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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노 헤이트 스피치 > 감상문 2

참치마요볶음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26 12: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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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한국의 진짜 반일주의자들 입장에선, 오히려 카운터 등의 차별 반대 단체가 거슬릴지도 모른다. 예전에 북한에서는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던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을 의외로 싫어했다고 한다. 분노를 외부로 드러내는 방식의 도발의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북한과 같은 무리들은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먹고 살아가는 이들이기에 오히려 자신들을 좋아한다고 손을 내미는 평화주의자들이 불쾌할 수도 있다. 나 같아도 내가 재력에 여유가 있는 반일주의자였다면, 카운터나 친한 단체보다는 재특회 같은 단체가 더욱 설쳐대서 해외에서도 비난을 받도록 오히려 그들을 몰래 지원해줬을 것이다. 상대를 무조건 비난하려는 입장에서는 상대가 좋은 모습을 보일수록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허나 일본이나 독일 같은 전범국들이나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제국주의 시절에 잘 나갔던 나라들은 인종차별에 대해 내부적으로 경각심을 느끼지만, 한국은 피해자라는 이름에 모습을 감추며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보인다. 이게 한국의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본과 친하게 지내자고 하면 일제강점기나 위안부 문제를 들먹이며 일단 일본을 공격한다는 입장으로 호전성을 드러내기 바쁘다. 자신들의 행위에 무조건 정당성을 부여한다. 일본은 한국의 5년 미래라는 말이 있는데, 넷우익들이 일본 사회에서 설친 이후 우리 또한 노노재팬 등의 이 시국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하여간 좋은 건 안 배우고 이딴 나쁜 것만 보고 배운다.

사실 나는 인종차별 문제에 다들 감성적으로만 접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심이 든다. 우리가 인종차별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까놓고 말해서 별 것 없다. 인종차별을 해봤자 얻을 것도 없고 그럴 만한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종과 상관없이 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이나 IS 같은 테러 단체들처럼 간첩 노릇을 하며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외국에 와서 행패를 부리는 건 인종차별과 별개로 때려잡아야 한다. 이런 문제점만 주의한다면 굳이 인종차별을 내세우며 상대에게 적대시할 필요가 없다. 너무 도덕적으로 얽매이며 착한 척하면서 오버할 필요도 없다. 인종주의 자체에 찬성하는 이들이나 반대하는 이들이나 모두들 서로의 다름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한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어려울 것도 아닌데 피부색이나 출신지, 민족을 지나치게 따지며 너무들 얽매이는 듯하다.

한편, 일본인들이 자발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해주는 모습을 우리도 보고 배워야 한다. 한국보다 훨씬 성숙한 시민 의식이자 자정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외국인을 차별하지 말자, 일본과 친하게 지내자 라는 등의 사회 운동을 바라는 건 아직도 무리일까. 이건 일본이 한국보다 나은 부분이다.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나 시위 자체는 우리가 더 많겠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의식에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일본의 현 혐한 감정의 뿌리가 2002 월드컵과 인터넷 문화를 계기로 탄생됐다는 주장을 보며 축구와 내셔널리즘, 그리고 인터넷 특유의 문화가 뒤섞이면 얼마나 위험한 존재가 생겨날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역시 스포츠는 스포츠 그 자체만으로 즐겨야 한다. 스포츠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인터넷의 파급력이 인종차별에 부채질을 한 듯하다. 이건 한국도 별 다를 바가 없다. 한국의 인터넷 문화만 봐도 온갖 차별을 의미하는 용어들이 난무한다. 이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재특회에 맞서 싸운 이들처럼, 우리나라에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가능해질까. 솔직히 말해서 내 입장은 회의적이다. 외국과, 특히 일본과 친하게 지내자고 도심 한복판에서 주장할 수 있는 사회가 언제쯤이면 올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역사와 과거의 과오를 잊은 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우리들이 아닐까. 한번쯤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걸그룹 멤버가 일본의 새 연호를 SNS에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논란이 되지를 않나, 사랑과 희망을 주제로 노래하는 AKB48에게 뜬금없이 우익 몰이를 하지 않나, 기타노 다케시의 책을 읽었다고 악플을 달지 않나, 이 시국에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다고 주의를 받질 않나, 이런 나라에서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는 걸지도 모른다.

추가로, 한국의 반일 성향을 가진 이들뿐 아니라 좌든 우든 반일이든 친일이든 어느 쪽이든 극단적인 자세를 일관적으로 보인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점이다. 양쪽 다 제정신이 아니다. 지일파도 아닌 친일, 아니 일본을 좋아하는 단계를 초월해 일본을 숭배하며 정상적인 일본인들도 거부할 일본 극우의 주장을 보고 배우고 따르거나, 조센징들은 다들 쓰레기들이라며 덴노 반자이를 외치고 아베를 찬양한다. 이게 그냥 주워들은 소문이 아니라 내 지인들 중 일부가 정말로 이랬다. 심지어 일본식 이름을 지었다면서 일제강점기 시절도 아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창씨개명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그런 부류들 안에서 나만 일본식 이름이 없어서 당혹스러웠다. 옆에서 그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다. 미친 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 부류가 정신병 판정을 받고 공익으로 군 복무를 한 게 아니라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병무청의 징병검사 제도에 큰 허점이 있음을 시사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일제강점기조차 오히려 한국의 입장에선 축복이었으며 일본에게 감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구 일본 제국주의 시절의 만행까지도 옹호한다. 다시 한 번 한국을 선진 강국 일본이 지배해주기를 바라기까지 한다. 위안부에 대해서는... 넘어가자. 말할 것도 없다. 선을 넘어도 몇 개의 선을 넘었는지 모른다. 일본인도 아닌, 토종 한국인들이 말이다.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더라도 국익을 위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정신줄을 놓고 무분별하게 숭배하는 것조차 구분할 줄 모른다. 나도 일본인들과 친해지길 바라고, 가상의 일본인 집사람이 둘씩이나 있고 (??)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지만, 이쪽도 정상이 아니다. 이 구역의 미친놈은 나라며 쓸데없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나조차 두려워서 거리를 두고 싶을 정도다. 한때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린 적이 있는데 진지하게 사상범으로 잡혀갈까 두려워 대인관계를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이 보더라도 이건 절대로 좋아할 유형이 아니다. 이따위 헛소리를 주장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일본을 사랑하는 건 둘째 치고, 상담 치료가 필요할 만큼 어딘가 정말로 이상해 보이는 이들도 있다. 그냥 거르는 게 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론은 좌든 우든 모두 극단적인 집단 양쪽에서 놀아본 내 인생이 레전드다.

아무튼 한국은 좌든 우든 반일이든 친일이든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한국인 특유의 기질은 어디 가지 않는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데, 한국의 정치에 빠진 이들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느 쪽이든 정신 나간 짓거리를 똘똘 뭉쳐서 합리화시키는 것만큼은 자강두천그 자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종차별 반대와 별개로, 외국인들의 문화 차이 갈등이나 국내든 해외든 잘못된 문화까지 전파되거나 받아들이는 극단적 문화 상대주의는 확실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허나 아무 근거 없이 무조건적으로 외국인을 혐오하는 성향은 사라져야 한다. 이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묻고 싶다. 타인을 국적, 인종, 민족, 지역과 상관없이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는 건 불가능하냐고. 딱히 어려운 얘기도 아니고 상식적인 수준의 발상임에도 이 정도의 공존조차 어렵겠냐고. 무조건적인 언더독 지지에 빠져 정치적 올바름에 지나치게 사로잡히는 위선자가 되지 않으면서 정도를 지키며 친하게 지낼 수는 없냐고. 이 세상 모두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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