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으로 부르는 선생님에게 참을 수 없게 된 학생들
성으로 부르는 선생님에게 참을 수 없게 된 학생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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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15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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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도, 잠깐 괜찮을까?"
컴퓨터 타이핑 소리와 서류 넘기는 소리만 몇 시간동안 계속되어 오늘은 이대로 아무런 이벤트 없이 끝날 줄 알았는데 평소와 다른 호칭으로 나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와 다른 호칭, 이전에 했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등장했던 호칭 변경 이벤트가 떠올랐다.
"호칭 변경 이벤트군요! 아리스 알고 있습니다!"
게임 속 이벤트가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마음이 들떴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신내기 충분한 이유였다. 그러고 보니 그런 류의 게임에서는 호칭 변경에 따라 호감도도 달라지던 기억이 났다. 그렇다면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아 나는 검지를 세우고 "띠로리~" 하고 전자음 흉내를 낸 뒤 말했다.
"아리스의 호감도가 상승했다!"
그런 사소하고 하찮은 서브 퀘스트에도 못 미치는 텍스트 3줄 정도 서술 가능한 그날부터 선생님은 나를 텐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즐거웠지만 지금은 그 호칭이 왠지 모르게 짜증났다. 게임개발부에 함께 있을 때 나를 제외한 다른 부원들의 이름을 부를 때 어째서인지 가슴이 쿡쿡 아파오는 것이 느껴졌다. 버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엔지니어부에 가서 증상을 설명하고 검사했지만 히죽히죽 웃으며 문제가 없다는 대답만 듣고 돌아왔다. 코토리가 얼굴을 붉히며 뭔가 설명하려고 하자 다른 두 사람이 필사적으로 입을 막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텐도?"
또인가 싶어 마음이 울적해졌다. 호칭을 바꾼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데 이렇게나 혼란스럽다니 어쩌면 선생님은 정신 공격 마법을 쓸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선생님의 마력 스탯을 1에서 수정해야 하는 걸까?
"뭡니까 선생님?"
나도 모르게 기분이 나쁜 네루 선배처럼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현실에서는 세이브 데이터를 불러올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 없다. 나는 아차 싶어 입을 막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선생님의 의문을 자아낼 뿐이었다.
"왜 그래 텐도?"
평소 같으면 명령어를 입력하듯 술술 나오는 말이 왜인지 지금은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 속에서 마물이 날뛰는 듯한 불쾌함이 온몸으로 서서히 퍼져가는 것을 느꼈다. 입만 뻐끔거릴 뿐 생각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텐도...?"
"으읏~~~!!!"
"괘, 괜찮아?"
항의의 뜻으로 으르렁거렸지만 그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그 모습이 너무 화가 난 나는 결국 한계가 찾자와 나도 모르게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별로 보고 싶지 않은 텍스트지만, 불합리하게도 지금 내 심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문장이었다.
"아리스의 호감도가 떨어졌습니다!!!"
요즘 아리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게임개발부의 연락을 받고 나는 게임개발부 부실로 향했다. 저번에 그녀가 화를 낸 이후 몇 번이나 만나려 했지만 피해지고 있는지 만나려 해도 만날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거리감이 너무 가까운 그녀를 적절한 거리감으로 대하기 위해 성으로 불러본 날부터 그녀의 모습이 이상했던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녀도 평범하게 반응했기에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게임개발부의 설득 끝에 아리스와 일대일로 대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각오를 다지고 부실 문 앞에 섰다. 두드려도 대답이 없었다. 울리는 노크 소리가 왠지 모르게 쓸쓸한 듯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들어갈게?"
이 말에도 대답은 없었다. 아무리 기다린다고 해도 시간만 허비할 것 같고 설득해준 게임개발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을 다잡고 안으로 들어가 주위를 살폈지만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들의 말하기를 이 시간에 부실에 있으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는데... 다시 주위를 살폈다. 왠지 캐비닛에서 기척이 느껴져 그쪽으로 돌아섰다.
"...혹시 캐비닛 안에 있니?"
"...정답입니다. 아리스에게 잠입 액션은 아직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흐린 목소리가 안에서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는 유감스러운 듯 하면서도 기쁨이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아리스라고 자기 이름을 말할 때 상당히 강조한 것이 조금 신경 쓰였지만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다.
"텐도는 계속 거기 있을 거야?"
대답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나는 방금 질문을 한 군데만 바꿔 다시 해보았다.
"아리스는 계속 거기 있을 거야?"
"지금은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구나,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텐도."
"..."
"아리스."
"...뭔가요?"
여기까지 오면 둔감한 나라도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
"갑자기 내치는 듯한 태도를 취해서 미안해."
그 말에 화답하듯 캐비닛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없는 것은 유즈가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야말로 갑자기 도망친 것 죄송합니다."
누가 봐도 시무룩해진 그녀의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어서 해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몸을 기대는 그녀를 보며 이 행동이 옳았다는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만일지도 모르지만 호칭이 바뀐 것만으로 이렇게나 기분이 달라지는 모습에 외람되지만 일말의 기쁨을 느꼈다.
"선생님, 아리스의 이름을 더 많이 불러주세요."
촉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섹시함과 귀여움의 중간에 절묘하게 걸쳐져 있어 어디서 그런 표정을 배웠는지 머리가 아팠다.
"...아리스."
"...네,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아리스."
"네, 선생님의 아리스입니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며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평소의 순수한 어린아이같은 돌진이 아닌 그 행동의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선생님의 고동은 안심이 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은 부끄럽네..."
그녀는 나의 고동을 오케스트라라도 듣는 것처럼 편안한 표정으로 기분 좋게 듣고 있었다. 내가 부끄러워하자 그녀는 문득 생각에 잠긴 듯 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그녀는 그 동안에도 내 가슴에 귀를 바짝 붙이고 있었다.
생각이 정리되었는지 그녀는 무언가 떠오른 표정을 지었다. 장난이 떠오른 듯, 묘안이 떠오른 듯, 그 미소는 안개가 걷힌 듯 맑았지만 희미한 어둠도 내포한 듯 보였다.
"그럼 저도 선생님에게 부끄러운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모모이가 한 사람만 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습니다!"
모모이가 말했다는 것은 아마 레이스 게임이나 격투 게임에서 볼품없이 졌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생생하게 떠올라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것이 공평한 것이 맞는지는 둘째 치더라도 숨기는 것이 없어 보였던 그녀의 부끄러운 비밀은 내가 귀를 기울이도록 하기 충분했다.
"후훗, 그럼 선생님! 귀를 가까이 해주세요!"
내가 호기심이 동한 표정을 짓자 그녀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시에 따라 나는 그녀의 얼굴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소곤거리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진 그녀는 아까의 활기찬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작게 우아하고 고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리스의 선생님에 대한 호감도는 이미 오래 전에 카운터 스톱했습니다. 진행도 100%, 아리스 루트 확정입니다♪"
"어?"
내가 되묻기도 전에 뺨에 촉촉한 따스함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쏟아진 맹공은 나의 사고를 마비시키기 충분할 정도의 화력이었다.
내가 굳어버린 사이 얼굴을 붉게 물들인 그녀는 최후의 일격을 날리듯 나를 강하게 껴안고 새빨개진 얼굴 그대로 부실 밖으로 도망쳤다.
바깥에서 우리의 화해를 기다리고 있던 다른 아이들 모두가 부실로 몰려와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정보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머리로는 그녀들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런 복잡한 내 머릿속은 역시 아리스와의 거리감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첫 번째 고민으로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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