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아님

XXXI. 1.

... 마음가짐은 영혼과 관련되며 자세는 몸과 관련됩니다. 따라서 바울은 우리가 앞에서 말한 대로 "화를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이 없이" 기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마음가짐을 나타내고, "거룩한 손을 들고"라고 말하면서 자세를 나타내며 권했습니다. ...

XXXI. 2.

따라서 내가 보기에는 기도로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잠시 동안 물러나 자신을 잘 준비했을 때 기도 전체에 대해 보다 주의 깊고, 보다 열정적이 됩니다. 그는 모든 시험과 무질서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자신이 가까이 다가가는 그 위대한 분을 [그분의] 능력에 따라 기억하며, 그분에게 마치 업신여기듯 나아가는 것은 경박하고 불경한 일이므로 모든 이질적인 것을 제거하고 이렇게 기도로 나아가게 됩니다. 즉 손 이전에 영혼을 펼치고, 눈 이전에 정신을 하나님께로 주목하고, 일어서기 전에 [자신의] 얼을 땅에서부터 일으키고, 그것을 만유의 주님을 향해 세웁니다. 또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여겨지는 그 누구에 대해서도 악의를 모두 버립니다. 이는 그 자신도 잘못을 저지르고 많은 이웃에 대해 죄를 짓게 되거나, 혹은 무엇이든 그가 스스로 바른 이성에 어긋나게 행동한 일을 깨닫게 될 때에 하나님이 그 악을 기억하지 않기를 다른 사람도 바라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참으로 몸에는 수많은 자세가 있지만, 손을 뻗치고 눈을 드는 자세가, 마치 기도할 때 그 영혼에 어울리는 독특한 표상을 몸에도 새기는 것으로서 다른 모든 자세보다 선호되어야 한다는 것은 조금도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9 우리는 상황이 허락하면 이것이 우선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상황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테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발의 병 때문에 앉아서 기도하는 것이나, 열병이나 그러한 질병 때문에 심지어 누워서 기도하는 것도 합당하게 허용됩니다. 또한 상황 때문에, 말하자면 항해할 때나 혹은 갖가지 일들이 우리가 물러나 의무적인 기도를 드리도록 허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기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9번 각주 이는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행해졌던 기도 자세였다. 참조. 호메로스, 『일리아스』 VIII.346-47; 위-아리스토텔레스 『세계』 6.400 a 16-17; 테르툴리아누스, 『변증서』 30.4. 또한 이러한 자세는 고대 교회 예술에도 나타난다.

XXXI. 3.

'XXXI. 3.'의 요약

회개 기도는 자신의 죄를 하나님 앞에 스스로 책망하며 용서를 구하는 것이므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정신적으로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하늘에 있는 이들도 예수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는 말씀을 이들이 마치 신체적인 무릎을 지니는 것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고, 플라톤적 세계관에 의해 이들이 질료를 지는 구형체라고 이해한 당시 철학자들의 견해를 언급한다. 중요한 것은 표면적인 형태보다도 내면적인 자세라고 강조한다.

요약하자면,

무질서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이질적인 것을 제거하고 기도에 임해야 하며, 손을 올리기 전에 영혼을 들어올리고 눈보다 먼저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하나님게로 향해야 한다. 몸의 자세로는 손을 뻗치고 눈을 들어 기도하는 자세가 좋다. 상황이 여의치않으면 앉아서, 누워서 기도할 수 있고, 심지어 기도의 형태를 빌리지 않고도 기도할 수 있다.

Origenes. 오리게네스 기도론. 서울: Holy Wave Plus, 2018. 476-485p

옮긴이 이두희 박사 (現 대한성서공회 성경번역연구소 소장)

개신교 학자여서 '하나님'으로 번역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