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왕국에 요구하는 것』

에 란텔로 돌아온 player 등은

람포사 3세의 초빙을 받아 어전에 자리했다.

[람포사 3세]

이번 대임을 다해주어…… 감사의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군.

player 공들이 무사히 귀환해 준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바이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환도 임무의 일부였으니.

[람포사 3세]

동굴 안의 상황은 소생이 이루어진 전사로부터 들었다.

처참하기 짝이었는, 지옥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고──

귀공이 아니었으면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없었을테지.

성공 보수에 대해서는 진중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네.

요망을 솔직하게 전해주겠나?

[슬라임코]

(……솔직하게 라고 말씀하셔도…….

자낙 전하께서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계신는데요……!)

[자낙]

(……곤란한 직무였으니 대가도 상응하는 것이 될테지만…….

자, 무엇을 바라는가──)

[슬라임코]

player씨…….

요망하신다는 것은──

>에 란텔의…… 운영권을 받고 싶습니다.

[람포사 3세]

……!

[자낙]

뭣……!?

[라나]

………….

[자낙]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건가……!?

내정간섭이라는 레벨이 아니야…… 이 정도면 사실상 침략……!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람포사 3세]

……자낙이여. 진정토록 하거라.

[자낙]

……대단히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상상을 초월한 발언이셨기에.

[람포사 3세]

……player 공. 이해가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나도 마찬가지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도 되겠나.

>동맹국인 왕국의 이익까지 고려한 판단입니다.

>양국에 있어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선택이리라고.

[람포사 3세]

우리나라에도 이익이 있는 일이라고……?

[player]

기본적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이 왕국 분들이 운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의 목적은 세계의 이변을 해결하기 위한 체제를 갖추는 것입니다.

운영권을 주시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되어 유사시에 저희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곧 왕국의 이익으로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람포사 3세]

……귀하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이익이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운영권을 넘김으로써 불이익이 생길 우려도 있다.

수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에 란텔은 바야흐로 다민족 도시가 되었다.

에 란텔에 사는 이들에게 불편이 생기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

>국왕 폐하의 생각은 이해합니다

>다양성이 허용되는 도시를 지향해야 하겠죠.

[player]

세계의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희 같은 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에 란텔은 앞으로도 열려있는 도시로 운영할 전망입니다.

[람포사 3세]

……흠…….

[자낙]

실례지만…… 염려되는 점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삼국동맹의 중심도시인 에 란텔의 운영권을 다른 나라의 동의 없이 양도해서야 큰 알력을 낳을 수 있습니다만──

[라나]

왕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여해 주시는 형태라면,

알력의 발생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자낙]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왕가의 직할령이었던 에 란텔의 운영권을 부외자에게 넘기는 것은──

괴뢰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삼국의 균형은 동맹에 안정을 가져올 것입니다.

[player]

이미 경험하신 바와 같이, 주도권 다툼은 동맹의 결속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삼국의 힘이 균형을 이룰 때 동맹이 안정된다면── 백성들도 안심할 수 있겠습니까?

[람포사 3세]

……백성의 안녕과 동맹의 안정도, 생각하고 내민 제안이라는 말인가.

(다른 자가 같은 말을 했다면 농담으로밖에 들리지 않았겠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난국을 극복해온 player 공의 발언이니 근거 없는 소리로는 들리지 않는군.)

[자낙]

(왕국의 전력이 저하한 이상, 손을 쓰지 않으면 주도권은 머지않아 제국이 쥐게 될테지…….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하지만── 정말로 그래도 되는 것인가……?

이 자들에게, 이 도시를 양도해 버리는 짓을 해도…….)

[람포사 3세]

……player 공의 생각은 이해했다.

하지만 국가의 명운에도 관련되는 중대사다. 이 자리에서 즉답하기는 어렵다.

부디, 신중하게 검토하게 해주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player]

시간은 얼마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검토해 주시길.

.

.

.

[브레인]

(……상류층이 사는 장소인가…….

어딘지 모르게 안정이 안 되는군……. 내 체질에는 차라리 전장이 맞아.)

……설마……. 이런 내가 공주님의 호위병이 될줄이야──

[브레인]

나를 고용하고 싶다고……?

[라퀴스]

호위병이라곤 했지만 호위 일만 맡아주길 바라는 건 아니야.

말하자면 유격대── 라나를 배경으로 두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력이 되었으면 해.

배경이 있으면 대규모 작전에도 활개를 치며 참여할 수 있게 될 거야.

요전 같은 꼼수는 몇 번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때?

[브레인]

…….

[라퀴스]

전사장이 돌아올 때까지 힘을 갈고닦고 싶다면──

당신에게는 싸울 장소가 필요해.

[브레인]

(……속아넘어간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싸울 장소를 찾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

[브레인]

응……? 너는…….

[왕국전사단 부관]

……브레인 앙글라우스 공이시지요. 왕국전사단의 부관을 맡고 있는 자입니다.

잠깐……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

[브레인]

……상관없지만…….

[왕국전사단 부관]

……당신께서…… 받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브레인]

……검인가…….

……! 설마, 그것은──

[왕국전사단 부관]

……전사장님이 휘두르시던 채도칼날(Razer Edge)입니다.

전사장님이 복귀할 때까지, 사용해 주셨으면 하여──

[브레인]

……그것은…… 왕국에 있어서 지극히 중요한 물건이었을텐데.

그런 걸──

[왕국전사단 부관]

……누가 손에 넣어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입니다.

전사장께서 쓰는 것조차도 반대하는 귀족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왕국의 전력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장되게 둘 수는 없지요.

전사장에 필적할 만한 실력을 지녔고 라나님의 호위병이신 당신이라면, 이 검을 쥘만 하지 않겠습니까.

윗선의 승인은 받아두었습니다.

전사장님도 분명 기뻐하실 테지요.

[브레인]

(……그 공주님이 손을 쓴 건가……?)

……가제프의 마음이 담긴 검이다.

쉽게 휘두를 수는 없겠지만── 맡아두지.

.

.

.

[슬라임코]

……후우…….

높은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은, 언제나 긴장되네요…….

player 씨는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만…….

[소이]

감정을 파악당해서 외교는 불가능하겠지.

뭐, 국가 지도자를 상대로 겁내지 않고 요구를 내밀 수 있는 것은 역시나───

[???]

……그……그만둬주세요……!

[슬라임코]

……?

지금 목소리는──

[넴]

이…… 이 돈은 할머니가 맡기신──

[인상 더러운 부랑배]

꼬마 아가씨. 누가 돈을 달라고 했나. 좀 빌려달라고 했지.

[깡마른 부랑배]

빨리빨리 말 안들으면 좀 아플 거다?

[슬라임코]

……아, 저건…… 넴쨩이에요……!

[소이]

……카르네 마을의 생존자였던가?

이제는 도와봤자 별 가치는 없겠네…….

[???]

……눈에 거슬리니까, 내 앞에서 사라져 줄래?

[슬라임코]

……저 분은 ……?

[인상 더러운 부랑배]

엉……? 뭐냐 넌.

[깡마른 부랑배]

하, 봉이 한 명 늘었구먼. 니도 같이──

[운필레아]

말이 안 통한다면…… 어쩔 수 없네.

(화르륵)

[인상 더러운 부랑배]

아각, 아가아아악……!

[소이]

음……?

스크롤을 사용해 불꽃을…… 마력계 마법인가……?

[깡마른 부랑배]

히이…… 히이이잇……!

[운필레아]

──소동을 일으켜도 귀찮게 될테지.

(우우웅)

[깡마른 부랑배]

……끄윽…….

쌔액…… 쌔액……….

[소이]

(방금, 마법의 발동직전에 스크롤에서 부적 같은 것이…….

그렇다면, 지금 것은 엔토마와 같은──)

정신계 마법이라고……?

>여러 계통의 마법을 습득해서……?

>설마, 소이씨와 같은 특수기술을……?

[소이]

그렇다면 대단하겠지만……. 그런 인간은 그다지 많지 않을 거야.

어쩌면──

[player]

(보통은, 본인의 클래스로 습득가능한 마법 이외에는 스크롤을 사용해도 발동할 수 없을 터…….

특수한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면, 저 인물은──)

[운필레아]

……위험할 뻔 했네.

자── 돌아갈까?

[넴]

응……. 고마워, 운필레아 오빠…….

[넴]

──어라? 저 사람들은……!

[슬라임코]

오랜만이네요……! 넴쨩.

[운필레아]

……아는 사이야?

[넴]

player씨들이야! 카르네 마을에서 도와준……!

[운필레아]

…………. 당신들이………….

말씀드리는 게 늦었습니다. 저는 운필레아 발레아레──

당신들에 대해서는, 조모인 리이지에게서 들었습니다.

[소이]

(이 남자가…….

온갖 매직 아이템을 다뤄낼 수 있는 탤런트를 가진 자라 했는데…….

방금 그 공격은 탤런트를 살려서──)

[운필레아]

괜찮으시다면…… 조금만, 시간을 내주셔도 괜찮겠습니까?

[player]

(운필레아 발레아레…… 천재라고 불리는 연금술사이며

지금은, 이변의 연구에 종사하고 있었을 터──

교류를 깊게 해둬서 손해볼 건 없다.)

>네, 괜찮습니다.

>상관 없습니다만──

[운필레아]

엔리의 임종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

.

.

[슬라임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만…….

[운필레아]

…….감사합니다.

한층 더── 제 마음이 강해졌습니다.

[슬라임코]

(마음……? 애정일까요……?

그런 것 치고는, 표정이──)

>……증오하고 계시는군요

>어두운 마음을 품고 계시는군요.

[운필레아]

……엔리가 무참히 찢겨졌다면…… 원흉에게 반드시 똑같은 꼴을 당하게 해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연구를──

……쓸데없는 말이 지나쳤던 것 같네요. 잊어주세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슬라임코]

…….

집념…… 원념 같은 것이 느꼈지요…….

[player]

(원흉을 멸하기 위한 연구…… 과연…….)

>……뭔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귀중한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소이]

아아…….

예의 리스트에 넣어둘까.

[소이]

그럼── 슬슬 때가 됐겠군.

.

.

.

[위병]

……전선으로부터 정시 연락.

이상은 없고── 계속해서 순회를…….

(쿠구궁)

[위병]

……? 지진인가……?

……!? 이 소리…… 설마, 붕괴──

아…….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

땅 밑바닥에서 쏟아져 나온 절망이──

대지에 가득 차오르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