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이변의 심오』

[햄스케]

……이 앞 이외다…….

수풀을 빠져나갔더니, 본좌는…….

[이안]

검은 아지랑이를 목격했다──

그랬던 것이죠?

[햄스케]

그 말대로이외다…….

[이안]

풍향은 순풍…….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 장기에 휩싸이는 사태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있겠지요.

[아우라]

사역마를, 전방에 전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이상없는 거 같네.

[슬라임코]

미끈미끈…… 아니, 알알하네요!

[마레]

(손에 난 땀 같은 느낌이려나……?)

[이안]

■■■공…….

균열에 접근하기 전에, 잠깐 시간 좀 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상관없습니다.

>조금이면.

[이안]

감사합니다. 그럼…….

──전원, 집중.

[이안]

지금부터 이변의 핵심에 접근합니다. 안전 면에서는 가능한 한 배려하겠지만…….

'균열'에는 아직도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습니다.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는 거죠.

당신들의 각오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양광성전 대원]

이제와서 뭘 물어보시나 했더니…….

법국을 나설 때부터 유언장은 써놨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이미 정해진지 오래입니다!

[이안]

──죽고자 하는 마음을, 각오라고 부르진 않을텐데.

[양광성전 대원]

……!

[이안]

우리의 사명은 이변의 정체를 알아내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가져가는 것입니다.

헛되이 죽어 봤자, 누구 하나 구할 수 없습니다.

[양광성전 대원]

읏…….

[이안]

일단, 살아남는 걸 생각합시다.

전략적 철퇴는 겁쟁이의 행동이 아닙니다.

여기서 보게 것,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든 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다시 한 번, 그 말의 의미를 잘 새겨두시죠.

[양광성전 대원]

예……!

[이안]

──가하하하! 시간을 뺏어버렸군요.

그럼, 가실까요? ■■■공.

>조심해서 갑시다.

>누구도 죽지 않게 하겠습니다.

[이안]

예. 물론이고 말고요.

[햄스케]

그럼……. 출발하겠소이다!

.

.

.

>저것은──!

[슬라임코]

거리가 있어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검은 아지랑이가 샘솟는 것처럼 보여요……!

[이안]

……분명 장기(瘴氣)겠지요.

저 장기만 없다면, 접근해서 조사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마레]

자, 장기 안에, 뭔가 빛나는 게 보여……!

>아우라씨──!

[아우라]

'아지랑이'에 막혀서 상세한 건 모르겠지만, 확실히 빛나는 것이 보이네.

저게…… '균열'이겠지…….

(옥좌의 홀에서 본 것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큰 거 같은데……?)

[이안]

……균열의 위치는 특정 되었군요.

조속히 에 란텔로 귀환하여 대책을──

[아우라]

기다려──!

균열이, 빛나기 시작했어!

[슬라임코]

──!

[■■■]

(저 빛은……!

이전에 옥좌의 홀에서──)

[이안]

예측 밖의 사태로군요. 당장 이 자리를 떠나도록 하죠!

──전속 후퇴!

[양광성전 대원]

예……!

[슬라임코]

■■■님, 저희도……!

[마레]

──!

저, 저건……!

>장기가 단숨에 퍼지고……!

[햄스케]

히이이익……!

[양광성전 대원]

크……!

이대로는……!

[양광성전 대원]

조급해 하지마라!

아직 거리는, 충분히…….

[혼돈수]

끼이이이이……!

[슬라임코]

──!

[양광성전 대원]

규, 균열에서, 혼돈수獸가……!

소형이라곤 해도 이 수는……!

[이안]

상대할 때가 아닙니다!

[양광성전 대원]

하, 하지만……!

[햄스케]

바, 발소리가……

점점 다가오고 있소이다……!

[■■■]

(시야 상태가 나쁘고, 거리도 떨어져 있는데, 곧바로 이쪽으로 향해 오고 있다…….

모종의 방법으로, 이쪽을 인식하고 있는 건가……!?)

>이대로 있다간──

>후퇴하면서……! -선택

[혼돈수]

끼이이이이이……!

(양광성전 대원들 쓰러짐)

[양광성전 대원]

끅…… 끄아아악……!

[양광성전 대원]

으아아아……!

[양광성전 대원]

히익…… 히이이이……!

[이안]

크읏……!

대열이 흐트러진 상태로는 요격도 만족스레……!

[아우라]

……어쩌지, ■■■!?

[■■■]

(여기서 양광성전이 죽게 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우리들이 죽어서도 안 된다…….

어떻게 해야──)

.

.

.

[모몬가]

현 시점에서, 나자릭의 멤버가 오염되었다는 보고는 없다.

.

.

.

[■■■]

(그 분의 말씀대로라면, 우리가 오염될 위험성은 낮을 터…….

균열의 성질이 같다면, 말이지만…….

그 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다면──)

>저희가, 최후미를 맡겠습니다.

>몬스터는 우리가 끌어들일 겁니다.

[이안]

……뭣……!

하지만……!

[슬라임코]

■■■씨……!

[아우라]

……장기가 여기까지 퍼지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거 같고 말이지.

무엇보다── ■■■를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이니까!

[마레]

나, 나도, 싸울게……!

[햄스케]

무, 무섭긴 하지만…….

신하가 된 자로서, 의무를 다하겠소이다……!

[이안]

■■■공……!

당신들은……!

[아우라]

됐으니깐, 너희는 가보라고.

[이안]

……부디, 무사하시길……!

[아우라]

자 그럼…… 가능한 한 화려하게 가볼까!

그러는 편이 녀석들을 끌어들이기도 쉬울테고!

[전투]

[아우라]

으……!

한 마리, 한 마리의 힘은 상대할만한데…….

[슬라임코]

연이어서 쏟아져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수를 줄입시다.

[마레]

으, 으응…….

천천히 했다간 장기에 휩쓸려버릴테니까.

단숨에 갈게!

[전투]

[햄스케]

나름대로 수를 줄였을 거외만…….

모조리 다 때려부수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올시다……!

[슬라임코]

장기도 다가오고 있어요!

>몬스터를 끌어들이면서, 떨어집시다!

>후퇴합시다!

[아우라]

알겠어!

.

.

.

[양광성전 대원]

하앗, 하앗…….

여, 여기까지 왔으니…….

……읍…….

아, 으…….

[이안]

왜 그럽니까……!

[양광성전 대원]

의식을 잃고 있습니다……!

……큽……!

[양광성전 대원]

어, 어이……! 정신차려……!

[이안]

외상은 보이지 않는군요…….

설마── 장기瘴氣의 영향……!?

[양광성전 대원]

하, 하지만…… 장기는 아직──

[이안]

…………가설입니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극소입자조차, 우리 몸에 이상을 일으킬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양광성전 대원]

──!

그, 그럴 가능성은…….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이안]

……쓰러진 것은,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자…….

영향의 유무는 단련도에 따른 것일지도요…….

다행히도…… 아직 흉포화는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력이 있는 자는 움직일 수 없는 자를 안으십시오.

여력이 없는 자는 스스로의 목숨을 우선시하며──

[양광성전 대원]

[이안]

……!

.

.

.

[슬라임코]

하아, 하아……. 이제 좀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요…….

──!

[혼돈수]

끼이이이……!

[아우라]

너희를 상대할 상황이 아니라고. 걷어차버려!

[햄스케]

알겠소이다!

.

.

.

[혼돈수]

……끼이이이이……!

[양광성전 대원]

큭……!

[이안]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있습니까?

[양광성전 대원]

……몇 명 안 되지만, 여기……!

우리는, 싸울 수 있습니다!

[이안]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당신들은, 부상자와 함께 에 란텔로 향하십시오.

(천사 소환)

[양광성전 대원]

반장……!

……설마……!

[이안]

후퇴 중인 몸으로는, 만족스럽게 싸울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최후미를 맡을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입니다. 아주 간단한 산수이죠.

──가라!

나의 부하라면, 내 신념을 모를 리 없으니!

내 삶은 이곳에서, 대망을 성취할 것이다!

[양광성전 대원]

…….

부디, 무운이 함께하길……!

[혼돈수]

……기이이이!

[이안]

큰소리를 치긴 했지만──

이 목숨, 그렇게 싸지는 않습니다.

쉽게 빼앗기지 않을 겁니다! 가하하하하!

.

.

.

[슬라임코]

──!

천사가, 혼돈수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마레]

이안씨가 소환한 천사려나……?

[아우라]

저 천사가 떠 있는 동안은, 그 사람도 무사하단 뜻이겠지만…….

[혼돈수]

……끼이이이!

[아우라]

그러니까, 방해하지 말라니까!

[전투]

[햄스케]

으…….

아직도 있소이다……!

[슬라임코]

이대로라면 이안씨가……!

.

.

.

[혼돈수]

끼이이이이……!

[이안]

큿……!

……뭘, 아직이다……!

열…… 아니, 스물…… 조금이라도 더, 길동무로 삼아야…….

제 목숨값에 맞으니까요!

(이안의 마법 적중)

[혼돈수]

……끼이이이…!

(혼돈수 소멸)

[이안]

하아, 하아…….

자, 다음은…….

[이안]

……큿……!

[이안]

……그악……!

치잇…….

아무래도…… 저 자신을 과대평가한 걸까요…….

.

.

.

[슬라임코]

■■■님……!

>서둘러야……!

[혼돈수]

……기이이이이……!

[아우라]

읏…….

지금까지 나온 개체보다, 한층 더 큰 것 같네.

[마레]

그래도 쓰러뜨려야겠지……!

[햄스케]

가, 가겠소이다……!

[전투]

[아우라]

……좋아!

이걸로……!

[슬라임코]

──!

이안씨의 천사가……!

(천사 소멸)

[이안]

……큿…….

더 이상은, 마력이…….

여기까지…… 이려나요…….

[혼돈수]

……끼리리리이잇!

[이안]

괴물들…… 귀가 있다면 들어라.

인간은, 약한 생물이지만…… 너희에게는, 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며,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는 종족이니까요.

나의 시체를 양식 삼아, 언젠가, 반드시──

[혼돈수]

끼이이이이이!

>이안씨──!

[???]

──꽤 멋진 임종의 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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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사세구(辭世句)로 일본에서 죽기 전에 유언으로 남기는 시를 뜻함

암만 봐도 이익은 핑계고 이안한테 사적 감정 있어보이던 주인공이

청장미 계획 때는 그렇게 모험자들을 함정에 빠트리고 연기해댔다는 게 참 신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