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어전시합』

[지르크니프]

──그럼, 어전시합의 참가조건 말입니다만…… 개인전 형식이 아닌 참가팀에 의한 총력전이란 걸로 되겠습니까?

왕국 분들은 연전을 해주시게 되겠습니다만…….

[람포사 3세]

이의는 없다. 제국이 자랑하는 정예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보유한 부대의 실력은,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가 인정할 수 있겠지.

[지르크니프]

후후…… 말씀하신대로 되겠지요.

[람포사 3세]

그럼, 제국측의 참가자를 확인해 볼까.

.

.

.

[슬라임코]

우으…….

설마 어전시합에 참가하게 될줄이야…….

[가제프]

왕국의 요청에 응해줘서 감사하네. player 공.

[player]

(이쪽으로서는 왕국의 중추와 관계를 쌓아올릴 수 있을뿐만 아니라,

우리의 힘을 다른 나라에도 어필할 수 있다……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설마, 라나 공주는 처음부터 이것을 예측하고 우리에게 의뢰를……? 그렇다면 어째서…….

그녀의 진의는 알 수 없지만──)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함께 싸울 수 있어 영광입니다.

[소이]

……제국측의 입장이시네.

참가자는── 플루더는 당연하고, 나머지는…….

[가제프]

……역시 님블 경인가.

[???]

──이봐이봐. 나도 있는데 말이지.

[가제프]

뭣……!! 네놈은……!

[???]

가제프 스트로노프……

왕국 제일의 전사와 마주할 기회가 마침내 찾아올 줄이야.

[가제프]

그 장비…… 그 문신…….

네놈은── 제로!

[소이]

제로라고……?

[가제프]

회장에 직접 침입해온 건가…….

네놈 마음대로 하도록 두진──

>……검을 거두어 주십시오.

>……제국 측을 보십시오.

[가제프]

player 공……!?

하지만──

[소이]

……제국 측의 인간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있는 것 같네.

[제로]

당연하지. 나는 제국측의 참가자이니까.

[가제프]

뭣……!

.

.

.

[자낙]

어,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녀석이──!?

[라나]

오라버니──

부디 진정해주세요.

[람포사 3세]

……황제 폐하여.

무엇이 목적이지?

[지르크니프]

그는 얼마 전, 제국에 종속되길 신청했기에 받아들였을 뿐, 입니다만.

[레이몬]

…….

전직 여덟 손가락이었던 저 남자를── 부하로 삼은 겁니까?

[지르크니프]

전력으로서 다소라도 이용할 수 있다면 쓰지 못하란 법은 없습니다.

출신이 다른 이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은 동맹의 지향점이기도 할 터입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오늘날에는 법국 출신이 왕국에서 일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던가…….

모든 것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닌지?

[레이몬]

…….

고삐를 잡고 있다면 문제는 없을 겁니다.

[엠헤러]

……꽤나 재미있어졌네요.

괜찮으시다면 심판은 제가 맡도록 할까요? 당사자가 아닌 나라여야 납득하기 쉬울테고──

어전 시합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잡병에게 맡길 수 있는 일도 아니겠지요.

[지르크니프]

(……중립의 입장에 있는 자에게 맡겨야 할 역할이기는 하다.

이 남자의 역량을 측정할 기회도 되려나…….)

──고마운 제안입니다.

왕국측에 이의가 없다면 부탁드려도 될지요?

.

.

.

[가제프]

(……청장미가 쫓고 있어야 할 제로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꾀를 부렸구나, 제로.

[제로]

지금은 영웅이 이기는 시대가 아니지. 온갖 수를 다 쓰는 놈이 이기는 거다.

──내 말 틀렸나?

[슬라임코]

어……어떻게 된 일인 걸까요……?

[player]

(아마, 요전의 음모는 이 전개를 예측하고── 왕국측의 전력을 깎아냄으로써

제로는 스스로의 유용성을 나타내, 그것을 선물삼아 제국에 빌붙은 거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하는 것이 지르크니프의 방식이라면, 왕국의 암부를 아는 제로는 정국면에서도 써먹을 길이 있다.

여차하면 잘라낼 궁리도 하고 있을테고…….)

>과연 선혈제…….

>소문대로인 분이라 해야 하나…….

[가제프]

……제로……

네놈이란 놈은…….

[제로]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

지금 당장 상대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지.

[엠헤러]

외람되지만 이 시합의 심판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위험하다 판단했을 때는 주저없이 경기를 멈추겠으니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참가하시는 분은 앞으로.

[님블]

제국 4기사의 일각, 「격풍」의 님블 아크 데일 아녹……

나의 부하들과 함께, 제국의 일번창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슬라임코]

님블씨……!

[가제프]

당신이 일번창을…….

주군의 명인가, 아니면…….

[님블]

……저에게 맡겨달라고, 폐하께 부탁드렸습니다.

[player]

(……님블씨로서는 제국기사의 손만으로 이 시합을 마무리 짓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네.)

[님블]

player 공── 당신들께 깊은 은의를 느끼고 있는 몸이기는 하나, 이 자리에서는 일절 손속을 둘 수 없습니다.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바라는 바입니다.

>전력으로 상대하겠습니다.

[가제프]

이런 형태이긴 하지만…… 제국 4기사의 긍지높은 귀공과 맞붙게 된 것을,

한 사람의 전사로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님블]

저도──

한 사람의 기사로서 똑같은 마음입니다.

[제로]

……언제까지나 하찮은 이야기나 해댈 거냐.

냉큼 시작하라고. 뒤는 내가 닦아줄테니 말이지.

[가제프]

네놈…… 동포에 대해──

[님블]

…….

[엠헤러]

……어흠.

영광스러운 어전경기이니 조심스러운 언동을 부탁드립니다.

양측 다── 준비는 되셨습니까?

그럼 제1시합── 시작!

[전투]

(제국기사를 정면에서 베어 쓰러트리는 가제프)

(접근하는 기사의 공격을 백스텝으로 피하면서 빈틈을 베어내는 소이)

[제국군 기사]

……큿…….

[소이]

──하앗!

[제국군 기사]

……대장님……!

[소이]

──호오.

방금 이 공격을 처리했나.

[님블]

이래뵈도 속도에는 자신이 있어서 말이지요.

──하앗!

(챙! 챙!)

[슬라임코]

(검섬이 너무 빨라서 보이지 않았지만……

금속음이 두 번 들렸다는 것은──)

[소이]

……연격인가…….

[님블]

「격풍」의 진수…… 체감하게 해드리죠.

(합 겨루기)

[가제프]

……소이 공……!

[님블]

……!

[소이]

속도 겨루기라면 질 것 같진 않은 걸.

기술은 다 보였어? 그럼── 다음은 이쪽 차례야.

[님블]

──그렇게 두지 않을 겁니다.

(소이 타격)

(소이, 표정 일그러짐)

[소이]

──!

[님블]

우리들의 진정한 무기는…… 하나 되어 임하는 조직력입니다.

설령 개개인이 패하더라도, 제국은 지지 않습니다.

제국 기사단의 진가……그 눈에 새겨 넣어드리지요!

[전투]

[가제프]

훌륭한 연계였지만……

나의 집념이 조금은 이긴 모양이다.

──우오오오오!

[님블]

……큿……!

이것이…… 가제프 공의…….

[엠헤러]

──거기까지!

[님블]

…………훌륭했습니다.

가진 힘을 다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미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가제프]

귀공들의 검에는 기사로서의 긍지가 깃들어 있다──

말로 하지 않아도 나는 안다.

[님블]

……실례하겠습니다.

[제로]

흥……역시 졌나. 처음부터 내가 나서게 뒀으면 좋았을 것을.

아니── 오히려 형편 좋게 흐르는 건가.

제국을 대표하는 기사가 패배한 직후에 내가 이기면, 그만큼 내 실력이 돋보일테니.

그럼…… 마음껏 날뛰어볼까.

[가제프]

……네 놈 따위에겐 활약할 순간 따위 없다.

빠르게 퇴장해줘야겠다.

[제로]

이 내 실력 정도는, 너도 전해듣고 있겠지?

퇴장하는 건 너다, 가제프. 최강의 칭호는 이 내가 받아가도록 하지.

[소이]

……최강의 칭호…….

참 잘도 짖어대는구나.

[제로]

──엉?

뭐라고 했냐!?

[엠헤러]

……너무 흥분하시길. 체력 낭비니까요.

그리고, 이것이 어전 시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두 분 모두 준비되셨습니까?

그럼── 제2시합 시작!

[전투]

[가제프]

──하아아아아앗!

[제로]

시간을 벌어라, 쓸모없는 것들!

[가제프]

……동포를 방패삼아……!

제로……!

[제로]

그렇게 초조해하지 마라. 차분히 경기를 즐겨보자고.

──엇차!

[가제프]

……읏……!

[슬라임코]

(주먹만 내지른 것만으로도 돌풍이……!!)

[제로]

고작 이까짓 기술로 놀라도 곤란하다고.

[소이]

(새겨진 문신이 빛을…….)

[제로]

내 몸에 깃든 짐승의 힘…… 지금이야말로 개방해 주마!

[슬라임코]

(……! 사라졌다──!?)

[제로]

──받아라!

[가제프]

……큿……!

[제로]

단련시킨 육체에, 짐승의 힘을 실은 일격── 어떤 갑옷이라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네놈을 쓰러뜨리면 내 실력은 증명된다……. 실력주의인 제국이라면 출세도 용이할테지.

네놈을 쓰러뜨리고 모든 것을 되찾아 주겠다!

[자낙]

(씁, 맨손으로 갑옷에 손상을 주다니…… 과연 여섯 팔 최강…….

입만 산 남자가 아니라는 건가?)

[라나]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반드시 왕국이 이길 거예요.

[람포사 3세]

……음. 믿고 지켜보도록 하마.

(제로의 연격)

[제로]

하……!

어떻게 된 거냐, 가제프. 그 정도──

[소이]

──내 쪽도 상대해달라고.

[제로]

큿……!

과연……확실히, 단순한 모험자는 아닌 것 같군. 하지만 저 청장미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내가 모를 리가 없으니까!

[소이]

……뭔갈 꾸미고 있던 모양인데, 네 흉계는 실패했나 보네.

우리를 초대하는 결과가 됐으니까.

[제로]

……칫……!

좋은 배짱이군. 우선은 네놈부터 부숴주마!

짐승의 힘을 품은 나의 실력! 그 몸으로 맛보도록 해라!

[전투]

[제로]

큿……!

바……바보같은……!

[소이]

짐승의 힘이, 뭐라고?

[제로]

웃기지 마라……!

이 내가, 너희들 따위에게──

[제로]

끄아아아아아아……!

[소이]

헤에…… 조금은 즐기게 해주려나?

[제로]

무심코 죽여버릴 수 있으니 미안하게 됐다.

힘껏 도망쳐봐라.

──간다아아아아아!!

[전투]

[제로]

……크악……

있을 수 없어…………! 이런 일이……!

[가제프]

──끝이다.

[엠헤러]

……거기까지!

[제로]

……읏……. 우쭐대지…… 마라…….

다음 상대는, 그 플루더…….

소모된 네놈들에게…… 승리는…… 없다…….

[가제프]

………….

[소이]

(……인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연전을 벌인 후에 플루더를 상대하는 것은…… 확실히 불리할지도 모르겠네요.)

[지르크니프]

(……결국은 운 좋게 주운 물건, 뭐 이 정도인가.

저 모험자들도 나름대로 하는 것 같지만, 플루더의 적은 못 될 것이다──)

……드디어, 다음이 최종전입니다.

건투를 기대하겠습니다.

[람포사 3세]

…….

──나도 같은 마음이다.

.

.

.

[플루더]

──폐하를 지키기 위해 동반한 것이었는데, 이런 일을 하게 되다니…….

정치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로군.

----

고작 제로가 제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용당하고 버려진 카지트과 여섯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