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감상] 노르웨이의 숲 읽었음.

ㅇㅇ(14.42) 2024.04.28 22:42:34
조회 492 추천 10 댓글 10
														

군대에서 할 거 찾다가 책 읽고 싶어서 이방인, 설국, 인간 실격, 노르웨이의 숲, 호밀밭의 파수꾼 4\5권을 사게 됨.


읽은 순서는 이방인 -> 설국 -> 인간 실격 -> 노르웨이의 숲이고 호밀밭의 파수꾼은 곧 읽을 예정.


철들고 보통 순문학이라고 말하는 책을 각 잡고 읽은 게 이방인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읽어서 나머지 4권을 뒤에 구매했는데, 설국은 확실히 시대상이나 배경 같은게 잘 안와닿다 보니 엄청 재밌게 읽진 않았지만 눈의 흰 이미지도 잘 떠오르고 인물들 감정선이 서정적이라 분위기 있게 읽은 것 같음.


인간 실격은 몇 번 정도 더 읽어 봐야 제대로 책의 내용을 알 것 같긴 한데 처음 읽었을 때는 일단 주인공이 일반적인 사람하고는 아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보니까 제대로 몰입하기가 좀 힘들더라. 사실 잘 기억에 남는 내용은 없음. 참피 주인공이 ㅈ대로 살다가 정신병원에 쳐박히고 끝나는 정도?


이 다음에 읽은 게 노르웨이의 숲인데 우선은 재밌었다. 사실 읽다보면 내가 야설을 읽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긴 했는데 어쨌든 책이 재미있으면 장땡 아님? 순문계의 라노벨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 내가 웹소설로 활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휙휙 읽히는 게 결이 비슷한 것 같았음. 하루키의 서정적이면서도 깔끔한 문체가 뭔지도 이해할 수 있었고 마치 절제된 만연체 같은 느낌?


그런데 읽다 보니 궁금한 내용이 몇 개 있었는데 우선 1장 마지막에서 와타나베가 나오코가 자신을 사랑하지조차 않았다고 한 부분.


끝까지 읽고 내가 생각한 이유는 나오코가 자신을 절대 잊지 말아달라고 한 게 와타나베에게 일종의 저주를 건 셈이기 때문. 읽다 보면 와타나베에게 나오코라는 존재가 나오코에게 기즈키가 가지고 있었던 의미와 비슷하게 느껴짐. 결국 나오코는 기즈키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렸는데, 나오코는 이럴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아는 와타나베에게 본인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음. 보통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인물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부로 모질게 대하는 클리셰를 생각해보면 나오코가 주인공을 어떻게 생각했는 지 알 것 같음.


와타나베는 결국 나오코의 죽음을 이겨내긴 하지만 십 몇년이 지난 작 중 시점에서도 노르웨이의 숲을 듣자마자 괴로워하는 거 보면 나오코의 저주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음.


와타나베가 하쓰미랑 이어질 수 있었을지도 궁금했음. 궁금하다기 보다는 아쉬움? 와타나베가 하쓰미 집에 갔을 때 갑자기 폭풍 플러팅을 하는데 이새끼 하쓰미한테 관심있나 싶더라. 하쓰미가 재촉해서 말 한 거긴 하지만 나가사와랑 헤어지라고 종용하는 것도 물론 바람둥이로부터 해방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크긴 했겠지만 사심이 있진 않을까 생각했음. 그런데 그렇게 나가사와가 좋냐는 질문에 하쓰미가 그렇다고 했을 때는 나도 덜컥하긴 하더라. 어쩔 수 없이 주인공에게 몰입하긴 했나봄. 하쓰미가 그만큼 매력적인 여자기도 했고. 그런데 이 대답 듣자마자 갑자기 주인공 거들떠 보지도 않고 집 나가는 거 웃기긴 했음.


이때 집에 남아서 술이나 한잔 더 하고 대화라도 좀 나눴으면 하쓰미의 비극도 막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제일 궁금한 건 결말부분임. 미도리의 너 지금 어디야 라는 질문에 주인공이 방황하며 이 상실의 시대 속에서 자신은 어디에 속해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끝나는 부분 자체는 생각할 거리도 주고 괜찮았는데, 나는 미도리가 주인공을 진짜 다시 한 번 받아줬을 지가 제일 궁금했음. 제일 마지막으로 미도리가 했던 말이 다시는 자기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고 했던 거기도 하고, 이 전에도 주인공이 미도리한테 너무 관심 없었던 적이 많아서 웬만하면 안받아줄 것 같긴 한데 또 한편으로는 주인공 때문에 원래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도 차버리고 화려한 전적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을 받아줬던 미도리여서 또 잘 마무리 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긴 함.


와타나베가 전철에서 미도리 쪽지 열어 보는 장면은 진짜 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더라ㅋㅋ 근데 미도리 이 썅년 강의실 뒤편에서 키큰 남자랑 같이 있다는 묘사는 왜한거임? 시발


현 시점인 1장에서 주인공이 미도리 얘기 안하는 거 보면 하루키가 확실히 열린 결말을 의도한 것 같긴 한데 너무 궁금하다. 


어쨌든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노르웨이의 숲으로 처음 접해봤는데 지금 해변의 카프카나 태엽 감는 새, 기사단장 죽이기 등 하루키의 다른 책들도 구매의욕 만땅임. 어쨌든 일반인들도 재밌게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순문학이라는 메리트가 좋은 것 같음.


그럼 이상.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0

고정닉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599520 공지 독서 마이너 갤러리 추천 도서 목록 [20] 퀸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28 15904 30
247207 공지 독서 마이너 갤러리 정보글 모음 [7] 정보글(203.255) 21.03.01 143075 71
609683 공지 신문고(게시물 신고, 건의 등)입니다. [3] ㅇㅇ(118.235) 24.04.04 2000 0
590988 공지 셀털,개똥철학,일기장 경고없이 6시간~1일 차단하겠음. [132] 포크너붐은온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1.27 7201 54
95230 공지 독린이를 영입하기 위해서 작성한 글 [58] 닥닥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1.10 131928 432
459728 공지 독서 갤러리 내 홍보에 관한 공지(2022.11.23) [1] ㅇㅇ(104.28) 22.11.23 11801 5
259313 공지 [필독] 독갤사용설명서 (공지 및 운영 원칙)  [7] ㅇㅇ(223.39) 21.04.05 38115 69
624254 일반 한강에서 롤리타 읽기 ㅇㅇ(118.235) 07:12 23 0
624253 일반 오랜만에 산책했는데 머리가 맑아진다 [3] Aftn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106 0
624252 일반 해변의 카프카 최고표지는 이 표지인것 같은데 [2] mb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1 158 0
624251 일반 열린책들 신곡 사길 잘했다 [2] 석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6 107 0
624250 일반 테두창 게이가 인공지능 논의 비판해쒀 [1] 안녕안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9 84 0
624249 인증 해변의 카프카 개정판 하권 주문 했당 [1] 독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98 0
624248 일반 윌리엄골딩 천재인듯 ㅇㅇ(220.90) 02:25 47 0
624246 감상 지읽책) 카프카 - 소송 ㅇㅇ(119.67) 02:02 77 3
624245 일반 마르케스가 필력은 진짜 좆되는 듯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9 154 5
624243 일반 에반게리온, 카우보이 비밥, 강연금 [6] ㅇㅇ(58.236) 01:28 139 0
624242 일반 토지 3권 뭔가 구성이 좋다 [3] 배고픈독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74 0
624241 일반 안녕하세요 독갤 눈팅만 하다 처음 글 써보네용(+노르웨이의 숲) [4] JSA_LHN04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7 410 12
624240 일반 호밀밭의 파수꾼 인생책인듯 [2] ㅇㅇ(116.37) 00:49 109 5
624239 일반 요즘 후배 새끼들 왜 이리 건방지냐 [3] 스터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9 355 7
624238 일반 ㅈ같은방식으로 꼼꼼하네 [4] 퀜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8 141 3
624237 정보 김원우와 김원일의 중편소설들 [15] ㅇㅇ(118.217) 00:46 237 10
624236 일반 독부이 책샀다 인항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3 111 6
624235 일반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낙서를 왜 할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1 57 0
624234 감상 박제가 북학의 감상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0 83 7
624233 감상 베르메르 완독 ㅇㅇ 노짱과샛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9 50 1
624232 일반 모옌 개구리는 원서보다도 민음 번역본 문장이 너무 좋음... 왜일까 [1] ㅇㅇ(112.152) 00:24 113 0
624231 질문/ 벽돌 추천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3 63 0
624230 일반 프랑켄슈타인 책 디자인 뭐가 더 취향이냐? ㅇㅇ(112.171) 00:10 122 0
624228 감상 『가브리엘 마르셀의 구체철학과 여정의 형이상학』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6 179 9
624227 정보 게리 거스틀 <뉴딜과 신자유주의> 라는 책이 나왔네요 [6] Fraterni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3 124 6
624226 감상 24년과 나의 국문학 [9] ㅇㅇ(180.67) 00:01 491 14
624225 정보 <벤야민 연구>-최성만 출간 [2] 퀸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0 124 0
624224 일반 나는 식물같은 존재야, 항상 신경쓰고... [6] 울짖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30 0
624222 인증 책 샀다 그랑불레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20 6
624221 감상 이문열 새하곡읽었는데 이야기꾼이라는 수식어가 실감난다 [3] ㅇㅇ(121.167) 05.27 157 7
624220 일반 여러분은 장편소설 읽을 때 몇만 자를 가장 선호하나요? [3] 임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71 0
624219 일반 발자크가 동물 이야기도 썼었네... [2] 곰파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91 4
624218 일반 돈키호테 재미로는 ㄹㅇgoat네 ㅇㅇ(45.130) 05.27 155 4
624217 인증 책샀다 ㅋㅋ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425 11
624216 감상 책 좀 읽다 자야지 [1] 소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37 3
624215 일반 문동 체호프 단편집 6월 7일로 밀렸네 [2] 활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99 4
624214 일반 '무한한 재미'를 다룬 DFW 인터뷰 발췌본 해석함. 지나다 (58.126) 05.27 186 7
624213 일반 주제 사라마구 광팬인 사람인데요 ㅠㅠ [9] 임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58 0
624212 질문/ 책을 읽을 때 집중이 너무 안돼요 [8] ㅇㅇ(124.59) 05.27 126 1
624211 일반 독서 왜하냐 물으면 [5] 호수(39.112) 05.27 190 8
624210 일반 유리알 유희 쉽게 설명 부탁해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71 0
624209 일반 박상륭 인스타 진출ㄷㄷ [2] ㅇㅇ(143.244) 05.27 445 11
624208 일반 다들 책 뒤에 후기같은것도 전부 읽음? [3] 첼장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9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