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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페터 한트케의 경우 (1)

Dilettan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5.22 22:03:25
조회 938 추천 15 댓글 14
														

페터 한트케의 경우: ‘순수한 언어/형식’이 정말로 문학의 미래일까? 

(1)


요 며칠간 한트케의 책을 세 권 읽었다. 작품으로는 네 편. 

  어쩌다 보니 쓰인 시기와 역순으로 읽게 되었는데, 한트케의 작품들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80년대에서 60년대로 갈수록 재미가 덜했다. 재미와는 다른 종류의 흥미, 그리고 '어디까지 하나 보자' 하는 오기가 발동하여 끝까지 읽기는 하였으나 만일 분량이 이보다 더 많았더라면 흥미와 오기마저도 진즉에 꺾이고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어쨌든 앞선 네 편에 예전에 보았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빔 벤더스, 1987)를 더하면 다섯 편(한트케는 이 영화에 각본가로 참여했다). 20대 초반부터 정력적으로 활동해 온 작가에 대해 논하기에는 부끄러운 이력이지만, 그럼에도 한트케의 후기작과 초기작을 쭈욱 읽다 보니 보이는 재미있는 흐름이 있어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덤으로 예술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오랜 논쟁에 대하여 덧붙일 말도 있고.



1. 『관객 모독』(1966)


한트케의 첫 희곡. 등단 직후에 쓴 작품이며 이 작품으로 신인 작가 한트케는 스타덤에 올랐다. 제목 그대로 관객을 모독하는 게 전부인 작품이다. 배우들에게는 배역이랄 만한 것이 없으며, 작품 자체에도 내용이랄 것이 없다. 

막이 오르기 전에는 짐짓 소란스럽게 무대를 준비하는 체하며 관객들을 속이다가, 막이 오르고 나면 특색 없는 배우들이 아무런 소품도 없는 무대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며 욕설을 뇌까리고, 이런저런 헛소리를 끊임없이 지껄이다가 끝내 관객들에게 욕설을 잔뜩 퍼붓고 막이 내린다. 이게 끝이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문학에 익숙한 독자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나마 헛소리에도 나름대로 반복되는 패턴이 있어서 눈을 크게 뜨고 읽다 보면 이 작자가 그래서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것인지 대강 느낌은 온다만, 그래도 이 작품만 읽고 나서 한트케가 추구하는 글쓰기를 온전히 파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독일 문단에 충격을 가한 첫 번째 아방가르드 작가였다. 「아이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상술하겠지만 그는 독일적이라기보단 외려 프랑스적인 감수성을 지닌 인간이고, 혁명의 주전자가 막 끓기 시작하던 60년대 프랑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작가다. 그는 귄터 그라스가 아닌 로브그리예를 따라 글을 쓰기 시작했고, 로브그리예와 마찬가지로 바르트의 가르침을 따랐으며, 바르트와 마찬가지로 소쉬르나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세례를 받았다. 한트케는 현실의 반영을 모토로 전후 세대에 의하여 발전한 신사실주의 문학을 단호히 거부하며 선배 작가들을 “서술 불능자”라고 폄훼하기까지 한다. 그가 전통적 문학에 반기를 들고 반(反)문학을 표방했던 것은 그의 반(反)독일적인 기질 및 성장 배경과도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트케의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때까지의 문학 이론과 당대 유럽의 정신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초기 한트케는 내용으로부터 해방된 순수한 언어로서의 문학을 추구한다. 문학이 다뤄야 할 것은 현실이 아니라 오직 언어뿐이라는 것이 젊은 한트케의 완고한 입장이었다. 『관객 모독』은 희곡이라는 형식을 빌린 하나의 선언문이다. 20세기 초반 미술계에 등장한 일군의 모더니스트들이 그리하였듯 한트케는 용감하게 전통과의 단절을 선언한다. 『관객 모독』에는 의미나 교훈 따위는 없다. 배우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연기하고 있지 않으며, 이것이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일깨운다. 무대의 시간과 공간과 행위는 무대 아래의 그것과 일치한다. 그 사이에는 아무런 벽도 없다. 이 ‘연극 아닌 연극’에는 반복적인 말장난과 마치 주문(呪文) 같은 기이한 선율만이 흐른다. 역자 윤용호는 이를 오로지 강한 박자만 남은 ‘비트 음악’이라고 칭한다. 

이처럼 전위적인 언어 실험을 극단적인 형식으로 밀어붙인 한트케의 『관객 모독』은 문학을 이야기로, 연극을 이야기의 재현으로 여겼던 당시 관객들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을 것이며 새로운 문학에 대한 예고편이나 다름없었다.



2.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0)


블로흐는 왕년에 이름깨나 날린 골키퍼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일용직 노동자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출근하였을 때 그는 그를 올려다보는 십장의 눈빛을 보자마자 자신이 해고당하였음을 직감한다. 그는 곧바로 일터를 떠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한 여자와 눈이 맞아 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날 그 여자의 목을 졸라 죽인다. 그길로 예전 애인이 자리를 잡았다는 국경 근처로 떠난 그는 발이 닿는 대로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당최 맥락에 맞지 않는 헛소리를 주워섬긴다. 소설은 어떻게 끝나는지도 모르게 끝나 버린다.

누가 유럽 사람 아니랄까 봐, 한트케도 축구를 꽤나 좋아하나 보다. 제목부터 눈길을 확 잡아끄는 이 소설은 방금 봤듯 줄거리를 손쉽게 요약할 수 있다! 읽는 사람 속 터지는 말장난으로만 일관하던 전작 『관객 모독』에 비하면 훨씬 전통적인 문학에 가까운 작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이 소설이 읽기 쉬운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트케는 전통에 고분고분 고개를 숙일 생각은 없어 보인다. 명료하고 직관적인 제목과는 반대로 이 작품의 서술은 정말이지 난해하다. 100페이지 넘게 읽어 나가는 동안 독자는 간신히 전체적인 줄거리와 블로흐의 상태를 파악하게 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지워져 있고 서술은 여전히 흐릿하다 못해 흐리멍덩하기까지 하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으로 비유된 블로흐의 불안과 조응하는 소설의 기묘한 서술 방식은, 매번의 상황과 장면을 모호하게 제시할 따름이다. 문장과 문장들은 그럴듯한 인과관계가 없이 그저 연결되는 듯하며 블로흐와 다른 인물들 간의 상호작용 역시 독자들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없다.



3. 「소망 없는 불행」(1972)


  「소망 없는 불행」은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다룬 소설이다. 

한트케의 어머니는 이 작품이 나오기 바로 전해에 사망했다. 사인은 자살. 그녀는 유부남의 애를 뱄고 사랑하지 않는 한트케와 결혼했다. 그리고 한트케가 아닌 한트케를 낳았다. 혼란스러운 시대는 명랑한 한 여성의 생애 또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한트케의 어머니는 고개를 드는 자의식과 삶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며 고유성을 잃고 어떠한 유형(type] 안에 유배당한다. 그녀는 전형적인 전후의 어머니-아내가 되어 “소망 없는 불행” 속에서 조용히 죽어가다가 마침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어머니에 대해 무언가 써야만 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화자의 진술은 사실상 한트케 본인의 심경 고백으로 읽힌다. 더욱이 한트케는 글을 쓰는 데 있어 “자기 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더구나 이 소설의 여러 정황들은 작품이 부정할 수 없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임을 확증한다. 사실 소설이라기보다는 수필에 가까워 보이지만, 이 작품은 그럼에도 소설로 분류된다. 어째서일까? 우리는 이 작품의 서술 방식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화자(한트케)는 감정을 억누른 담담한 필치로 어머니의 죽음을 서술한다. 정말이지 너무도 담담해서 듣는 사람이 괜히 숙연해질 정도다. 물론 어머니를 잃은 한트케의 담담함은 어머니를 잃은 뫼르소의 시니컬함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삶을 반추하는 아들의 절절한 마음이 하염없이 묻어 나온다. 그러나 아들은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시종 “그녀”라고 부른다. 그 어느 수필보다도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한트케는 섣불리 개인적 감상을 덧붙이지 않는다. 극도로 절제된 서술 방식은 이 글을 그저 한 개인의 경험이 담긴 수필이 아닌, 보편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한트케는 “일어난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위험과 한 인물이 시적 문장들 속으로 고통 없이 용해되어버리는 위험” 사이에서 줄을 타며, 그의 어머니를 ‘문학적으로 기록’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서술은 한트케가 어머니의 일대기를 써 내려가며 얼마나 진지하게 문학과 허구에 대해 숙고하였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하더라도 재구성하여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 허구적인 것이 아닐까? 사건의 단순한 보고에 만족한다면 덜 허구적이겠지만, 자세히 표현하고자 하면 할수록 허구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야기 속에 허구를 많이 집어넣으면 넣을수록 다른 사람에게는 그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에 대한 욕망이 생기는 게 아닐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문학의 가상성을 부정하고 내용을 깨끗이 비우는 대신 순수한 언어라는 형식을 통해 진실에 이르고자 했던 젊은 한트케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일종의 문학적 전환을 겪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된다. 내용을 없애고자 했던 젊은 작가는 결국 내용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현대에 등을 돌리고 전통으로 회귀하려 한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한창때의 치기가 자연스레 수그러든 것뿐일까? 그게 아니라면 새로운 글/길을 개척하겠다는 창조적 열망이 사그라든 것일까? 그렇다면 이것은 현대에 대한 배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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