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파티♡프리큐어 음악

테라다 시호

"온기가 느껴지는 음악을 전하고 싶어 목관악기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음악으로 표현하는 당연한 것의 근사함

─『힐링굿♡프리큐어』, 『트로피컬 루즈! 프리큐어』에 이어 세 번째로 프리큐어 시리즈의 음악 담당을 맡게 되셨는데, 『딜리셔스 파티♡프리큐어』를 보고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전작인 『트로프리』는 밝고 활기찬 일상이라는 세계관이었는데 이번 『딜파프리』도 마찬가지로 우리 일상과 매우 밀접한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하지만 「밥」이나 「공유」를 모티프와 주제로 삼고 있어서 같은 일상 작품이라도 세계관이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음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제작진들의 어떤 오더가 있었나요?

 신디사이저 메인이 아닌 오케스트라 악기를 기본으로 기타나 베이스를 중심으로 해서 멋진 음악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작품의 모티프나 주제는 매우 보편적인데요. 보편적인 소재를 음악으로 표현할 때 따로 고안한 사항이 있었나요?

 딱히 기교를 부리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다만 「고마워」나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처럼 당연한 것이지만 그 감사함을 잊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음악을 통해 「고마워」라는 게 사실은 정말 근사한 것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는 온기가 느껴지도록 신경 써서 작곡했어요.

─『딜파프리』에서는 어떤 악기를 사용하려고 하셨나요?

 『트로프리』보다 목관악기가 나올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저는 목관악기에 따뜻하고 인간적인 분위기를 느껴서, 「밥」이나 「고마움」 같이 정신적인 부분을 악기로 전달하려면 목관악기가 어울릴 것 같더라구요. 목관악기가 중심이 되니 키나 조를 정하는 방식도 독특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목관악기 중에서도 특히 이거다 싶은 악기가 있었나요?

 멜로디를 강조하고 싶을 때는 오보에나 플루트를 사용했었죠. 특히 피콜로(플루트)도 귀여운 소리가 나서 포인트를 주는 데 썼어요.

─유이가 사는 맛있구나타운은 여러 나라의 음식이 모이는 마을인데요, 각국의 음악은 의식했나요?

 그렇죠. 한 나라에만 매달리지 않고 이국적인 정서가 넘치는 듯한 이미지로 작곡했어요. 약간 중국풍이었다가, 또 약간 북유럽풍이었다가, 미국풍이었다가…. 그런 에센스를 조금씩 섞어 나갔어요. 실은 이번 작품에 요리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분명 프렌치가 나올 거라고 음악 스태프끼리 떠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프렌치 팝을 메인 테마로 하자' 같은 이야기도 나왔었죠. 하지만 실제로 프렌치는 별로 나오질 않았네요. (웃음)

─란네 집은 라면 가게인데요, 중국풍 음악 하면 징 같은 악기가 연상되곤 하는데 이건 듣지 못했네요.

 맛있구나타운은 이국적인 색을 의식했지만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대해선 특정 국가에 종속되지 않도록, 일상 속 여자아이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어요. 란짱에 대해서 말하자면, 음계를 쌓는 스타일이나 약간의 에센스로 중국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정도로 그치도록 했죠.

─쿠킹덤의 테마곡 같은 건 없었네요.

 그랬죠. 『딜파프리』는 심정을 설명하는 음악이 많이 필요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다양한 음악들을 선곡을 담당하시는 분이 쿠킹덤 같은 씬들에 적재적소 사용해 주셨던 것 같아요.

3년간 배운 지나치게 무서워지지 않는 밸런스

─적측인 괴도 분도루단에 대한 건데요, 이전 작품에서 적측은 너무 무섭게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죠.

 이번에도 괴도 분도루단은 「분도루! 분도루!」 하고 구호를 외치는 조직이라, 별로 무섭지 않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너무 코믹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간이 적절하게 적당히 수상쩍은 느낌이 났으면 한다는 오더도 있었죠. 그걸 프레이즈에 반영해서, 진지해질수록 웃기는 듯한 이미지로 작곡했어요.

─그렇다고 아예 안 무서워지면 적이라는 느낌이 없어지겠네요.

 확실히 그렇기도 해서 비교적 세심히 더듬으며 작곡한 부분은 있었어요. 무서운 음악에는 소리를 쌓아올려 박진감을 내는 두려움과 소리를 빼서 표현하는 두려움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그 무서운 음악의 밸런스를 캐치하게 된 건 『딜파프리』에 와서야 감이 왔어요. 『힐프리』 때는 『프리큐어』 시리즈 음악을 처음 담당하기도 해서 소리를 상당히 꽉꽉 채워 넣은 만큼 공포감이 강하게 났다는 느낌이 있었죠. 『딜파프리』에서는 그렇게까지 공포감이 드는 음악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소편성으로 『딜파프리』라는 작품에 잘 섞일 것을 고안하며 작곡했어요.

─『프리큐어』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신 씬은 어떤 식으로 접근해서 제작했나요?

 키워드는 3년간 공통적으로 「멋지게」와 「화려하게」와 「귀엽게」, 그리고 「씩씩하게」가 있었어요. 『트로프리』는 트로피컬한 사운드라서 살짝 특수했지만 『딜파프리』는 『힐프리』와 조금 비슷한 테이스트일지도 모르겠네요. 『힐프리』 때는 처음으로 프리큐어 변신 음악을 맡은 것도 있고 해서 '멋있게 해야지', '여기서는 팍 터뜨려야지' 하거나 과거 시리즈의 변신 씬을 보고 들으며 굉장히 의식하고 작곡을 했었어요. 하지만 『딜파프리』에 와서는 있는 힘껏 화려하게 시작하고 싶다든가, 물 흐르듯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됐어요. 전개를 세세하게 생각하는 것보단 처음부터 끝까지 끊기지 않고 흘러가도록, 자연스럽게 그런 곡이 된 것 같아요. 『딜파프리』에선 멋있는 부분을 자잘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음악을 들었을 때 변신 씬 전체가 멋있게'라는 접근이 가능하도록 넓게 포착해서 작곡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변신 음악도 그림 콘티를 보고서 작곡한 건가요?

 맞아요. 근데 이게 어떤 시리즈든 그랬지만 처음 그림 콘티를 봤을 땐 「귀엽다」라는 말밖에 안 나오거든요.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그림을 봐서 기쁘기도 하고요.(웃음) 설레는 감정밖에 없네요.

─『딜파프리』 TV시리즈에서 많은 곡을 만드셨는데,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곡이 있었나요?

 「분분 도루도루 분도루~」 하며 시작하는 우바우조를 소환할 때의 테마 「나와라, 우바우조!」가 마음에 드네요. 마치 주문을 외우는 듯한 사운드가 됐어요. 그리고 「블랙 페퍼 등장」은 제가 브라페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 히어로 풍 음악이 된 것도 인상에 남네요. 제작 회의 단계에선 브라페의 곡은 단조 음악으로 하고 싶다는 오더가 있었어요. 금관악기 소리로 시작한 건 용감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였어요. 프리큐어의 변신 씬은 금관악기로 시작하는 일이 없었으니까 거기서 다른 테이스트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OST1 06 나와라! 우바우조!

OST2 08 블랙 페퍼 등장

 정화기 중에서 큐어 피날레의 기술 「프리큐어! 딜리셔스 피날레 팡파레!」는 고상한 이미지가 있으니까, 클래시컬함과 반짝반짝거리는 느낌을 담아서 살짝 고급스러움을 목표로 작곡했습니다.

OST2 02 프리큐어! 딜리셔스 피날레 팡파레!

─『영화 딜리셔스 파티♡프리큐어 꿈꾸는♡어린이 런치』는 테마파크가 무대였는데요. 무대에 따라 작곡 방식에 변화가 있기도 했나요?

 영화는 TV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영상에 맞춰 작곡을 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저절로 테마파크 분위기가 풍기게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각 씬의 길이가 확실히 정해져 있는 데다가 전개도 상당히 빨랐기 때문에 이야기의 윤활유가 되어줄 수 있는 음악을 의식하고 작업했어요. 영상에 맞춰서 작곡을 할 수 있다는 건 역시 즐거웠네요. 물론, 길이가 정해져 있다는 어려움이나 도중에 길이가 바뀌어서 조정에 난관이 생기는 일도 있지만 그림에 음악을 적용하는 일은 언제나 기쁘죠. 제가 좋아하는 브라페가 등장하는 씬을 작곡할 때는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어요.

─최애 캐릭터를 꼽자면 올해는 블랙 페퍼인가요?

 맞아요. 한결같이 유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좋네요. 그리고 마리짱도 멋있죠. 『딜파프리』 음악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마리짱의 테마를 만들지 못한 거예요. 딜리셔스 필드의 곡이라든가, 한번쯤 작곡해 보고 싶었어요.

─제작이 끝난 시점에서 테라다 씨가 느끼기에 『딜파프리』다운 곡은 뭔가요?

 「밥은 미소♡」(메인 테마곡)이나 「행복의 요리」, 「잘 먹었습니다, 고마워요」 같이…… 일상 씬을 표현하는 곡이 '감사'나 '따뜻함'과 연결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가장 「『딜파프리』다운 음악」일지도 모르겠네요.

OST1 01 밥은 미소♡

OST1 14 행복의 요리

OST1 25 잘 먹었습니다, 고마워요

─『힐프리』부터 지난 3년간 『프리큐어』 시리즈의 음악에 종사하면서 자신이 가장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는 점은 뭔가요?

 『힐프리』 때는 총 80곡 정도 작곡했는데요, 『트로프리』와 『딜파프리』 와서는 다소 줄긴 했지만 영화 OST도 담당했기에 상당한 수의 곡을 쓰게 됐어요. 거기다 감사하게도 매우 호화스러운 생악기 편성으로 녹음을 하게 해주셨죠. 게다가 배틀 씬 같이 하드한 곡도 많았어서 작곡뿐만 아니라 녹음 등을 포함해서 많이 터프해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1년간 『딜파프리』를 응원해 주신 분들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1년간 보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겹쳐 말 없이 식사하는 것이 당연시 된 시기였지만 유이짱과 친구들이 「밥은 미소」, 「식사는 즐거운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어린 아이와 커다란 친구들 모두 식사의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