 실제 거물이며 협상 습관도, 머리도 좋다.....그 정도의 막연한 정보들뿐이다. 


"의뢰를 받아들이겠나?" "30초 기다려줘." 간도는 담배를 피우면서 시키베 쪽을 돌아본다. 시키베는 머리를 흔들며 역탐지 불능을 알렸다. "....이 의뢰를 받는다면 스즈키·키요시의 인물상에 대한 정보 제공과, 필요 경비의 선불을 하지. 물론 성공 보수와는 별도네."


"금액은 얼마인가?" "얼마 필요하지?" "상부에서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면 최소한 백만은 원한다구." "5백만 입금하지." 나무아미타불! 그 금액에, 다시 간도는 말문이 막혔다. 5백만이 있다면 대기실에 쌓인 빚을 거의 갚고 시키베의 체납 월급도 낼 수 있다. "……좋아, 받겠어."


캬방! 캬방! 캬방! 갑자기 탐정사무소 내 계좌관리 UNIX가 울렸다. 좀 전까지 대형 적색 LED의 표시는 3천엔이었지만, 순식간에 숫자가 올라간다, 5백만 3천엔. 스고이! "……어허어허어허어허, 벌써 입금한거야?" "내가 진심임을 알리려는 걸세."


간도는 수수께끼의 의뢰인과 두세마디의 말을 나눈 후에 수화기를 와타누키의 머리 위로 되돌렸다. 잠깐의 정적. 그리고 손을 쥐며, 피스트 펌프를 취한다. "핫하-! 좋아, 정말 좋아! 겨우 나도 운수가 돌아왔구만! 좋아, 옷을 사러 갈까!" "에? 옷임까?" "조수 같은 옷이 필요하잖아?"


시키베는 서둘러 UNIX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몸단장을 한다. "아……소장" "뭐냐?" 백발의 대장부 간도도 양쪽 가슴의 홀스터에 49매그넘을 넣은 후 갈색 더스터 코트를 낚아채며 차가운 살인 흉기로 강인한 육체를 재빠르게 덮었다. "선인장, 이거, 깨졌는데.... 괜찮슴까?"


"마른거였으니, 어쩔 수 없어. 괜찮아 시키베=상." 간도는 수신한 의뢰인으로부터의 데이터를 소자로 옮기고, 그것을 목 뒤의 LAN 단자에 꽂는다. 시키베는 아직 안경 각도를 확인하고 있다 ."당연함다, 소장. 그래서 2개월 전에 버리냐고 물었슴다." "그랬던가?"


간도에 이어 먼지마개 블루종을 입은 시키베가 사무실을 나온다. "제가 청소하고 또 청소해도, 잡동사니들을 주워오심다. 왜임까?" "언젠가 뭔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 즈바리껌을 입에 담으면서 간도가 말했다. 뉴런의 회전에 몸이 뒤쳐지고 답답한 듯이 발이 빨라진다. 


"천연 같은" "날아다니다"의 꾀죄죄한 노보리가 선 옷가게 옆을, 탐정과 조수는 리프트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어린애 같슴다." "나의 럭키 토템이거든." "잊어 버린건?" "터프한 일이니까 잊어버리고 다음에 가져 갈 거야" "월급, 잊지않으셨슴까?" "아, 근데 그 전에 옷이야."


"...지킹지킹지킹지킹지킹징지지, 지킹지킹지킹, 뭣도 아닌데 체온 올라가서 꿈이나 꾸네-!! 지킹지킹징지지...." 평범한 하드 코어 가요 테크노가 흐르는 언더 셋째 계층의 복합 상업 시설. 두 사람은 조수적인 옷을 찾고 있었다. 


"이 녀석은 어때?" 간도는 유능 비서스러운 레트로 풍 셋 업을 골랐다. 시키베는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입어봤지만 다른 시리즈의 액션 피겨를 목만 갈아 입은 것 같았다. "엑……소장?" "뭐냐?" "이런 보통 옷은, 싫은....검다. 그리고 BGM도 촌스럽슴다……"


"어허어허, 웃기지말라구. 붓다도 노한다구." 간도는 목 뒤 카트리지형 소자를 빼내고, 단자의 접촉 불량을 개선하려고 시도하면서 계속 말했다. "이번 의뢰는 어퍼에서의 정보 수집이 메인이 되는거야. 평상시의 옷이라면, 몇 번이나 맙포와 경비 스모토리가 불러 세울거야."


분명 간도의 말은 일리가 있다. 간도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햇빛도 비치지 않는 언더 가이온 출신이다. 언더 태생인 마케구미는 하나같이 건강하지 못한 창백한 피부를 가지기 때문에 요염한 어퍼 패거리들과는 외모가 확연히 다르다. 시키베처럼 지저분한 헌 옷을 입고 있으면 일부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엑, 그렇슴까, 일인거네요." 시키베는 납득한 듯 어딘가 망연자실한 태도로 답했다. "그럼 적어도 제 센스로 선택해도 괜찮슴까?" "아아." 간도는 어깨를 으쓱했다. 가벼운 편두통이 달렸다. ...확실히 나는 보호자도 아니고 센스도 구닥다리다. 뉴 제너레이션에 너무 참견한걸까.


오후 세시. 덤벙대며 어퍼 가이온 오지를 더스터 코트의 탐정이 걷는다. 옆에는 탐정 조수 같은 복장의 시키베. 검은 팬티에 서스펜더, 흰 와이셔츠. 곳곳에 조심스러운 펑크적 요소가 섞였다. 셀 안경은 기울어진 채로 있다. "몸의 라인이 보이는 게 훨씬 좋겠어." "그렇슴까?" 그 가슴은 표준이었다. 


"우선 어디에?" 시키베가 조금 빡빡한 어조로 묻는다. 옷 때문인지, 어퍼의 공기 탓인지, 아니면 처음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동행할 수 있어서 기뻐하는건지. "라이브러리다." 간도는 소자 카트리지로부터 뇌 속에 유입되는 데이터와 즈바리 껌을 음미하면서 시의 종합 정보 집합 시설로 향했다. 


"리키셔같은거, 안쓰는검까?" 큰 길을 걷는 시키베는 벌써 숨이 차오른다. "정보는 시내에도 흐르거든." 간도는 더스트 박스에서 신문지를 꺼내 던져버리거나, 관광객이나 상부 주민들의 말소리에 귀을 기울이며 걸음을 멈추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으면서 단골 약 판매원에게 만엔권을 건넸다. 


---"신출귀몰, 정체불명, 선명한 수법......카툰처럼 새파란 전형적 괴도라는 놈이구만.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야." 츠키메키 라이브러리의 어두운 열람실, 간도는 LAN연결로 다양한 합법 정보나 불법 정보에 접근하고 시키베는 신문들의 연감에서 스즈키·키요시 관련 기사를 복사했다. 


---"범죄에 사용된 가젯을 열어." "엑......드릴, 수면 가스, 슈퍼카, 무선LAN재밍장치......" -  -  - "피해를 당한 무리가 어디 메가코퍼레이션 계열인지 알아보라고. 카치구미 명감 데이터 디스크를" "빌려 왔슴다." "지금 손을 못 때니까, 오른쪽의 단자에 꽂아 달라고" - - -


---"괜찮은검까 이거?" 지하 정보 집적실 앞에서, 시키베는 건네받은 위조 ID를 UNIX 슬롯에 넣고 보안 프로그램 대신 작동 중인 전자 탱크 게임을 조작한다. "이제 3분이다" 세큐리티 우리를 넘은 간도에게 IRC메시지가 도착한다. "격파할 수 있어." ---


---"아, 격파된거 같슴다." "컨티뉴해. 심심풀이야. 해킹에는 차질없이." ---"고급 오이란 하우스에 가고, 2시간후 스시바 "대인" 인가." "일할 기분이 된검까?" "최고의 정보수집원이구만." "아, 그래서 경비인검까?" "말 안했나?" ---


--- 달빛아래, 툇마루에서 키나가시를 걸쳐입고, 백사 바다에 떠있는 멋진 코케시 등롱을 보면서 즈바리키셀을 피우는 간도. 등을 맞대고 가야금을 손톱으로 튀기는, 부드럽고 지성적인 하이 오이란. "위험하옵니다." "언제나의 일이야" "…3인조로 놀러 온 후계자인..." "... 스즈키 키요시...."---


--- 상급 스시바 "대인". 손님끼리는 검은 노렌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로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가라오케 무대에서는 "대인" 글자가 반짝이며 반짝이 벽에 난반사한다." "체온 올라간다아-!!" 시키베는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 굴욕에 떨면서 가요테크노를 부른다. 리얼 야쿠자는 간도에게 쪽지를 건넸다. ---


----"...동류라서 말이야" "내가? 나는 탐정이야." "야쿠자는 인류가 남긴 진이자 밈이며, 언젠가 문명에 대파국이 찾아왔을 때, 포스트 카타스트로피 뒤에서 야쿠자의 폭력이 인류를 이끌거야. 그래서 나는 리얼 야쿠자로 계속 있는 것이지." "멸종위기종이라는건가? 나는 선민사상은 좋아하거든." ---


--- 찌릿찌릿찌릿 "하앗! 하앗! 나는 유능한 요짐보야! 스모토리야! 마잇타카!" 로마백인대장 같은 평행 모히칸의 큰 남자는 등쪽 덕트에서 압축공기를 배출하고 입에서는 침을 뱉었다. 바닥에 쓰러져 엎드린 간도를 향해서. 찌릿찌릿찌릿 "소자앙-!" 외치는 시키베!---REBOOT


--- 찌릿찌릿찌릿 "이얏-!" 간도의 오른쪽 정권이 스모토리·요짐보의 안면에 박힌다! 게다가 그 손에는 살인 흉기 49 매그넘을 쥐고 있다! "우워-!" 배후에서 곤봉을 든 별 모히칸이 덮친다! BLAM! 사격 반동에 의한 배면으로의 고속 팔꿈치 가격! "끄악-!"---


---찌릿찌릿찌릿. 기억이 다소 안정되었다. 차분한 레코드 소리. 따스하게 흔들리는 전자 봉보리의 간접 조명. "탐정이란 게 지긋지긋하지?" "정말 좋은검다." 시키베는 졸린 눈을 비비며, UNIX 키를 때리고 있었다. 간도는 부은 얼굴을 식히고 추리책상으로 무수한 단서와 마주한다. ---


---"아직 UNIX가?" "아,  좀 만 더.....됬슴다. 잊기전에......" 시키베는 사무실 구석에 있는 간도의 먼 등을 바라보며 야스이사의 커피를 꿀꺽 삼켰다. "고용 기간은 어디까지나 3개월이야. 연장은 없어." "알아들었슴다......" 시키베는 하품한다. ---


"보너스도 줄게. 그리고, 좀 더 괜찮은 일을 찾는거야." "......소자앙, 그건 싫어요, 팥소, 먹는검까?......" "아아." ".......무슨일 있슴까?" "나도 조금은 나은 일을 해야겠어. 적어도, 쿠루제 소장이 있을 적의." "......후아, 오늘은 자도.....괜찮슴까?" "아아, 난 안잘꺼야."


낡은 의료용 파이프베드가 살짝 삐걱거린다. 간도의 거구가 아닌 것에, 안도의 숨을 내쉬는듯 하다. 놀라울 정도로 따뜻하고 기분 좋은, 평온한 공간이었다. 보금자리 같다. "소자앙......?" "빨리 자라고." "소장에게 있어, 탐정이란, 어떤 일임까?" "나는 이것밖에 할 수 없거든. 최소이며 최고의 일이야."


"아.....얼마전에는......듣지 못해서......왜 탐정을 하자고, 생각한검까......?" 시키베가 묻는다. 간도는 이야기를 얼버무리려 했지만, 시키베는 물고 늘어졌다. "있잖아......내가 어린 시절엔 최하층의 최저인 장소에서 자랐거든. 웃음도 오락도 없는 세계에서, 불안밖에 없는 세계에서 작은 쓰레기를 주웠어."


간도는 즈바리를 빨며 추리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런 잔꾀없이 나이에 걸맞듯 소심하게, 시키베에게 손속을 밝혔다. 그렇게 하면 잘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오물에 범벅이 되어 마른 카툰 리프였지. 복고적인 탐정물이었어. 그것만이 나의 희망이었거든. 그것만이 내 웃음이었어."


시키베는 아무런 답도 없었다. 간도는 다시 머리를 긁으며 추리에 집중했다. 스즈키 키요시의 꼬리가, 일억 엔의 꼬리가 바로 거기에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금 있다가 만족스러운 듯한 귀여운 숨소리가 침대에서 들려왔다. 살벌한 간도의 인생에서 가장 상냥하며 온화한 아트모스피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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