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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스포)최종장 곱씹어볼수록 피카츄가 머리를 잘 썼다.

ㅇㅇ(112.172) 2023.03.12 15:15:20
조회 13048 추천 177 댓글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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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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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가 센남의 모티브를 그 구세주로 삼았다면

절대 빠지면 안되는 빅 이벤트가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임.


근데 이걸 위해서 플레이어를 죽이는건 당연히 말이 안되고,

그에 준하는 조치에 취하는 것도 쉽지 않음


아무리 빌드업을 잘해도 사건에 대해 받아들이는 감상은 개개인이 다 다르니까.

특정 인물들의 세탁논란이 번번히 나오는걸 보면 알 수 있지.

만인의 공감을 얻어내는 스토리라는건 결코 쉽지 않음. 아니, 불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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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신급 빌드업이 가능해도

이걸 쌓아가는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등장인물들이 겪어야 하는 고초도 보통이 아님.

그 안에서 반발하는 독자들도 나올거고.


피카츄도 초기 시나리오 구상부터 고민이 많았을건데

결국 선택한게 또 다른 세계임.


이건 어찌보면 꼼수야

어라? 막을 올려보니 이미 이런 일이 벌어져 있네요?같은

눈가리고 아웅 식의 전개니까.


대신 그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시나리오 초창기부터 복선을 꼼꼼히 배치하면서

스토리가 난잡해지지 않도록 전후 맥락을 최대한 축약시키고

인물까지 압축하고 또 압축했음.


사실 이 작업부터가 글쟁이한테는 정말 고통스러운 일임

일단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내용이 있을터인데 그걸 포기해야함.

후속편도 써야하는 입장이면

미리 시간을 들여서 풀어내야할 스토리구상도 있었을테니까


하지만 그 대가로 얻어낸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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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끝에서 죄의 굴레로 떨어진 단 한명의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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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 한명의 학생을 위해 모든 대가를 짊어진 또 다른 나


그리고 멸망한 세상 속 남은 것은 두 사람 이라는 아포칼립스같은 구도였음.


이 비극적 상황을 조성한 뒤

단 한 사람을 위해 수행하는 아가페적 사랑이 담긴 구원시나리오

여기에 클리셰적 비극 감정선을 때려박았고,

최종장 그 짧은 시간안에 모조리 터뜨려버렸음.


그 임팩트는 블붕이들이 직접겪은대로.


여기까지만 해도 참 잘 쓴 스토리인데...

개인적으로 감탄한 부분은 이 또 다른 나의 채용과 등장시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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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시나리오 전개를 생각했을때

그 구세주다운 행보는 다음 기회를 노리고, 복선의 주체를 다른 인물로 설정했다면

현재의 키보토스에서도 1부 최종장다운

비극적인 대적자를 얻는것은 어렵지 않았을 거임.

키보토스는 넓으니까.

대놓고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진 누군가의 이야기로서 작성하면 됨.


사오리와 아리우스 스쿼드의 이야기도 그런 맥락인데.
얘넨 솔직히 에덴에서 처음 등장하느라 복선도 부족했음에도 4장 단 하나의 연출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냈음.


오히려 키보토스 안에서만 처리했으면
외부의 침공, 다가오는 종말, 그에 대항하는 등장인물들의 총력전...
어지간해서는 문닫기 전에 클라이맥스로 써먹을 소재를 벌써 내놓을 필요가 없었음.
실제로 블붕이들이 얘네 섭종하냐고 했었지?


하지만 그로 인해 얻어낸 건 당위성임.


창작물 안에서 플룻 상 얼마나 앞뒤가 맞는가? 에 대한 개연성이나

그 세계관 안에서 이건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에 대한 핍진성이 아님.


현실에서 지켜보는 내가, 독자가 바라보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선이야.


이제껏 선생이 밟아왔고, 앞으로 이어나갈 행보에 대한 당위성.


그동안 우당탕탕 키보토스나 아이들 전쟁놀음에서는 체감에 한계가 있던 요소.


유저들이 내가 어디까지 이 아이들을 봐줘야 하는거지? 에 대한 질문.

좀 더 진지하게 표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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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얼마나 학생들을 사랑하며,

그 아가페적 사랑은 어디까지 다다르는가?


그에 대한 해답임.


비록 다른 세계지만 동일한 존재를 등장시켜서

아주 직접적으로 유저들 머리 깊숙한 곳에 못으로 박아둔 거지.

그건 다른 세계의 나라면서 도망갈 수 없게,

그 의지에 응답하겠다고 망치질까지 땅땅.


비록 마따끄 념글을 보며 디씨콘달고

천장치고 념글티켓을 올리는 블붕이지만

네. 당신이 맡은 역할은 바로 이런 겁니다.

속상하고 죽도록 고생하고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각오 단단히 하세요.


피카츄는 유저가 저런 구세주같은 선생 역할에 토를 달 수 없도록 판을 깔아둠.


신약성서는 저 판을 깔기 위해 구세주 스스로가

자신은 신의 아들이지만 인간을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이를 위해 고통받고 못박혀 죽어야 하고
3일 뒤 무덤에서 부활할 것 이란 걸 초반부터 줄곧 강조해.

피카츄는 이번 최종장으로서 이 강조작업을 마친거라고 볼 수 있음.


이로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추진력이 실리는 거지.

원래대로 우당탕탕 키보토스든 지금 최종장을 뛰어넘는 비극적 스토리든.


물론 위에 말했듯 만인의 공감을 얻는 스토리라는건 불가능하지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한도를 가능한 최대한 확장시켜놓았음.

이제 자신은 물론 다른 라이터가 차후 몇 년동안 시나리오를 작성하든
유저들의 감정적 제한선을 스스로의 시선으로 결정한
피카츄의 담대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겠지.


반대로 말하면 이 시기에 이만한 임팩트를 터트리고도

어쩌라고? 난 이정도는 또 쓸 수 있어

라고 피카츄가 간접적으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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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요 며칠 수많은 블붕이들을 울린
이 건방진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또 한번 천장이라는 형벌이 떨어지길 간절히 기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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