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번에 들고온 밴드는 나초푸파다. 2000년대 후반에 펑크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리고 공연을 많이 다녔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밴드다. 아이리쉬 펑크 밴드인지 켈틱 펑크 밴드인지는 모르겠다. 내 기억으론 자기들도 매번 다르게 소개했었어. 난 이 밴드에 지대한 애정이 있었어서 술 마시러다니다 만난 아일랜드 놈들한테도 스코틀랜드 놈들한테도 음악을 들려줘봤는데 둘다 자기네 음악이라고 우겼던 기억이 있구만. 

처음엔 나초푸파도 그냥 흔한 한국 밴드 1이었을 거다. 랜시드랑 토이돌즈 좋아하는, 조선 펑크 영향 받은 그런 밴드. 물론 그때도 매력이 있었고, 위에 링크한 앨범도 좋아한다. 물론 난 이 앨범이 나왔을 때는 어렸어서 존재를 몰랐지만...저 앨범만 듣기에도 안 좋아할 이유가 없는 밴드다. 랜시드 짭 소리를 들을 순 있어도.

 나초푸파가 언제 방향을 선회한지는 난 모른다. 내가 처음 들은 건 바뀌고 난 이후였거든. 부산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듣게 된 나초푸파는 내겐 충격 그 자체였다. 일단 한국 펑크 밴드가 휘슬을 쓰는 켈틱인지 아일랜드인지 하는 펑크를 하는 것 자체가 신선했고, 라이브를 잘했다. 내가 아일랜드 음악과 켈틱 음악, 게일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기도 했지. 아마 나 같은 사람 많을 걸? 

그 이후 캐나다 클럽 투어를 나름 성공적으로 갔다와서 Here Comes The Nachopupa (음원 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음) 라는 앨범을 냈는데, 이건 맨 처음 앨범과 아예 결이 다른 앨범인데 링크한 동영상 중 두번째 영상이 마음에 들면 한번 봐봐. 물론 영상에 나온 곡은 없다^^ 아무튼 그렇게 공연을 쭉하다가 2012년인가 2013년인가 해체를 했다.

 특이한 점은 영상에서 휘슬 불고 있는 멤버 안도 (현재 T.B.T.R 이라는 바이크 용품 샵을 부산에서 경영 중) 의 동생이 웨이스티드 쟈니스의 안지원 씨다. 그리고 안지원 씨가 같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 밴드 데디오레디오에서 Let's Go를 절찬리 커버중이고, 얼마전의 공연에서는 특별 게스트로 안도 씨를 초대했다더라. 

 부산 밴드! 하면 스톤드, 스카웨이커스, 사이드카 등 많은 이름이 있지만 나한테 부산 하면 떠오르는 밴드를 묻는다면 난 두말 않고 나초푸파를 선택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