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강좌의 대상은 뿌요뿌요 실력을 진지하게 갈고 닦아 볼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뿌요뿌요 2 룰 기준이고, 피버나 뿌테전은 아쉽지만 논외.

지금 개구리밖에 못 하든, 계단쌓기 꺾기를 연습하고 있든, GTR로 13연쇄를 쏴 봤든, 어느 정도 랭크전에서 구를 줄 알든 관계 없어.

뭐 일본 뿌요 프로들이랑 약속 잡아서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레벨이라고? 그럼 이걸 왜 보고 있냐. 어떻게 해야 할진 니가 더 잘 알텐데.

전에도 말했지만, 연재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이론이나 기술적인 면보다는 멘탈 관리, 연습 방법, 게임에 대한 이해 등 잡다한 내용이 될 거야.

물론 쌩뉴비들을 위해 계단쌓기, 끼워넣기, 꺾기, GTR같은 기초 토대 소개는 하겠지만 딱 거기까지.

일단 별로 쓸 일도 없는 토대 들고 와서 이러쿵저러쿵 장단점을 늘어놓거나,

적당한 쌓기 모형 들고 와서 다음 수에 대해 왈가왈부 설명하지는 않을 생각이야.

난 개인적으로 그런 컨텐츠가 뿌요 강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든.

이 주제에 대해서도 한 번 말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건 뿌요를 진지하게 팔 때의 마음가짐에 대한 거야.

15연쇄 한 번 쏴보고 '아 뿌요 재밌었다' 하고 접을 거라면 읽지 않아도 돼.

---

일단 너희도 잘 알다시피 이 겜은 다 뒤져가는 좆망겜이야.

뿌요러 누구나 알 만한 탑클래스가 되지 않는 한, 이딴 겜 조금 잘 한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아.

그런 주제에 진입장벽은 또 더럽게 높아서 '나 뿌요 좀 해요' 하는 고수들의 경력은 기본 10년, 아무리 못해도 5년은 되지.

나도 일단 13년 정도 해왔어.

쉽게 말해, 이 겜에 시간 갈아넣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 없다는 소리야.

그 시간의 1/10이라도 공부나 자기계발에 투자하면 못해도 수능 한 등급, 연봉 몇백 정도는 올릴 수 있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요뿌요를 시작하려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겠지.

가장 바람직한 건, 그냥 재밌으니까 하는 거야.

재밌으니까. 실력이 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근데 만약 '현실은 모르겠고 뿌요는 존나 잘하고 싶어요' 이런 생각을 가진다? 

당장 접어. 여기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마.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 겜을 하다보면 불만이 정말 많이 쌓일 거야.

상대에 대한 불만, 색패에 대한 불만, 나 자신에 대한 불만. 뭐 키보드에도, 네트워크 상태에도, 심지어 캐릭터에도 불만이 생길 수 있지.

그런 불만들은 뿌요 실력 향상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궁극적으로는 정신을 좀먹게 되어 있어.

니가 진짜 미친 또라이새끼라서 밥도 잠도 거르고 뿌요만 해서 고수가 됐다 쳐. 그래서 어쩔 건데? 누가 알아주는데?

최고라도 되면 다행이지만, 애매한 수준에서 성장이 멈추면 남는 게 하나도 없어.

그리고 그 최고는 몇십 명 중에 한두 명에게만 주어지는 자리지.

더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라 믿어.

모두 과몰입하지 말고 즐겁게 게임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