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하게 말하지 않는 미라이 언니에게 하나가 신신당부하듯 말하니까

“숨기는 건 아냐. 이번엔 정말 오래 살 생각이야. 그러니까 약속할게”

그러기 위해 헤어스타일과 복장을 바꾼 건가 싶었어. 덴마크에서 만났을 땐 차분한 느낌이었지. 마법을 쓰지 않아도 여자는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는 건 아이코나 하즈키의 예로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말야.

“다음엔 다 같이 보러 와”

유메가 속삭이듯 말했어.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걸 알고 섭섭하다는 표정을 또 비치고 있었어.

“유메, 슬슬 가 볼까? 내일은 금방이야”

미라이 언니가 일어나고 유메도 따라 일어났어. 유메의 짐은 마들렌이 가장 컸지만 자기 손에 소중하게 들었어.

미라이 언니가 부른 택시가 도착했어. MAHO당의 뒷문에서 모두에게 배웅받으며 미라이 언니와 유메는 택시에 탔어. 우리가 크게 손을 흔드니까 유메는 우리 쪽을 보며 거듭 손을 흔들었어.

두 사람이 안 보이니까 우린 MAHO당 안으로 돌아갔어. 우린 아무 말 없었지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어. 언제나 침착한 온푸도 울먹였어.

하나도 두 사람이 있는 동안에는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고 있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렸어.

“하나, 잘 참았구나”

내가 하나의 어깨를 감쌌어. 친구들도 같은 마음으로 하나를 둘러쌌어.

“하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메랑 지낼 수 있어서 즐거웠지?”

“즐거웠어, 도레미~!”

나한테 안겨서 엉엉 울었어. 하나와 유메가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우린 전혀 알 수 없어. 하지만 언젠가는 자매인 것만큼은 비밀이 아니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다 같이 유메가 썼던 2층 방에 가니까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서 유메 물건은 정말로 적었다는 걸 알았어. MAHO당에서의 생활은 일시적인 거였구나 싶어서 나도 섭섭해졌어.

“어, 이거? 깜빡한 건가?”

하나가 책상 서랍에 들어 있던 스케치북을 꺼냈어. 펼쳐 보니

“앗, 대단해~!”

유메가 우리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어. 한 장에 한 명씩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난 MAHO당 가게에서 파티시에르복을 입은 모습이고 하즈키는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이었어. 모모코는 디저트 반죽을 만드는 모습이고 아이코와 온푸는 데코레이션을 하는 모습이었어. 마조리카는 의자에 앉아 있고 라라와 요정들은 고양이 상태로 자거나 앉아 있는 모습이었어.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의 자신을 그린 그림을 본 하나가

“아앗! 이, 이건…… 우연, 이겠지?”

하고 나한테 스케치북을 건네며 물었어.

하나는 정원 화단에 물을 뿌리는 모습인데 그 밑에는 “고마워, 언니”라고 쓰여 있었어.

“아, 아마 그렇지 않을까……”

난 아이코를 봤어.

“……물론, 그럴 끼다”

아이코가 내가 아니라 모모코를 보면서 말하니까

“대표로 마지막 페이지에 쓴 거…… 겠지?”

모모코는 그렇게 말하면서 하즈키와 온푸를 봤어.

“그렇겠지?”

하즈키는 복잡한 표정으로 온푸를 봤어.

“그거, 내가 대답해야 되는 거야?”

우리 모두 끄덕였어. 온푸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그건…… 어려도 마녀라는 뜻일까?”

“에엑!!”

우리 목소리에 계단 밑에서 마조리카가 나무랐는데

“농담이야. 우연이라는 게 정답일 거야”

온푸가 윙크하면서 말하니까 다들 기운이 빠졌어.

“정말, 온푸도 참!”

하나가 볼을 있는 힘껏 부풀리고 노려봤어.

온푸한테 마지막으로 넘긴 건 완전 실수였어.

유메가 정말로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면 하나보다도 만만찮을 거 같으니까.

그 미소는 거짓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다 알아 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하나와 마찬가지로 인간계에서의 생활이 즐거웠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피로가 몰려온 나는 집에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바로 침대에 쓰러져 버렸어.

성난 파도 같던 1개월이 끝나고 내일부터는 평범한 매일로 돌아와. 다음 달엔 정말 아무것도 안 일어나길. 축구부가 현 대회에서도 고등학교 대항전에서도 우승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난 머리도 마르기 전에 잠들어 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