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반답게 추리를 해보자고요

보통 우리가 여기 사람 있어요를 언제 쓸까요?


1) 사람이 어딘가 위험에 쳐해 있고 그걸 발견한 다른 누군가가 혼자의 힘으로 구출하지 못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사람이 있음을 알리는 용도로 외치겠죠.


2) 자신이 어딘가에 갇혔을 때, 그리고 주위에 아무도 보이지 않을때, 어둡거나 깊어서 공포감이 몰려와 지나가는 누구라도 내 목소리를 들어서 날 발견할 수 있게 해주길 원할 때 외치겠죠.


3) 누군가 특정 작업을 하다가 이 작업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여 이를 발견한 제 3자가 급하게 구조를 위해 외칠 수 있겠죠.


4) 2인 이상의 사람들이 사람이 아닌 무언가를 찾아 헤매다 의도치 않게 사람을 발견하면 외치겠죠.


그 밖에 많은 예시가 있겠죠?


자 그렇다면 우리 수열이형의 상황을 보자구요.


이전에 학생증을 옷걸이로 고군분투하며 빼내는 장면까지만 봤을때, 내부의 크기는 해드립니다 동아리 방의 크기 보다는 작고 세로 길이는 같아 보였어요. 내부는 불이 켜져 있었고요. 그리고 나가는 문이 하나 더 있었죠.


추리반 멤버들은 그 안을 후레시까지 동원하며 쳐다봤고요.


차수열이 장님이 아닌 이상, 청각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만약 기존에 그 방 안에 있었다면 추리반이 내부를 비춰보고 학생증을 꺼내가는 동안 몰랐을리가 없죠.


그렇다면 차수열은 다른 공간에서 들어온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다른 문은 하나였으니 거기서 들어왔겠죠. 쿵 소리도 났으니 맞을겁니다. 불이 켜져 있다는것은 누군가 켰던것이고 키고나서 밴드부실 문으로 나가진 못했을테니 그 다른 문 하나는 열려있었겠네요.


차수열이 그 창고로 스스로 들어왔고 주위에 아무도 없고 악의가 없는 상황이라면 사람 있어요 외치진 않았겠죠.


학교에 사람이 없는 날인걸 알고 있는 사람이 폐가가 된 건물 지하로 들어왔는데 사람 있어요 외쳤다는건 밖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것은 확실합니다.


그럼 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떤지가 또 중요하겠죠.


일단 몰골은 얻어맞은 상태입니다. 싸워서 사이가 안좋은 사이,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상하 관계가 존재하는 조직, 아니면 구타 당한 억울한 피해자.


싸워서 사이가 틀어진 원래 동등한 관계라면 왜 혼자서 그 방으로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뭔가를 찾으러? 무기? 그런거 찾으러 온 사람이 사람있어요 외치진 않았겠죠?


싸워서 패배한 자신의 분노로 그냥 들어왔나 화풀러? 그런 사람이 사람있어요 외치진 않겠죠 화풀이 대상을 찾은거니.


이래 생각하나 저래 생각하나 절대 동등한 관계와 쌍방 폭행을 한것은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맞은거죠.


그럼 억울한 피해자일까요? 본인이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피해자이며 온몸을 얻어맞고 방에 들어온거면 두가지 이유겠죠. 도망쳐 들어왔다던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집아넣어졌다던가.


전자든 후자든 사람을 발견하면 조용히 도와달라 했겠죠. 그것이 일단 본인이 피해를 보지 않는 길일테니


되게 당연한 얘기들을 써 놓았지만 모든 상황을 논리적으로 추리해보면 차수열이 사람있어요 외치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안됩니다.


누군가에게 맞기는 했으나 그 범인과는 엄연한 떼어낼 수 없는 관계에 얽혀 있는거고 추리반의 도움이 필요 없는 상황입니다. 추리반을 돕고 싶다면 조용히 도망가라 했겠죠. 사람 있어요를 외치는 것은 본인에게 피해를 준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죠.


근데 왜 사람 있어요 라고 단어 선택을 했을까. 사람 있어요. 누가 있어요. 애들 있어요. 다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어요. 원래 여기 없어야 하는 애들이고 내가 이 방을 잠깐 나갔다 들어온 사이 이 애들이 갑자기 나타난거죠. 그리고 이를 가해자들에게 알리는거죠.


어떤 관계고 어떤 집단인지 몰라도 한밤중에 폐가 건물에서 폭행을 하는 관계 사이에 선의는 볼 수가 없겠죠. 그 악의에 가득찬 사람들에게 빈 공간이었던 자리에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들어왔어요 라고 말하는거죠.


그냥 상상하고 추측만 해서 이거 누군가에게 꼰지르는 대사 아니냐 가 아닌, 논리적인 추리를 해보면 이는 매우 매우 당연하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냥 새벽에 여고추리반 보고 개소리 작성하고싶어서 긴글 쓰고 자는 한 남자의 수다였습니다. 글재주 부족한점 사과드립니다.