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을까. 그 이야기를 한것은

그렇게 오래전일이 아닐텐데도, 무섭게도 멀게 느껴지는, 언젠가의 그날-

라기토

 - 걸국, 이 도시는 '밖'에서 실패하고 흘러들어온 놈들이 모이는 곳이야.

라기토

 - 내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랬다. '밖'에 있을수 없게 됐으니까 이런곳에 온거다.

라기토

 - 하지만 우리들은 다르다. 아직 실패같은건 하지않았어. 이런 표류로 끝내진 않는다. 그렇지?

라기토

 - 전에 너 말했었지. 로스트메어를 쓰러뜨리고 돈을 모아서, '밖'에서 금의환향하자고.

라기토

 - 분명, 어떻게든 될법했었어.

라기토

 - 그날 그날을 살아가기위한 수단같은 답답한 일 따위가 아닌..우리들이 하고싶은것, 해보고 싶은것, 뭐든 할수있었어!

라기토

 - 그러기 위해선- 난 뭐든지 해보인다. 너도 그렇지? 친구.

누구에게도 의지하지않고 살아왔다. 좁고 어두운 골목에서 하루하루, 필사적으로 싸우고 그저 무모하게 살아왔다.

우리들에게 있어, 도시는 골목 그자체였다. '밖'에는-현실에는, 더 멋진것이 있겠지 하고, 바보처럼 동경하고 있었다.

그래서, 눈치채지 못했다. 알지 못했다.

그것을 '꿈'이라고 부른다는것을-

아프리트

 - 호오. 생각보다 빨리 깨어났군

눈을 뜬 라기토는 먼저 주위를 확인했다.

골목길. 그'꿈'과 싸운곳과는 다른곳이다.

조금도 위험한 냄새는 나지않았다. 무거운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라기토

 - 아후리트옹..당신이 도와준건가?

아프리트

 - 도와준것은 마륜의(윌라이트)다. 난 약간 거들어준것뿐이지.

골목 구석에 자리잡은 렛지가 마궁에 붙은 바퀴를 돌리고 있는게 보였다.

라기토

 - 그런가...미안하군, 둘다. 신세를 졌어.

렛지

 - 최강의'메어레스'가 뒤쳐질줄이야

라기토

 - 그러게 말이다. 정말이지. 진심으로 반환하지않으면. 신청대상은 아프리트옹으로 괜찮나?

아프리트

 - 메어레스의 두번째 이름을 생각하는건 나지만. 최강이라는 수식은, 모두가 자연스레 붙인거다. 나한텐 그럴 권리가 없지.

라기토

 - 유감이군. 그저 잔재주꾼이라고 우기는것도 슬슬 질릴려고 하는데

라기토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라기토

 - 나와 함께 있던 아이들은?

렛지.

 - 도망쳤다. 부상당한 애도 없어.

라기토

 - 그런가...

렛지

 - 그'꿈'은-

렛지가 언뜻 시선을 향했다.

궁금해하는것같기도하고, 걱정스러운거같기도한, 그 다운 서투른 시선이었다.

렛지

 - 전에 말한 너의'꿈'인가?

라기토

 - 아니, 죽은 친구가 꾼'꿈'이다.

렛지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본다. 의지와 투지를 보여주기위해서.

라기토

 - 내 상대다. 내가 해치운다.

렛지

 - 그 몸으로인가

라기토

 - 내가 아니면 이길수 없어.

라기토

 - 뭐가 어찌됐든, 밖으로 나간다. 그런 꿈이다. 그러니까 다양한 능력을 쓰는것이 녀석의 '로스트메어'로서의 특성일거다.

라기토

 - 녀석을 멈출수 있는것은. '로스트메어'의 힘을 쓰는 나뿐이다.

리필이라면 다양한 마법으로 대응가능할테지, 하지만 시전을 필요로 하는 이상, 아무래도 상대에게 한수 늦는다. 게다가 지금은 도시에 없다.

렛지가 사용하는 윌은 마법보다 틈이 없지만, 효과의 다채로움이란점에서 떨어진다.

그'꿈'과 싸우는데 어울리는'메어레스'는 '잔재주꾼'인 라기토밖엔 없다.

라기토

 - 녀석도 그점을 알고있으니까, 그런 수법을 써서라도 나를 잡으러 온거다.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 본다.

맑게 개인 푸름에 은은한 주홍이 물들고있다.

황혼이 가깝다. 아마 '꿈'은 거기에 맞춰 움직임을 보이겠지.

렛지

 - ...그런가

렛지

 - 어제부터 '로스트메어'들이 묘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황혼이 와도 문을 노려보기만 하고, '메어레스'로부터 도망칠뿐이야.

렛지

 - 조사해보니, 무리에게 특별한 마력이 깃들어 있었다. 그 마력의 근원을 윌로 추적하다보니, 너희들의 싸움에 마주치게 됐지.

라기토

 - 지금은?

렛지

 - 반응이 사라졌다. 숨을 죽이고 있는거겠지.

렛지

 - 만약, 그'꿈'이 다른 '로스트메어'에게 간섭해 행동을 통제하고 있다면...

라기토

 - 대항전력으로 쓸수있는 나를 쓰러뜨린뒤, '로스트메어'의 대군을 모아서, 문을 통과하기 위한 포석으로 쓴다..

렛지

 - 자신이 이루기위해서라면, 다른'꿈'을 희생한다. 쓰레기같은 짓이군...

내뱉듯이 말하고나서, 렛지는 당황한듯이 시선을 돌렸다.

렛지

 - 미안, 남의 꿈을 나쁘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라기토

 - 신경쓰지마.'로스트메어'는 꿈에 주인의 성격이 반영되는게 아니야.

렛지

 - ...그런가

잠시 먼곳을 바라보며, 렛지는 고개를 저었다.

렛지

 - 어쨌든, 다른'메어레스'들에게 전해둘게. 네가 오는것을 막지는 않겠지만, 너의 얼굴을 한 적이 있다고는 알려뒤야..

아프리트

 - 오히려 의욕이 날지도 모르잖나. 너에게 먹이를 빼앗긴 경험이 없는'메어레스'라고. 이 도시엔 없을테지.

라기토가 쓴웃음을 짓는새, 렛지와 아후리트는 골목길을 떠났다.

남겨진 라기토는, 멍하게 천장을 올려다봤다.

라기토

 - 왜 녀석은...그녀석의 꿈이면서 옛날의 내모습을 하고 있는건가

인간형급의 '로스트메어'는 자연히, 그 꿈과 크게 관련된 사람의 모습을 닮는것으로 알려져있다.

꿈을 품은 본인뿐만아니라, 친척이나 친구, 연인의 모습을 하는경우도 있다.

라기토

 - 나와 함께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그녀석이 그렇게 꿈꾸고 있었기때문에 그 상징으로 내 모습이 된건가?

라기토

 - 아니면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