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서 손님들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슬슬 손님들이 오시네요! 모두 준비하자구요!"
시즈코는 손님들은 맞이하러 밖으로 나갔다.
"백야당에 어서오세요! 눈.꽃축제를 기념해서 새로운 화과자도 나왔다구요?"
"와아~! 시즈코 짱이다!"
"네~ 시즈코입니다 주인님! 냥냥~"
"우와…아까랑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백야당 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스는 경악했다.
그도 그럴게 아까랑은 말투도,표정도,몸짓도 전부 달라져서 도저히 동일인물이라곤 볼수 없는 수준이었다.
"저게….바로 시즈코의 영업용 멘트야.."
"영업용 멘트요?"
"음…RPG로 예시를 들자면 마법사 유저가 파티에 끼기 위해서 힐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
….아까도 말했지만 시즈코는 돈에 있어서는 굉장히 무서운 아이다.
아마 시즈코는…나중에 크게 성공할거야.
"이럴때가 아니지! 아리스, 우리도 준비하자!"
"네! 아리스도 영업모드로 들어갑니다!"
백야당의 문이 열리고 손님들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손님! 아리스 입니다!"
"어라? 처음보는 아이인데? 누구?"
"아, 우미카랑 피나가 오늘 감기때문에 쉬게 되어서 하루 동안 일하게된 아리스라고 해요!"
밖에 있던 시즈코가 말했다.
"네! 메이드 용사 아리스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아리스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너무 귀여워서 아리스 주변에 역광이 비치는것 같았다.
"ㄱ….."
"귀….."
"귀여워어어어어~~!"
학생들은 아리스에게 다가와 아리스의 볼을 만져댔다.
"백귀야행 출신은 아닌거 같은데 어디서 왔어?
몇학년이야?"
"아리스짱이라고 했나? 이름도 엄청 귀여워!"
"우와아아 볼이 엄청 말랑말랑해!"
"저기저기, 사진 한장만 찍어도 될까?"
아이들은 아리스가 신기한듯 이것저것 물어보며 아리스를 마구 만져댔다.
그래, 확실히 아리스가 귀엽긴 하지.
볼도 말랑말랑해서 만져보고 싶겠지.
"끄앙! 답답합니다! 살려주세요!"
그런데 아빠의 입장으로서 내딸을 저런식으로 대하는건 상당히 불편하다.
아리스의 볼따구는 그렇게 쉽게 만질수 없는거라고.
"크흠! 흠!"
일부러 크게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끌었다.
"응? 선생님?!"
"뭐야? 왜 샬레의 선생님께서 여기 계시는거에요?"
"나도 오늘 하루동안 백야당에서 일하기로 했거든.
손님들, 저희 딸…아니아니 직원 그만 만지시고
자리에 앉아주시길 바랍니다."
"네~"
"그러면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무엇을 주문하실 겁니까? 아리스는 이 메뉴를 추천 드립니다!"
나에게 연습했던 것처럼 아리스는 가장 비싼 메뉴를 추천해주었고.
"그럼 이걸로 부탁해 아리스짱~"
이 유혹을 이겨낼수 있는자는 그리 많지 않다.
"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아리스는 메뉴판을 들고 총총 걸어갔다.
"귀엽다…."
"귀엽네….."
걸어가는 아리스의 모습을
아이들은 그저 귀여운듯 바라보았다.
"응, 귀엽지~"
나 포함해서.
"선생님은 아리스짱에 대해 잘 아세요?"
"그럼 잘 알지, 아리스를 백야당에 데려온것도 나거든."
"정말요? 어쩌다가 데려오셨는데요?"
"그…그게~얘기하자면 조금 길다고 해야하나~아하하…"
동거 얘기는 하면 귀찮아 질것 같아서 그냥 안하기로 했다.
뭐, 아리스가 지금 백야당에 있는 이유도
내가 데려온게 맞으니 거짓말은 안했다.
"빰빠바밤~ 주문하신 메뉴가 나왔습니다!"
그때, 아리스가 화과자와 차를 가지고 나왔다.
"빰빠바밤? 아하하! 뭐야 그거 귀여워~"
"게임 효과음 입니다!
손님들은 화과자와 차를 획득했습니다! 뽜밤뽜밤~"
"아하하! 그게 뭐야 귀여워~"
새삼 느끼는거지만 아리스는 적응력이 굉장히 빠른것 같다.
하긴 아리스는 밀레니엄에서도 붙임성이 좋아 인기가 많았지.
"자 그럼…맛있어 져라~ 맛있어 져라~ 얍~!"
아리스는 맛있어 지는 주문을 외치며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주었다.
"뽜밤뽜밤~ 화과자의 맛이 1랭크 상승했습니다!
그럼, 맛있게 드셔 주세요!"
"맛있어 지는 주문이라니, 최고야 아리스짱~!"
그렇게 아리스의 첫 서빙 실전은 성공적으로 끝맞췄다.
"오…아리스, 생각 이상으로 잘하는데?"
"헤헤, 아리스는 메이드용사 입니다! 이정도 서빙은 아리스에겐 간단한 퀘스트 입니다!"
아리스는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
"후후…아리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문 너머에 있던 시즈코가 말했다.
"이제 겨우…'첫' 서빙이 끝난거 거든…"
"네?"
시즈코의 말대로, 아리스의 고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RPG게임으로 치자면 이제 막 튜토리얼이 끝났다고 볼수 있는것이다.
(따르릉!)
또 한번, 백야당의 문이 열리고.
"시즈코짱 오랜만이야!"
"어라? 못보던 애가 있네? 누구야?"
"샬레의 선생님?! 왜 여기 계세요?"
손님들이 또 다시 우르르 밀려오기 시작했다.
"자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구요!"
"끄앙!"
"메이드 용사 아리스의 다시 출격!"
나는 아리스의 등을 밀어주었다.
여기서 아리스 일 하는거나 구경해야지.
"선생님도 놀지만 말고 뒷정리 좀 해주세요!"
"알았어…"
음, 나도 구경만 하긴 글른것 같다.
백야당 운영은 순조로웠다.
아리스의 서빙 실력은 생각이상으로 좋았고,
아리스의 소문을 듣고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좋은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뽜밤뽜밤~ 주문하긴 메뉴가 나왔습니다!
아리스의 미소는 서비스 입니다!"
"아리스짱 귀여워~
저기, 괜찮다면 사진 한장만 같이 찍어 줄수 있을까?"
"네, 괜찮습니다!"
"자~ 그럼 여길 보고~
브이~"
"브이~"
'(찰칵)'
"저기저기! 나하고도 찍어주라!"
"나도!"
차보단 아리스를 보기 위해 온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아리스는 인기가 많았다.
다만 인기가 너무 많은 나머지 점점 손님의 수는 아리스가 감당할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버렸다…
"아리스는 서빙에 재능이 있는거 같아요."
옆에서 서빙을 구경하던 시즈코가 말했다.
"응? 왜?"
"저는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덜렁이 컨셉을 하고 있잖아요."
시즈코는 아리스를 가리켰다.
"주문하신 딸기 찹쌀떡 나왔습니다!"
"응? 우린 이거 안시켰는데?"
"네? 그렇다면 누가…"
"아, 그거 이쪽에서 시켰어."
옆 테이블에 있던 손님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리스, 실수해버렸습니다!"
"아하하~ 덜렁이는 아리스짱도 귀여워~"
"보세요, 제가 자주 쓰던 덜렁이 컨셉이에요."
아니야…
저건 컨셉이 아니라…
"저거….진짜로 실수한것 같은데?"
"아리스짱~여기도 맛있어지는 주문 해줘~"
"헥헥…네…알겠습니다….맛있…어져라…맛있어져라….얍~……"
항상 열정적이던 아리스지만,
너무나 많은 서빙으로 인해 지친 상태였다.
"아리스! 정신차려!"
"죽…여…줘…."
큰일이다.
이미 아리스의 hp는 0이었다.
이 상태로 더 이상 서빙을 하기엔 무리다.
"시즈코, 잠시만 아리스 대신 서빙을 해줘야 할것 같은데?"
"그러고 싶어도 제가 지금 할일이 너무 많은데요!"
시즈코는 지금 접대,요리,설거지를 혼자서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 서빙을 하기엔 무리였다.
이를 어쩐다…..
"음……."
잠시 고민하던 시즈코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선생님."
"응? 왜?"
"아무래도 선생님이 서빙을 해야할것 같은데요?"
"…..뭐?"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아리스가 지금 서빙을 하기엔 무리고…저도 지금 바쁘니까, 그나마 손이 남는 선생님이 서빙을 해야 할것 같아요."
"잠깐잠깐잠깐, 내가 서빙이라니? 나같은 아저씨가 하는 서빙을 누가 바란다고…."
상식적으로 메이드 카페에서 웬 아저씨가 서빙을 한다고 생각해봐라.
그딴걸 누가 바라겠어?
"어쩔수 없잖아요! 아리스가 회복될때까지 만이라도 좋으니까 선생님이 서빙 좀 해주세요!"
그러곤 시즈코는 탈의실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절대 안돼! 이 나이 먹고 애들한테 맛있어 지는 주문을 외친다고 생각해봐!
쪽팔려서 밖에서 못다녀!"
"그렇다고 저 상태의 아리스를 냅둘수는 없잖아요!"
"그건….그렇지…."
나는 아리스를 바라보았다.
"HP가 0입니다…끄앙…살려주세요…."
아리스는 너무나 지친 상태였다.
저렇게 지친 아리스는, 아마 처음본것 같다.
"크으으윽….알았어 알았어! 내가 서빙할게!"
그래, 아리스가 힘들다는데 내 쪽팔림이 대수냐.
아리스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희생할수 있다.
나는 탈의실로 가서 옷을….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기모노가 죄다 여성용인데?"
하긴, 이런 메이드카페에서 누가 남성용 기모노를 준비했겠는가,
하는 수 없이 앞치마만 둘렀다.
"후우….좋아, 준비 끝."
"아리스! 들어와서 좀 쉬어! 나머진 내가 할게!"
아리스를 쉬게 하고 서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당당히 나서긴 했지만 솔직히 불안하다.
이게 그 수요없는 공급이라고 하는걸까.
시즈코, 장사 망해도 난 모른다.
한편, 밖에서는 축제가 한참인 백귀야행을 크로노스의 시논과 마이가 촬영하고 있었다.
"네! 저희는 지금, 줄이 엄청나게 긴 백야당에 앞에 나와 있습니다!"
"평소에도 인기가 많은 백야당이지만…오늘따라 줄이 유독 기네요? 대체 무슨일 일까요?"
시논과 마이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백야당에 좀 더 자세히 접근했다.
그들의 눈에 서빙을 하고있는 선생의 모습이 잡혔다.
"아—! 여러분 저걸 보세요! 샬레의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이 지금 백야당에서 서빙을 하고 있습니다!"
특종 냄새를 맡은 시논이 눈을 반짝였다.
"그 샬레의 선생이 어째서 백야당에, 그것도 서빙을 하고 있는걸까요?
이건…어쩌면 특종일수도!
마이 뭐해! 빨리 찍어!"
그렇게 선생이 서빙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게 되었다.
문제는 이 방송이 실시간 방송이었고,
그렇게 서빙을 하는 선생의 모습은 키보토스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선생님이……"
"서빙?"
그렇게, 백야당에는 커다란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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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 애매해서 오늘은 좀 짧습니다.
반응이 좋다면 다음화 최대한 빨리 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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